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HP CEO 법정 소환 요구…왜?

일반입력 :2010/10/28 13:20

오라클이 최근 경쟁SW업체 SAP와 진행해온 지적재산권(IP) 침해 관련 법정싸움에 휴렛팩커드(HP)를 끌어들였다. 지난 2007년 SAP가 빼돌렸다는 기술문서와 SW코드에 대한 배상규모를 두고 분쟁하다가 최근 SAP회장 출신인 레오 아포테커 HP 최고경영자(CEO)를 법원에 소환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는 2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아포테커 HP CEO는 SAP 재임 당시 오라클 IP를 침해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그를 법원에 소환해 증언하게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해당 재판은 내달 1일 오클랜드 법원에서 열린다. 같은날 아포테커 CEO는 캘리포니아 팔로 알토 HP 본사에 첫 출근한다.

온라인 IT미디어 인콰이어러는 아포테커 CEO는 법원 관할구역 밖에 거주하기 때문에 오라클이 그를 소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도했지만, 로이터는 오클랜드 법원은 아포테커 CEO가 출근할 HP 본사 사무실과 '충분히 가깝다'고 전했다.

HP는 아포테커 CEO가 SAP 재임기간중 오라클에 손해를 입히는 행위를 알고 있었다는 오라클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또 아포테커 CEO가 사건에 직접적인 책임이 없는데도 증언대에 세우려는 것은 HP 회장의 직무수행을 방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투모로우나우' 사건

오라클은 지난 2007년 SW서비스업체 '투모로우나우'가 오라클 기술지원 문서와 SW코드 일부를 불법으로 빼돌려 10억달러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를 근거로 투모로우나우를 인수한 SAP를 지난 8월 고소하며 수십억달러 배상을 청구했다.

투모로우나우는 오라클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피플소프트, 시벨, JD에드워드등 오라클이 인수한 SW에 대한 기술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드파티업체였다. SAP에 인수된지 1년만에 문을 닫았다.

SAP는 오라클이 제기한 지적재산권 침해 혐의를 일부 인정했으나, 적정 배상액은 수천만달러면 족하다는 입장을 피력하며 분쟁이 시작됐다. SAP가 최근 내세운 적정 배상액은 1억6천만달러다.

■오라클-HP, 협력 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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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오라클은 SAP가 인수한 자회사가 저지른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어 현 HP CEO를 무리하게 끌어들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가 신임 HP CEO를 법정에 세우기 위해 도발하고 있다고 평했다.

또 기업솔루션 시장에서 HW와 SW를 통합한 기술로 협력해온 양사 관계가 오라클의 썬 인수 때문에 흔들리는 상황을 방증한다는 시각도 있다. 온라인 IT미디어 TMC넷은 오라클이 썬을 인수해 HW기술을 확보하자 지난해부터 HP와의 협력관계가 느슨해지기 시작했다며 양사 관계는 점차 멀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