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SKT, 삼성 편애? 우린 한국 떠나”

일반입력 :2010/07/15 13:02    수정: 2010/07/16 11:30

김태정 기자

“우리 찾는 해외 이통사 많다. SK텔레콤이 경쟁 제품 판매에만 열을 올린다면 과감하게 한국 사업 접겠다”

박병엽 팬택 부회장이 특유의 강도 높은 발언을 내놨다. 이통사들이 삼성전자 갤럭시S를 비롯한 특정 제품 판매에만 ‘올인’하면 미련 없이 한국을 뜨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부회장은 15일 서울 상암동 본사서 스마트폰 신작 ‘베가’를 발표하며 “SK텔레콤이 삼성전자 제품 판매에만 열을 올려 우리 제품이 실패하면 한국용 제품을 만들지 않겠다”고 폭탄 발언했다. 최근 SK텔레콤은 삼성전자 갤럭시S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덕분에 갤럭시S는 지난달 24일 출시 후 19일만에 판매량 30만대를 돌파, 진기록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SK텔레콤으로만 나온 팬택 ‘시리우스’는 소외(?)됐다는 것이 업계의 전반적인 분석이다.

박 부회장은 “우리가 봐도 SK텔레콤이 갤럭시S에 올인했다”며 “통신사가 특정 모델만 집중 판매하면 제조사의 시장 지배력만 키우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번에 ‘베가’를 팔아보고 SK텔레콤의 배려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국내에 스마트폰을 내놓지 않겠다”며 “팬택은 해외 이통사들에게도 인기 기업이다”고 강조했다.

팬택은 최근 미국 AT&T로부터 최고의 협력사로 꼽혔고,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점유율을 올려가는 중이다. 한국서 ‘아쉬울 것 없다’는 박 부회장의 발언은 이 같은 자신감에 기반 한 것으로 보인다.

박 부회장은 “일단은 십수년을 함께 일해 온 SK텔레콤을 믿어보겠다”면서도 “SK텔레콤으로부터 서너번의 펀치를 맞는다면 우린 벼랑 끝에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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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빈털털이로 쫓겨나는 상황이면 선택은 하나 뿐이지 않겠는가”라며 “이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팬택은 스마트폰 ‘베가’도 시리우스처럼 SK텔레콤으로 독점 공급한다. 최소 50만대는 팔아야 수지타산이 맞는다고 설명했다. 팬택과 SK텔레콤의 연대가 해피엔딩을 만들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