와이파이(Wi-Fi)가 나무를 죽인다고 발표돼 논란을 일으킨 연구결과가 신빙성 비판에 휩싸였다. 와이파이가 나무 질병을 유발한다는 직접적인 근거가 부족하다는 비판이다.
11일(현지시간) 외신들은 와이파이가 나무를 죽인다는 지난달 22일 네덜란드 워게닌겐 대학교 연구진의 주장이 신빙성 논란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네덜란드 연구진은 도시의 나무 중 70%가 질병에 걸렸는데, 와이파이가 그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들은 네덜란드 알펜안덴라인시 숲의 나무 70%에서 성장 장애를 일으키거나 나무껍질이 갈라져 수액이 흘러내리는 등 이상 증상을 발견했다. 5년전만 해도 10%였던 수치가 폭증한 것으로 이는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감염 증상으로 설명되지 않는다고 연구진들은 밝혔다.
이들은 '낙엽수'로 분류되는 일부 품종의 나무들이 휴대폰 네트워크와 와이파이 통신으로 발생하는 방사선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산림 전문가들은 와이파이와 나무의 질병사이에 인과관계를 찾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07년 조사에 의하면 11%의 나무에 껍질에 돌출된 상처 흔적이 있었고, 올해 30%대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연구진이 밝힌 증상에 대한 수치는 30%지 70%가 아니란 것이다. 여기에 다른 비정상적인 현상을 겪고 있는 나무들을 합쳐야 70% 정도라고 전문가들은 주장했다.
씨넷뉴스는 몇 년 사이에 수치가 10%에서 70%로 늘어났지만 비정상적인 현상에 대한 기존 수치는 없었기 때문에 비교가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험에 참여했던 연구자조차 무리가 있었다고 실토했다. 안드레 반 라메런 네덜란드 워게닌겐대 박사는 연구과정에서 적절한 통제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WSJ에 밝혔다.
반 라메런 박사는 한 개의 캐비닛에 여러 개의 작은 나무를 와이파이 장치와 함께 넣었다며 엄격한 통제를 위해 나무를 각각 개별 캐비닛에 넣고 연구를 진행해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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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산림청 전문가는 나무에 위협이 되는 토양다짐을 포함한 여러 요인들이 배제됐어야 와이파이가 나무에 미친 효과를 정확하게 나타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와이파이가 환경에 안 좋은 영향을 준다는 내용은 예전에도 있었다. 와이파이 신호는 꿀벌 죽음 사건의 원인으로 의혹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