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어쨌길래?”…KT 예약판매 '답답'

일반입력 :2010/11/09 18:53    수정: 2010/11/10 15:38

김태정 기자

‘애플과 무슨 얘기를 했을까?’

KT가 아이패드 예약판매를 연기하면서 또 구설수에 올랐다. 마케팅만 욕심만 앞서고 준비는 부족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준비 부족 예약판매, 소비자 분통

KT는 당초 9일 오후 8시로 예정했던 온라인 아이패드 예약판매를 2시간 정도 남기고 잠정 연기한다고 공지했다. 국제환율 변동으로 공급가 결정이 지연됐다는 것이 이유다.

결국 ‘아이패드 예약 판매’ 홍보를 대대적으로 진행하면서 안에서는 공급가조차 결정 못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날 오전 부터 대기 중이던 아이패드 구매 희망자들은 분통을 터뜨리는 중이다. 한 누리꾼은 “예약판매 시작 2시간 전까지 가격조차 정하지 못했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능력도 안 되는 예약판매를 대체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날을 세웠다.

이 같은 비판 의견은 KT의 아이패드 예약판매 연기 공지 후 각종 포털과 커뮤니티를 도배하는 중이다. 아이패드 구입을 포기하겠다는 내용도 쉽게 눈에 띈다.

KT는 최근 아이폰4 예약판매도 답답한 지연을 일으켜 비판에 시달렸다. 지난 9월29일로 예고했던 아이폰4 시즌2 개통은 애플이 중국에 물량을 우선 배치하면서 지난달 초에야 겨우 진행했다. 충분한 준비 없이 무리하게 진행한 예약판매가 이번 아이패드 사건과 닮았다.

KT는 지난 8월18일 아이폰4 예약판매를 처음 진행하면서 서버가 다운되는 등 기술적인 준비부족을 드러내기도 했다.

■KT-애플, 아이패드 출시 앞두고 협상 난항

KT와 애플 간 계약관계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애플이 수시로 태도를 바꾸면서 KT의 예약판매가 난관에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아이폰4 시즌2 개통 지연의 경우 애플이 중국에 물량을 우선 배치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KT는 물량부족으로 상당히 당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아이패드 예약판매 연기 이유가 ‘국제환율변동에 따른 출고가 미결정’인 것도 의미심장하다. KT가 애플과 가격 협상 마무리도 없이 9일 예약판매를 예고했거나, 애플이 갑자기 입장을 바꿨다는 두 시나리오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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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8일 이석채 KT 회장은 '2010 국제방송통신컨퍼런스'에서 기자와 만나 “애플과 협상을 마무리했기 때문에 (아이패드 예약판매를)발표한 것”이라고 밝혔었다.

만약 KT가 애플과의 가격협상 마무리없이 예약판매를 예고했다면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은 더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전형적인 '입도선매' 마케팅의 강행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