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알몸검색 반대운동 '들불처럼' 확산

피핑톰 기계에 반대한다

일반입력 :2010/11/24 15:47    수정: 2010/11/25 09:19

이재구 기자

‘스캔하지마(DontScan.us)’‘디지털옷벗기기검색그만(StopDigitalStripSearches.org)’‘우린비행기타기싫다(WeWontFly.com).

최근 미국 공항에서 보안검색을 X레이스캐너, 이른바 알몸스캐너로 실시하면서 여행객의 성기노출 모습까지 드러내자 프라이버시보호와 건강보호 차원의 반대운동이 바이러스처럼 급속히 번지고 있다고 씨넷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몸스캔방식 검색 반대론자들은 이 기계를 '마을사람을 위해 알몸으로 말을 타고 마을을 돈 중세 성주의 부인을 엿본 톰'의 일화에 빗대 '피핑톰(Peeping Tom)기계'로 부르고 있다.

보도는 한 웹페이지에서 시작된 미국여행객들의 공항내 알몸스캐너 검색거부 운동이 인터넷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면서 미 교통안전청(TSA)을 지치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공항에서 테러물질이나 테러리스트를 잡아내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된 알몸투시 X레이 검색기에 대한 반대여론은 지난 주 “내몸에 손대지 마”라는 비디오가 퍼지면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이번 주에는 어린 소년이 자신의 셔츠가 벗겨진 모습으로 유튜브 동영상에 뜨자 더욱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사진에서 보듯 X레이 스캐너(래피드스캔시큐어 1000 백스캐터방식)는 남성 여행객의 모습을 낱낱이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비행기 여행객들은 소량이긴 하지만 X레이까지 쐬게 된다.

이에따라 미국 전역으로 퍼진 ‘전국알몸스캔거부의날(National Opt-Out Day)’운동은 단순하다. 추수감사절 전날인 24일(현지시간·한국시간 25일)당일날 비행기여행객들이 공항 검색대에서 검색을 받을 때 스캐너 검색을 거부하고 경찰입회하에 몸수색을 받는 방식으로 보안검색을 받자는 것이다.

■미교통안전청(TSA) 알몸스크린, 방송의 조롱거리로

씨넷은 연방정부관계자들이 이 운동으로 번지기 시작한 이 ‘전국알몸스캔거부의날’ 운동만큼 짧은 시간에 많은 조롱거리를 받은 적은 거의 없다고 전하고 있다.

TSA의 알몸검색기는 지난 20일밤 NBC에서 방송된 새터데이나잇라이브에서 그래미상 수상 뮤지션인 스티브 보스에 의해 조롱을 받기도 했으며 만화비디오로도 패러디됐다.

만화비디오에서는 팻다운 방식검색에 대해 대화하는 사람을 통해 모르는 사람이 더듬을 수 있다는 등 성적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상황까지도 당연한 것으로 말하는 보안요원의 뻔뻔스런 태도를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총 6분15초짜리 이 비디오의 중간부에 이르면 어떤 검색을 받게 되느냐는 여성의 질문에 안요원은 당신의 엉덩이 사이로 손을 넣어 더듬을 수도 있다는 뻔뻔스런 성적 모욕의 말을 서슴지 않는 보안요원의 말까지 나온다.

여성승객은 왜 이것을 하느냐고 묻자 TSA보안요원은 더 기분 좋은 여행을 위해서라고 말해 스스로 모순을 드러낸다. 성적학대를 당할지 모르니 녹음해도 되겠느냐고 묻자 보안요원은 이를 기록하면 체포당할 수 있다고 협박한다.

심지어 이 보안요원은 당신은 강간당한다고 주장하는 테러리스트일수도 있다고까지 억지주장을 펴기까지한다. 결국 이 여성이 기차를 타고 가겠다고 하자 검사를 거부하면 1000달러를 내야 한다고 알려준다. 비행기를 타지 않았어도 일단 공항에 들어온 이상 검사를 거부하면 1000달러를 내야 한다는 규정을 꼬집었다. 보안요원은 돈이 없다는 여성에게 TSA 보안담당자로 취직하면 된다고 말한다.

한편 알몸 스캔거부운동이 확산되면 검색에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린 전망인데, 존 피스톨 TSA청장은 이에 대해 지난 주 “무책임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그는 21일(현지시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는 한단계 누그러뜨리면서 만일 알몸스캔검색 거부운동이 발생한다면 “검색속도가 느려질 가능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1쪽짜리 웹 글이 미 전역을 들끓게 하다.

24일(현지시간)을 전국알몸스캔거부의날(National Opt-Out Day)로 정해 일제히 공항에서의 알몸 검색에 불응하자는 운동은 미 버지니아주 애쉬번에 사는 브라이언 소더그렌이란 사람의 1페이지짜리 웹사이트에서 아주 조용히 시작됐다.

하지만 이것이 트위터를 통해 급격히 확산됐고 관련된 사이트인 ‘스캔하지마(DontScan.us)’‘디지털알몸검색그만(StopDigitalStripSearches.org)’‘우린비행기타기싫다(WeWontFly.com) 같은 사이트로 급격히 번져가기 시작했다.

이런 말들은 구글에서 5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더욱 폭발력을 키워가고 있다. 미 의회관계자들도 TSA의 새로운 검색과정에 대한 철회를 강력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씨넷은 ABC뉴스 여론조사결과 완전한 X레이 알몸검색 반대의견이 점점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전했다.

이같은 알몸X레이 검색기에 대한 반대여론은 지난주 “내몸에 손대지 마”라는 비디오가 전파되면서부터였으며 이번주에는 어린 소년이 자신의 셔츠가 벗겨진 소년의 모습이 유튜브 동영상을 타고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이 동영상 비디오는 지금까지 110만명 이상이 본 것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TSA는 이에 대해 “(이에 대한) 아무런 불만도 제기되지 않았다”는 반응으로 변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알몸검색 거부운동 바이러스처럼 번진다

한달 전 ‘우린비행기타기싫다(WeWontFly.com)’사이트를 만든 제임스 배브 민간운동단체 공동창립자는 자신은 “그냥 평범한 아버지일 뿐”이지만 완전알몸검색기기가 필라델피아공항에도 들어올 것이란 소식을 듣고 웹사이트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들이 온라인을 통해 알몸스캔거부운동을 하자 즉각적이고도 엄청난 반응이 왔다. 그는 “웹사이트가 개설된 지 사흘 만에 서버가 마비되면서 우리는 새로운 서버를 들여 와야 했다”며 “이는 거의 바이러스성”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이 확산되기 이전이라면 이러한 비난을 무마할 수 있었을지도 모를 TSA였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인터넷 웹은 일치된 날짜를 정해 시민들이 엄격한 법준수로 불리는 전략을 펼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놓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추수감사절인 25일(현지시간) 하루 전인 24일엔 최악의 항공대란이 예고되고 있다. TSA의 새로운 검색절차는 보안검색과정은 그동안의 지나치게 노골적이어서 엄청나게 비난을 받아왔다. 배브는 “만일 충분한 사람들이 알몸검색거부에 참여한다면 이론적으로 그들의 보안검색극을 수렁에 빠져들게 할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는 그들이 그들의 손을 검색받는 사람의 바지에 넣어보면서 검색할 충분한 인력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상적인 미국인이라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자식들에게 그런기분을 갖게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수백만 항공여객들이 추수감사절 전날인 24일 당일은 물론 성탄절이 있는 혼잡한 연말연휴시즌에 공항에서 더욱 엄청난 혼잡을 겪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내년말까지 미 전역에 1000대의 알몸스캐너

모든 미국공항이 전신알몸스캐너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TSA는 연방보조금지금법에 따라 거의 400대의 스캐너를 구입해 미국내 약 70개 공항에 설치해 가동하고 있다.

게다가 미 하원은 TSA에 연말까지 100대이상의 스캐너를 추가로 구매할 수 있는 자금을 승인했다. 이에따라 내년말까지 미공항에 설치된 전신 알몸스캐너는 1천대에 이르게 될 전망이다.

새로이 도입한 절차에 대해 변호해야 하는 입장에 처한 TSA는 항공운항고객들에게 완전알몸스캔을 하거나 TSA가 조심스레 부르는 이른 바 ‘강화된 검색봉 검색(enhanced pat down)’을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패러디된 비디오에서 보듯 상당한 불쾌감과 성적 모욕을 동반하는 것이어서 논란은 거세질 전망이다.

피스톨 PSA청장은 이번 주 초 내놓은 성명서에서 “TSA는 계획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TSA는 지난 달 시작된 이 새로운 검색절차가 시작된 이래 약 3천400만명의 항공승객이 공항을 이용했으며 이 가운데 3% 미만의 승객들이 '승객의 성기를 더듬는 것' 등을 포함한 훨씬 더 강화된 신체검색을 받았다고 말했다.

씨넷은 이 숫자가 정확하다면 이는 약 100만명의 승객들이 이 새로운 절차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추수감사절 최악의 공항마비 예고?

MSNBC는 22일 “우리는 폭탄을 만들고 숨기고 설계하는데 능숙한 것으로 증명된 결정적인 적들과 마주치고 있으며 이들은 공항에서 수백명을 죽일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또한 우리의 경제에 영향을 미칠 화물기에도 이같은 일을 저지를 것”이라고 말한 피스톨 TSA청장의 말을 그대로 전달했다.

항공승객 검색시 진행 절차가 느려지는 검색봉 검색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피스톨 TSA청장의 주장에 대해 켄드 샤이데거 범죄정의법재단(Criminal Justice Legal Foundation)법률담당 이사가 동조했다. 또한 미 여행대행사협회는 비록 적은 수의 알몸스캔거부자 발생하더라도 엄청난 항공승객검색 절차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간접적으로 두둔하고 나섰다.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여행고객 옹호자인 에드워드 하스브룩은 “TSA가 마침내 일반 대중이 참을 수 있는 선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는 단순히 첫날 이후의 문제의 징후일 뿐 TSA는 자신들이 치외법권지역에 있다는 입장을 취해 왔다. 그들은 그들이 그들이 검색대상 승객에게 성적공격을 가하더라도 책임이 없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역변호사들이 지나친 신체접촉을 하는 검색요원들에 대한 소송이나 고발을 벼르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공항 같은 곳에서는 소송이나 고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알몸검색반대의 날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사람 가운데 한명인 배브는 “미국인들이 변화를 위해 들고 일어나 그들의 개인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우리는 노예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적절하다”며 “이미 충분한 시간이 지났다”고 말했다.

한편 추수감사절(25일)전후의 기간은 4천만명의 항공객이 몰리는 미국 최대의 항공성수기여서 24일(현지시간) 시작될 ‘알몸검색 반대의 날’캠페인은 미국공항을 공황에 몰아넣을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래 동영상은 NBC의 새터데이나잇라이브의 TSA조롱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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