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아이폰' vs 'KT-디자이어', "판 바뀐다"

일반입력 :2010/11/23 11:05    수정: 2010/11/23 17:23

김태정 기자

‘우리편 누구?’

KT가 HTC와 동맹을 맺은 가운데 SK텔레콤은 애플 아이폰 도입을 추진 중이다. 한 마디로 판이 바뀌는 모양새다.

이는 국내 스마트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통사와 제조사 간 동맹의 끈은 느슨해지고, 필요에 따라 언제든 파트너십에 변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HTC, SK텔레콤 아닌 KT와 맞손

23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HTC는 스마트폰 신제품 ‘디자이어HD’를 내주 KT를 통해 출시한다. 피터 쵸우 HTC 대표가 직접 방한, KT 관계자들과 함께 29일 신제품 발표행사를 열 계획이다.

HTC는 SK텔레콤의 대표적 우군이다. 야심작 ‘디자이어’와 ‘HD2’를 지난 5월 SK텔레콤으로 출시, 국내 영업에 박차를 가해왔다. 삼성전자, 모토로라, 팬택 등과 함께 SK텔레콤이 KT에 맞서 내세운 글로벌 강자였다.다만, ‘명품’이라는 디자이어의 판매량이 5만여대 정도로 부진하면서 영업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시달렸다. SK텔레콤이 삼성전자 갤럭시S 판매에 매진, 상대적으로 소홀한 대접을 받았다는 평가도 나왔다.

HTC는 이와 관련 별다른 언급이 없었지만, KT와 손을 잡으며 SK텔레콤에 대한 항의 메시지를 보냈다는 분석이다.

KT 관계자는 “HTC를 비롯한 스마트폰 제조사 여럿이 우리와 제휴를 강화할 것”이라며 “디자이어HD를 연말 최대 전략 제품으로 내세우겠다”라고 밝혔다.

■애플-SK텔레콤 동맹?…폭풍 예고

그렇다고 KT가 마냥 웃을 상황은 아니다. ‘아이폰 파트너’ 애플이 SK텔레콤과 접촉 중이기 때문이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16일 한 조찬강연에서 “애플과 힘든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SK텔레콤의 고객 서비스를 수용하는 애플의 전략적 양보가 있다면 아이폰 출시가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앞서 7월에도 다우존스와의 인터뷰에서 같은 내용을 밝혔던 정 사장이 재차 아이폰4 도입 의지를 드러내면서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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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상황은 아이폰이 주요 전력인 KT 입장에서 상당한 위협 요소다. SK텔레콤 대비 스마트폰 라인업이 부족하면서도 선전해 온 이유가 아이폰이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의 아이폰 출시는 KT가 가진 최대 차별점이 약해짐을 뜻한다.

삼성전자의 행보도 관전 포인트다. 갤럭시S를 160만대 이상 팔아준 최대 파트너 SK텔레콤이 라이벌 애플과 손잡는 것이 달가울 리 없다. SK텔레콤 중심인 이통사 관련 전략에 변화 가능성이 제기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