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업계에서 가장 많은 인터넷전화 가입자를 보유한 CJ헬로비전이 가정용 인터넷전화 사업을 독자 추진한다.
그동안 CJ헬로비전은 타 케이블업체와 같이 한국케이블텔레콤(KCT)에 맡겨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제공해 왔으나, 수익성과 비즈니스 모델 확장에 독자 추진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직접 사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CJ헬로비전은 방송통신위원회에 KCT의 인터넷전화 가입자 중 자사 가입자를 양수하기 위한 관련 법조항에 대한 문의와 함께 이를 토대로 자체 법률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성 제도에 따라 KCT에서 대행하고 있는 인터넷전화 가입자를 CJ헬로비전으로 이관시킬 경우 가입자의 번호변경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역무통합으로 인해 초고속인터넷 기간사업자인 CJ헬로비전이 별도의 사업권 획득 없이 인터넷전화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며 “다만, KCT의 가입자가 CJ헬로비전으로 넘어갈 경우 번호이동성 제도에 따라 기본적으로 인터넷전화의 번호변경을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사업 양수의 경우 이 조항에 해당하는지는 명확하지 않아 CJ헬로비전이 이에 대한 법률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10월말 현재 CJ헬로비전의 인터넷전화 가입자는 36만명으로 그 뒤를 이어 티브로드 28만명, 씨앤앰 18만명, 현대HCN이 8만7천명을 확보하고 있다.
KCT의 전체 가입자는 107만명으로 약 33%가 CJ헬로비전의 가입자다. 따라서 CJ헬로비전이 가정용 인터넷전화 사업을 독자 추진하게 되면 KCT의 사업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CJ헬로비전이 최근 세종텔레콤의 가입자 500명과 인터넷전화 교환기, 그리고 관련 인력 3~4명을 함께 인수한 것도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독자사업에 나서겠다는 의지 표현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세종텔레콤의 장비와 인력을 인수한 것 자체는 큰 의미가 없지만 CJ헬로비전이 이를 통해 PSTN과 이동전화의 상호연동시스템을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가입자망을 연결해 가입자만 얹는 것으로 인터넷전화 사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CJ헬로비전은 현재 36만명에 이르는 가입자가 약 50만명에 이를 경우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CT의 경우 케이블업체들로부터 가입자당 2천원의 사용대가를 받아왔으며 30만 가입자가 손익분기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체 관계자는 “KCT의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는 티브로드와 이해관계를 정리하는 차원에서도 CJ헬로비전의 인터넷전화 독자 추진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최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초고속인터넷 사업을 벌이고 있어 사업의 유연성을 위해서도 인터넷전화 사업의 독자 추진은 필요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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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CJ헬로비전 관계자는 “현재 인프라 여건으로는 인터넷전화 사업의 독자적 추진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세종텔레콤의 인수 등을 포함한 관련 건은 B2B 사업을 강화하는 차원의 행보로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CJ헬로비전의 가정용 인터넷전화 사업이 분리돼 본격화 될 경우, 그동안 KCT에만 의존해왔던 나머지 케이블업체들의 행보가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