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는 지난달 29일 국감에서 게임과몰입(게임중독)을 청소년 보호법으로 규제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여가부가 토론회를 통해 이 같은 의지를 또다시 표명, 향후 문화부와의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가부는 3일 오후 3시 국회본관에서 ‘게임중독 법제화 방안을 위한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는 백기영 여가부 장관과 최영희 여가위 위원장, 김재경 의원 등을 비롯, 학계와 언론계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김재경 의원(한나라당)은 이날 개회사에서 “지난 2008년 발의한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이 게임법과의 충돌로 인해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라며 “시간을 허비하는 동안 우리 아이들의 심신은 병들고 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청소년들을 게임중독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해결방안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축사에 나선 최영희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은 “현재 게임업계가 벌어들이는 돈은 머지않아 수십 배의 사회적 비용으로 되돌아올 것”이라며 “이에 대한 책임을 누가 질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 위원장은 청소년 보호법으로 게임중독을 예방해야 한다며 문화부가 국회에 올린 게임개정법안과 중복 되는 내용이 있더라도 여가위에서 적극적으로 법제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또 그는 이와 관련해 여차하면 문화부와 한판 승부를 벌이겠다는 분위기를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최 위원장은 “청소년보호법은 여가위 소속 의원들이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을만큼 사활이 걸린 문제다. 하지만 게임업계는 청소년 보호법이 산업에 빨간 딱지를 붙인다고 잘못 생각하고 있다”면서 “여가부는 우리 청소년들의 미래를 위해서 결연한 마음으로 문화부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백기영 여가부 장관도 최 위원장과 뜻을 함께했다. 백 장관은 “청소년 보호법의 목적은 게임업계에 낙인을 찍고자 하는 것이 전혀 아니다”며 최 위원장의 말을 인용해 “자동차를 만든다고 누구나 운전을 다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여가부는 청소년을 보호해나가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