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막 수능을 치른 예비 대학생 A씨. “필기는 노트북”이라는 최근 트렌드에 맞춰 학습용 노트북을 구입하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많이 팔린 넷북은 ‘10인치’. 그러나 인터넷 PC동호회 후기를 살펴보니 작은 화면크기와 키보드, 낮은 성능으로 애를 먹는다는 이야기가 많다. 그러다 눈에 들어온 제품이 11.6인치다.
# 업무차 자주 출장을 다니는 B씨. 아무래도 넷북의 작은 화면으론 문서 작성에 애를 먹는다. 그렇다고 대형 화면 노트북을 사자니 무게가 만만치 않다. 워드 프로그램이 한 화면에 다 들어오면서도 가벼운 무게를 찾다보니 주위에서 13인치 '울트라씬 노트북'을 권유해 구입했다.
# 여가 시간에 주로 게임과 동영상 감상을 즐기는 C씨. 집에 놓고 써온 데스크톱PC도 구입한지 3년이 지나 이미 구형이 됐다. 15인치 이상 노트북들은 이제 데스크톱과 엇비슷한 성능을 낸다고 하니, 굳이 데스크톱을 구매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노트북을 고르는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이 까다로워졌다. 제품에 탑재된 프로세서나 그래픽 카드 성능만을 주요하게 따지던 예전과는 달리 사용환경이나 용도에 따라 제품별 특성을 고루 살피게 된 것이다.
7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노트북 성능이 향상되고 무선인터넷 환경이 보편화되면서 소비자들이 노트북을 고르는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풀HD급 해상도를 지원하는 비율과 노트북 화면 크기 등이 주요한 선택사항으로 떠올랐다는 설명이다.
■영화관을 옮겨 놨다 '11.6인치'
애플이 지난달 맥북에어를 출시한 이후 11.6인치 화면크기 제품에 소비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가벼운 무게에 화면 크기도 사용에 무리없을 정도라는 입소문 때문이다.
애플 뿐만 아니다. 맥북에어에 앞서 TG삼보, 에이서 등 다수 제조업체들이 11.6인치 노트북을 시장에 쏟아냈다. 이 제품들은 넷북과 비슷한 무게로 이동성을 제공하면서도 넓은 화면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평가받고 있다.
무엇보다 11.6인치 화면은 '와이드'라는 점에서 소비자와 제조업체 모두에 이익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해당 화면크기가 영화관과 같은 16 대 9 화면비율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 관계자는 11.6인치는 16 대 9(1366x768)비율로 고해상도를 지원하는 화면 크기라며 숨어있는 1인치로 시작 된 와이드 시장은 오늘 날 '풀HD' 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16 대 9 비율 노트북은 기존에 출시된 16 대 10 비율보다 5~6%큰 화면을 제공하며 1920x1080 해상도로 풀HD소스를 100% 받아들일 수 있다. 이는 원본과 화면에 나타나는 영상의 픽셀이 1 대 1로 정확히 맞아떨어져 보다 선명한 화질을 재현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최근 풀HD급 해상도를 가진 콘텐츠 등장이 와이드 비율 패널 점유율 상승을 불러일으킨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이 업체는 강조했다. 해당 비율을 지원하는 노트북 화면크기는 12.1인치, 13.3인치, 14.1인치, 15.6인치 등이 있는데, 이를 가능하게 하는 최소 화면 크기가 바로 11.6인치가 되는 셈이다.
제조사 입장에서도 11.6인치를 비롯한 와이드 규격 제품은 인기가 있다. 다나와 관계자는 제조사 차원에서는 디스플레이의 대형화에 따른 패널 수급에 있어서 기존 4 대 3 규격에 비해 와이드 규격이 훨씬 이득이 많다는 이유로 구매자의 수요와 합치되고 있다고 전했다.
■몸값비싼 울트라씬 '13인치'
노트북 화면 크기가 클수록 값비싸다는 것은 이제 옛말이다. 시장상황을 살펴보면 화면 크기별로 평균 몸값이 가장 비싼 노트북은 '13인치' 제품이다.
다나와 관계자는 대부분 화면크기와 가격이 비례하는데 비해 13인치는 유독 비싼 가격에 구매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애플을 비롯해 소니, HP 등 비교적 고가 제품을 출시하는 제조업체들이 기능과 휴대성을 모두 만족시키는 하이엔드 제품을 13인치에 다량 포진시켰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소니코리아가 지난 가을 출시한 바이오S 시리즈 역시 대표적인 13인치 제품이다. 무게는 2킬로그램(kg)으로 휴대에 무리가 없다. 프로세서는 코어i5 시리즈를, 그래픽카드는 엔비디아 지포스를 탑재했다. 고급형 모델과 표준형 모델로 나뉘어 출시됐으며 가격은 각 174만9천원과 154만9천원이다.
■가장 많이 팔린 '15인치'
뭐니뭐니 해도 판매 대수로 치면 '15인치'가 넘버원이다. 다나와에 따르면 15인치 급 제품이 전체 노트북 판매량의 41%를 점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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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도 데스크톱 시장을 노트북이 서서히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넓직한 화면크기와 성능을 기본으로 갖춘 15인치 이상 제품이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들어 모바일 열풍이 불면서 미니노트북 같은 소형 노트북들의 판매가 늘어나긴 했지만 전통적으로 가장 많이 팔린 노트북 제품은 15인치 급이라며 향후 데스크톱의 노트북 교체바람이 15인치 이상 노트북의 인기를 지속시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