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엔비디아, '와신상담' 모바일 공세 탄력받나

일반입력 :2010/09/28 08:21    수정: 2010/09/28 09:05

남혜현 기자

실시간 컴퓨팅을 원하는 사용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인텔 프로세서와 무선통신 기술, 소프트웨어를 융합시킬 것이다(폴 오텔리니 인텔 CEO, 'IDF 2010'에서)

10년 후 스마트폰은 완벽한 컴퓨팅 기기에 전화기능을 첨가한 새로운 개념으로 진화할 거다. 엔비디아가 그리는 큰 그림은 스마트폰, 태블릿, 모바일 기기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다.(젠슨 황 엔비디아 CEO, 'GTC 2010'에서)

'와신상담', '절치부심'의 각오로 모바일 시장을 공략해온 인텔과 엔비디아의 공세가 이번에는 먹혀들 수 있을까?

모바일을 향한 인텔과 엔비디아의 야망이 식을줄 모른다.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뚜렷한 성과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투입되는 물량은 계속 늘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대표되는 모바일 시장에서 전략적인 거점을 확보, PC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폴 오텔리니 인텔 CEO는 IDF를 통해,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GTC 2010'에서 이같은 희망사항을 풀어놨다.

■아톰 VS 테그라, 모바일 승자 나올까

모바일 시장 진입을 두고 가장 애를 태우는 곳은 인텔이다.

인텔은 올 초 스마트폰향 아톰 프로세서 '무어스타운'을, 이달 초 IDF에서 '오크트레일'을 차례로 공개하며 향후 인텔의 전략 초점이 모바일에 있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아직 뜨듯미지근하다. 이미 스마트폰과 모바일 시장은 ARM이 장악한 상태. 아직까지 인텔 CPU를 채택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은 시장에 출시되지 않았다.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 2010'에서 폴 오텔리니 CEO가 무어스타운을 탑재한 LG 스마트폰(제품명 GW990)을 공개하기도 했지만 얼마 뒤 LG가 제품 출시를 철회하기도 했다.

PC시장의 골리앗으로 통하는 인텔이지만 모바일 시장의 진입은 그래서 어려워 보인다. 27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소형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되는 반도체 칩은 크기가 중요한데 인텔 칩은 ARM기반 칩에 비해 사이즈가 크다면서 이 외에도 저전력 등 효율성 면에서 제조업체들이 아직 ARM의 칩 디자인을 더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PC의 미래가 이미 모바일에 있다는 것은 엔비디아도 인정하는 상황. 젠슨 황 CEO가 향후 스마트폰은 슈퍼폰이라며 보다 PC화된 스마트폰의 진화를 예고했지만 상황은 그렇게 수월하지만은 않다.

엔비디아는 ARM 칩 디자인을 등에 업고 모바일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준HD와 삼성 'M1' MP3플레이어를 제외하곤 아직까지 눈에 띄는 성과물은 없는 상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회심의 카드로 내민 킨1과 킨2 스마트폰도 시장에서는 찬밥 신세였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는 테그라2에 이어 해마다 업그레이드 된 SoC를 공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테그라2를 탑재한 신제품을 출시하기로 했다는 것은 엔비디아로선 희망적인 부분일 수 있다.

인텔도 실제 아톰을 탑재한 모바일 기기가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 출시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인텔코리아 관계자는 올해보다는 연말이나 내년 초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아직 공개할 수는 없지만 얘기가 진행 중인 곳은 있다고 말했다.

■인텔 인피니온 인수…‘M&A 바람 불어오나’

이와 관련 인텔은 최근 독일 회사 인피니온의 모바일칩 부문을 인수했다. 이는 인텔이 모바일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총괄하는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GTC 2010에서 개최된 아태지역 기자간담회에서 젠슨 황 CEO는 엔비디아도 인수합병을 계획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항상 생각은 하고 있지만 지금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국내외 언론들은 이미 거대 공룡들이 칩 회사들을 앞다퉈 인수할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 역시 최근 개최된 ‘오라클 월드 컨퍼런스’에서 칩 제조회사 중 하나를 인수할 계획을 밝혔다. 엔비디아도 후보군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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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칩 제조업데들의 모바일 시장 진입은 어느 누구도 ‘완벽한 승자’를 자처할 수는 없다. 향후 기업들간 인수합병 전쟁도 모바일 시장에서 칩 제조업체들의 운명을 판가름할 잣대가 될 게 분명하다. 인텔과 엔비디아가 공언한 '연말 르네상스'에 실제로 어떤 제조업체가 어느 회사의 칩을 선택할 것인지도 두고봐야 할 상황이다.

분수령은 올 연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이 PC 시장서도 주도권을 잡을지, 엔비디아가 공언한대로 '슈퍼폰 시대'의 개막을 알릴지,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