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그루폰을 인수하려는 진짜 이유

일반입력 :2010/12/02 15:58    수정: 2010/12/03 09:01

협상이 최종 타결된 것은 아니지만 시도하는것만으로도 논쟁은 뜨겁다. 구글의 소셜 커머스 업체 그루폰 인수 추진건이다.

논쟁의 핵심은 구글이 최대 60억달러란 거금을 들여 인수하려는 그루폰이 그만한 가치가 있는 회사냐는 것. 구글이 직접 그루폰을 모방한 소셜커머스 사이트를 만들면 되지 않느냐는 것이다.

온라인 투자정보 사이트 모틀리풀은 1일(현지시간) 그루폰같은 사업 모델은 다른 업체들이 쉽게 모방할 수 있음을 지적하며 구글이 그루폰과 같은 소셜커머스 사이트를 굳이 60억달러씩이나 들여 인수하는 것은 실수(돈낭비)가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현재 구글은 그루폰 인수를 위해 50~60억달러를 투입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가격이 알려진 구글 인수건 가운데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구글보다 먼저 그루폰 인수를 시도한 야후는 20~30억달러를 제시하고 물러났다.

모틀리풀은 야후와 구글 등 메일 서비스는 활발한 회원이 많지만 소셜커머스처럼 식당, 레저, 숙박시설 등 지역별 소매업체와 연결해 수익을 내긴 어려운 플랫폼이라고 평가한다.

이때문에 야후, 구글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MS), 아메리카온라인(AOL)같은 업체들이 메일 서비스를 통해 회원과 지역 소매업체를 연결해 수익을 내려 했지만 역사적으로 성공한 사례를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구글이 굳이 그루폰과 경쟁하지 않고 사들이기로 결정한 이유는 페이스북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는 시각도 있다.

■구글-그루폰, 페이스북에 등 돌리나

실제로 그루폰이 구글에 인수되면 우선 페이스북 연동 서비스를 중단할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됐다. 그루폰은 '페이스북커넥트'를 이용해서 페이스북 회원들이 자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해왔다.

투자금융업체 제퍼리스의 유세프 H. 스퀄리 애널리스트는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온라인을 통해 현재 그루폰에서는 공동할인구매에 페이스북 친구를 불러 함께 참여할 수 있다며 구글에 인수되면 이 페이스북 연동 서비스를 중단하게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구글이 그루폰을 사들이면 페이스북과의 접점을 끊어놓는 것이 당연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주요 자산인 회원정보와 주소록때문에 경쟁자인 페이스북과 관계가 더욱 껄끄러워진 것도 한가지 이유다.

현재 구글 회원 정보는 페이스북으로 들어가지만, 페이스북 회원 정보는 구글로 가져올 수 없다. 당초 구글은 페이스북에 회원정보를 공개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이를 페이스북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지난달 구글은 페이스북에서 친구를 검색할 때 G메일 주소록 정보를 쓸 수 없도록 했다. 하지만 페이스북 회원은 여전히 구글에서 사용자 주소록을 파일로 저장해 옮길 수 있다.

또 페이스북이 자체 LBS와 연동되는 자체 소셜커머스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어, 그루폰 입장에서 페이스북과 절교할 명분이 충분하다는 분석도 내놨다.

스퀄리 애널리스트는 사실 그루폰이 직면하게 될 최대 경쟁자는 페이스북이 위치기반서비스(LBS) '플레이스'에서 새로 내놓은 '딜(Deals)' 기능이다고 말했다.

딜은 페이스북이 지난달초 선보인 플레이스 내부 기능중 하나로, 그루폰처럼 지역소매상과 사용자를 연결시켜준다.

관련기사

당시 이를 소개한 온라인 IT미디어 이위크는 페이스북 딜 기능이 구글 지역 상점 리뷰정보 서비스 '플레이스'뿐 아니라 포스퀘어, 고왈라 등 LBS를 제공하는 벤처업체까지 위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페이스북이 그루폰과 중복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구글에 인수되지 않더라도 그루폰은 페이스북과 영원할 수 없는 관계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