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화면 위에 실시간으로 다양한 정보를 결합해 보여주는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마케팅은 틈새를 넘어 대세론을 탈 수 있을까?
필리프 드 파소리오 토털 이머전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9일 서울 잠실 종합경기장에서 열린 '테크플러스 2010'에서 기자와 만나 증강현실이 기업 마케팅의 대표 주자로 떠오를 것임을 예고했다.
맥도널드, 나이키, 인텔 등 이름만 말하면 알만한 90여개 기업들이 토털 이머전과 손잡고 증강현실을 상품 홍보에 적용했다. 반응도 신통하다. 웹사이트에서 증강현실로 안경을 미리 써볼 수 있게 한 유럽의 어느 회사는 석달만에 14%의 판매신장을 기록했다.증강현실을 문자 그대로만 풀이한다면 현실에 현실을 덧입힌 기술이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증강현실은 백문이 불여일견으로 요약된다. 파소리오 대표는 기자와 마주하자마자 우선 영상부터 보라고 권했다.
그가 꺼내든 도구는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노트북과 카메라, 그리고 평범한 블록 그림이 새겨진 종이 한 장이 다였다. 그런데 종이를 카메라 앞에 들이대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노트북 화면에서 종이 위로 블록이 튀어 나와 차례대로 조립되고 있지 않은가. 마치 아바타 같은 3D 입체 영화처럼, 종이라는 평면이 3D 입체화면으로 바뀌었다.
아이와 함께 장난감을 사러 가게에 들렀다고 생각해보세요. 내용물이 궁금하지만 구입하지 않는 이상 상자를 열어보긴 곤란하죠. 그럴 때 모바일 기기와 연결된 카메라를 들이대면 스크린에 상자 속 내용이 떠오르게 됩니다. 상자를 움직이면 로보트나 모형의 조립법이 동영상으로 나타나게 할 수도 있죠.
마술같은 증강현실의 비밀은 소프트웨어에 있다. 파소리오 대표는 PC를 비롯한 모바일 기기안에 들어있는 소프트웨어가 물체를 인식하는 모듈, 2D 영상을 입체로 바꿔주는 렌더링 모듈, 그리고 사람과 물체의 움직임을 읽는 동작 인식 모듈로 구성돼 있어 이같은 증강현실을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한국에서도 증강현실을 이용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은 인기다. 스마트폰에서 사용되는 '아이 니드 커피'나 '레이어'같은 앱은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상위권을 기록했다. 다만 토털 이머전은 개인들이 다운로드 받아 사용하는 앱을 넘어 기업 마케팅에서 증강현실이 더 빛을 발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기업이 브랜드 이미지에 증강현실을 이용하면 새로운 가치를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죠. 소비자가 직접 영상을 통해 구입하고자 하는 물건을 테스트해보거나 놀아볼 수 있어요. 감성적으로 브랜드와 접점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겁니다. 시각과 촉각을 넘어 움직임까지 곁들여져 브랜드를 소비자 머릿속에 각인시키게 되는 방식입니다. 새로운 것으로 계속해서 소비욕구를 자극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선 증강현실이 최적의 마케팅 도구죠.
기업 입장에선 증강현실을 이용해서 얻는 소득은 이뿐 아니다. 복제하기 어려운 기술 때문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업체와 협업도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예컨데 아바타의 이미지를 광고에 이용하고 싶은 기업이 증강현실을 마케팅수단으로 이용하다면 아바타 저작권자와 사업 이야기를 진행하기도 수월하다는 것이다.
증강현실은 복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라이선스를 맺은 콘텐츠를 안전하게 보호합니다.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업 입장에선 저작권을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파소리오 대표는 증강현실을 도입할 수 있는 단말기도 무궁무진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스크린과 카메라만 있다면, 사실 어떤 플랫폼이든 증강현실 구현이 가능하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넘어 모든 디바이스에서 증강현실이 가능해질 거라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TV와 연결되는 셋톱박스에서도 증강현실을 구현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 중입니다. 셋톱박스에 웹캠을 다는 방식으로 말이죠. 생각해보세요. 홈쇼핑 판매를 할 때 증강현실을 이용한다면 직접 옷을 입어보는 효과를 누릴 수도 있죠. 자신에게 어울리는지 바로 확인 할 수 있기 때문에 판매량도 급격히 증가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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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지역을 중심으로 성장한 토털 이머전은 지난해 홍콩에 아시아태평양 총괄을 설립했다. 향후 관련 시장에서 아시아가 급성장 할 것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토털 이머전의 연 매출은 1천500만달러 정도가 됩니다. 이중 20%가 아시아에 해당되죠. 올해는 일본과 중국이 가장 큰 시장이었지만 한국도 내년에는 시장이 생겨날 거라고 봅니다. 한국기업하고는 SKT와 이야기를 진행중에 있기도 하고요.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업체를 중심으로 한국에서도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