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환율’에 발목…KT 할부판매 ‘고민 중’

일반입력 :2010/11/10 16:19    수정: 2010/11/15 11:24

“최근 글로벌 환율 변동 이슈로 인해 국내 아이패드 공급 가격 결정이 지연됨에 따라 사전 가입을 부득이 연기하게 되었습니다.”

KT가 9일 6시께 이날 8시로 예정된 사전예약 판매가 연기됐다는 공지와 함께 내놓은 설명이다.

KT의 한 임원은 “아이패드의 국내 공급가는 미국서 판매되는 가격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이를 원화로 환산하면 되고 최근 환율 이슈와 함께 원-달러 환율이 계속 낮아지고 있어 이 때문에 애플 측과 협의가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애플과 환율 적용 시점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며 “이것만 결정되면 아이폰4와 같은 물량 부족사태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8월말 원-달러 환율은 1천198원이었지만 3개월이 지난 현재는 1천115원으로 7% 가량 하락했다. 또 최근에는 환율이 하향 안정세에 있어 한국에 아이패드를 공급하는 애플 입장에서는 손해다.

향후 글로벌 환율 변동이 어떻게 움직일 수는 예단할 수 없지만 당장 애플 입장에서는 환율 하락폭이 적은 국가에 아이패드를 공급하는 것이 이득인 셈이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패드의 가격은 와이파이 모델이 499달러, 3G 16GB 629달러, 32GB 729달러, 64GB 829달러 등이다.

따라서 한국에 들여올 경우 아이패드의 가격을 추정하면, 와이파이 55만원, 3G 16GB 70만원, 32GB 81만원, 64GB 92만원 등으로 예측된다.

KT와 애플이 환율 적용시점을 언제로 결정하느냐에 따라 판매가격은 유동적이지만 환율이 당장 아이패드의 국내 상륙을 지연시키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아울러, KT가 아이패드를 조기에 국내 공급하고 이를 저렴하게 내놓기 위해 콘텐츠와 번들 형식으로 판매하는 방식도 고려했지만, 이에 대해 애플이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도 KT의 고민거리다.

KT의 한 관계자는 “애플이 와이파이 모델의 경우 콘텐츠와 번들링 판매를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어 할부판매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KT는 와이파이 모델의 경우 와이브로를 와이파이로 변환해 주는 에그와 결합판매, 3G 모델의 약정판매를 계획하고 있지만 할부판매 역시 한 방안으로 꼽고 있다.

기존 네스팟(무선랜)이나 와이브로를 사용 중인 이용자나 스마트폰 요금제에 가입해 하나의 데이터 요금제로 여러 단말을 사용할 수 있는 OPMD(One Person Multi Device) 이용자들을 고려한 조치다.

아울러, 이용자들이 기존 스마트폰 요금제 외에 데이터 서비스를 추가 사용하기 위해 아이패드에 추가적 통신비 지불을 부담스럽게 여기는 이용자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이는 방송통신위원회가 현재 2년 단위까지 허용된 약정 요금제의 기간을 3~4년으로 연장시키는 것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갖고 있는 것도 한 몫하고 있다.

관련기사

KT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아이패드 사용을 위해 추가적 통신비를 지불해야 한다는 부정적 이해를 덜기 위해서도 할부판매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이 경우 통신사가 단말을 판매한다는 것 외의 비즈니스 모델이 없기 때문에 고민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KT는 현재 지연된 아이패드 사전예약 판매가 시작되면 전국 쇼 대리점 534곳과 KT지사 등 홈고객부문 100곳에서 예약판매를 실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