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앱스토어에서는 국산 게임이 인기다. 주인공은 컴투스(대표 박지영)이 내놓은 ‘슬라이스 잇(Slice it)’. 출시 보름 만에 애플 앱스토어 미국 전체 유료 앱 순위에서 2위, 일본과 영국, 독일, 오스트리아, 스웨덴 등에서는 국가별 1위를 차지할 정도다.
얼핏 보면 간단하다 못해 단순해 보이는 플레이 시스템을 가졌지만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 ‘슬라이스 잇’의 인기는 웬만한 고퀄리티 게임 저리 가라다. 아이폰4 및 아이패드용으로도 출시됐으며 국내에서는 T스토어에 나와 이용자들의 환영을 받았다.
전 세계 이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슬라이스 잇’을 플레이해봤다.
■ 슥슥 긋는 것만으로 OK
‘슬라이스 잇’의 매력은 역시나 간편함이다. 복잡한 조작도, 고 품질의 그래픽도 필요 없다. 그저 주어진 도형을 정해진 횟수에 따라 슥슥 선을 그어 조각내면 된다.
다만 머리는 써야한다. 잘려진 조각들의 크기가 되도록 비슷해야하기 때문. 어떻게 조각 낼 것인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도형들을 같은 ‘모양’이 아닌 ‘크기’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 주어진 도형의 조각 수를 못 맞추는 것뿐만 아니라 정해진 횟수를 초과하거나 부족해도 그 즉시 실패다.
조각을 자르고 나면 면적 비율을 계산해서 보여줘 결과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크기가 균등하지 않을 경우 빨간 선으로 제일 작은 도형을 표시해준다.
여기에 자신이 자른 도형의 결과가 별점으로 나타난다. 별은 한 개부터 최대 다섯 개 까지다. 별을 다섯 개 획득하면 힌트를 얻게 되는데 힌트는 다음 스테이지들에서 ‘어떻게 잘라야하나’라는 고민에 빠졌을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꽤나 고마운 존재다. 일단 플레이하기 쉬운 초반 스테이지에서 부지런히 힌트를 모아야한다.
스테이지를 시작할 때마다 연필이 나타나 도형을 그리는데 실제 종이에 그리는 듯한 사운드가 재미를 더한다. 가격도 착하다. 0.99달러에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T스토어에서는 2천원이다.
■ 심플, 그러나 은근한 중독성 ‘눈길’
대부분의 게임이 그렇지만 ‘슬라이스 잇’은 처음에는 쉽지만 갈수록 어렵다. 하나씩 도형을 조각 낼 때마다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는데, 한 챕터 당 20개의 스테이지가 준비됐다. 하나씩 스테이지를 열어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챕터는 5까지 있지만 아쉽게도 4 이후부터는 현재 준비 중이라 3까지 다 클리어한 이용자는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
그냥 슥슥 잘라가며 간편하게 클리어할 수 있지만 ‘그레이트’나 ‘퍼펙트’를 목표로 자르다보면 게임에 몰입하게 된다. 챕터2에서 등장하는 제한구역과 챕터3에 등장하는 선을 반사시키는 거울도 한층 더 재미요소를 더한다.
각종 스마트폰 관련 게시판 및 애플 앱스토어 리뷰 란에는 중독 증상을 호소하는 이용자들도 다수 존재할 정도다. 한 이용자는 “처음에는 두 세판 정도만 즐기려다 한 챕터를 다 깬 자신을 발견했다”는 감상을 말하기도.
‘슬라이스 잇’은 스테이지에 따라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마음먹고 오랜 시간을 투자하기 보다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이동 중일 때 짬짬이 즐기기에 좋다. 지루하고 짜증나는 추석 귀성길에도 인기를 얻을 전망이다.
아쉬운 점은 생각보다 선을 긋는 것이 정교하지 않은 것. 같은 크기로 조각내야하는 만큼 마음먹은 위치에서 선이 시작하지 않을 때는 여러 번 시도해야할 때도 있다. 다만 완전 똑같은 비율이 될 필요는 없으니 어느 정도 조정은 가능하다.
아울러 아직까지 국내 애플 앱스토어에는 출시되지 않았다는 점 역시 아쉽다. 아이폰 이용자들은 하루빨리 국내 오픈마켓 제한이 풀리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현재는 T스토어에서만 다운로드 받는 것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