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KT, 적에서 동지로…아이패드가 변수

KT, '갤럭시K'에 이어 국내최초 삼성 ‘NFC'폰 공급

일반입력 :2010/10/13 10:04    수정: 2010/11/09 10:34

김태정 기자

'냉전의 종결?'

삼성전자가 차기 전략 휴대폰을 KT에 밀어줬다. 두 회사가 냉전을 끝내고 화해모드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온 상황.

KT와 삼성전자는 13일 서울 광화문 올레스퀘어서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최초 ‘NFC(Near Field Communication, 근거리 무선통신) 휴대폰’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 SKT 아닌 KT 택했다

이 제품은 RFID 칩을 장착, 다른 기기의 정보를 읽는 것이 핵심 기능이다. 휴대폰이 모바일 결제기 기능을 갖췄다고 보면 된다.

양현미 KT 개인고객전략본부장(전무)는 “NFC 보급 확대에 따라 금융, 유통, 가전 등 산업 전반의 융합이 가속화 될 것”이라며 “NFC 제품 확보와 우수 파트너 발굴을 지속하겠다”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노키아와 애플, 모토로라 등 경쟁사들보다 NFC를 먼저 출시하려고 애써왔다. 노키아의 경우 내년부터 모든 스마트폰에 NFC 기능을 탑재하겠다고 최근 밝혔는데 삼성전자가 선수를 친 것.

KT는 삼성전자 NFC를 밀면서 새 판을 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삼성전자의 지원사격이 적잖은 규모임도 강조했다.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도 이 제품 출시를 노렸지만 삼성전자가 KT를 선택, 반전(?)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KT를 챙겼다는 뜻이다.

KT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차세대 핵심 전략을 KT와 함께하는 것은 상당한 의미를 지녔다”며 “두 회사 간 분위기는 전 보다 훈훈해졌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K’를 11일 KT로 출시한 것도 관전 포인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만 밀어줬던 ‘갤럭시 시리즈’를 KT 버전으로 만들면서 화해 자세를 취했다는 분석을 낳았다.

■아이패드가 변수…또 다른 싸움?

단, 태블릿PC는 아직 두 회사 관계를 악화시킬 불씨가 될 가능성이 적잖다. KT의 애플 아이패드 출시가 임박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SK텔레콤과 갤럭시탭으로 맞불 작전에 나선다.

결국 스마트폰 시장서처럼 KT-애플 대 SK텔레콤-삼성전자 대결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14일로 예정했던 갤럭시탭 발표회를 잠정 연기, 전략을 가다듬는 등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만약, 아이패드가 아이폰처럼 새 바람을 일으킨다면 삼성전자와 KT 간 냉전 재발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 인기몰이에 타격 입은 삼성전자가 KT로 주요 제품을 넘기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해외서 수백만대가 팔린 아이패드는 앞으로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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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 1월 KT로 출시한 ‘쇼옴니아’ 마케팅은 소홀히 하면서, SK텔레콤 T옴니아 판매에만 매진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아이폰을 들여온 KT를 곱게 보기 힘든 삼성전자다.

이와 관련 이석채 KT 회장은 “쇼옴니아는 홍길동이라 아버지(삼성전자)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한다. 삼성전자는 SK텔레콤과 T옴니아만 열심히 팔았다”며 비판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