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KMI, 기업사냥꾼?…마이너리그 통신3사 ‘시끌’

일반입력 :2010/09/14 15:55    수정: 2010/09/15 10:33

‘온세텔레콤, 드림라인, 세종텔레콤’

제4이동통신사로 통신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이 마이너리그 통신시장마저 뒤흔들고 있다.

앞서 사업자들은 역사 속 한 페이지로 사라진 두루넷 등과 함께 한 때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기간통신사업자다.

국제전화와 시외전화 서비스를 제외하면 현재 이들 업체는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매사업은 포기하고, 인터넷망 도매사업과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 등 기업을 대상으로 한 B2B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KMI가 이동통신사업을 하는 데 척추 역할을 할 기간망을 확보하기 위해 인수·합병(M&A)과 컨소시엄 참여를 제안하면서, 한 동안 이들 사업자들이 물밑에서 긴밀히 움직여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KMI의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삼영홀딩스가 드림라인을 인수해 이를 기간망으로 활용하기 위해 최종 협상을 벌였지만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KMI가 삼영홀딩스에 컨소시엄 해지통보를 하고 결별 수순을 밟은 단초도 이 같은 이유가 한 몫 했다.

당초 삼영홀딩스는 드림라인을 인수해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이를 KMI에 임대하는 방식의 사업으로 추진했으며, 이를 위해 드림라인의 최대주주인 세아홀딩스에 지분 51% 매각을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아홀딩스는 드림라인의 지분 74%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SK브로드밴드도 약 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드림라인은 자본금 1천716억원에 부채가 1천819억원(6월 결산 기준), 올 상반기 순손실만 92억원에 달하는 등 경영상황이 좋지 않다. 때문에 세아홀딩스 역시 매각을 신중히 검토했지만 매각대금을 현금 일시불로 요구하면서 결국 협상이 무산됐다.

세아홀딩스는 74%의 지분대가로 약 800억원을, 51% 지분대가로 400억원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텔레콤·온세텔레콤 인수 추진도 불발

또 KMI 측은 앞서 온세텔레콤 역시 인수를 추진했으나 이 역시 불발로 끝났던 것으로 전해졌다. 온세텔레콤의 대주주인 대한전선이 재무개선을 위해 자회사들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KMI가 온세텔레콤 매각을 제안해 수차례에 걸친 협상이 진행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온세텔레콤 측에서 직접 MVNO 사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하면서 끝내 협상이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KMI는 이에 앞서 지난 5월경 세종텔레콤의 M&A와 컨소시엄 참여를 제안했지만 양측 간의 금액 차이 때문에 역시 무산됐다.

세종텔레콤은 KMI에 약 1천억원을 제시했지만 KMI가 이를 수용하지 못했고, 세종텔레콤의 주 고객이 향후 KMI의 경쟁사 될 KT라는 점도 양측 협상의 걸림돌이 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텔레콤은 엔터프라이즈네트웍스에서 사명을 바꾸기 이전인 2005년과 2007년에도 매각을 추진했었으나 유찰된 바 있다.

세종텔레콤은 지하·지상 등 총 1만5천km에 달하는 광통신망과 서울을 비롯한 4대 광역시의 지하철노선을 중심으로 대도시망과 전송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KMI가 와이브로 기반의 이동통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간망을 어떻게 확보해 갈 지 그 행보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관련기사

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와이브로 기반의 전국망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약 2조5천억원 가량의 자금이 필요하다”며 “결국 무선서비스도 기지국까지는 유선망을 보유해야 하는데 KMI는 이에 대한 대안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부분이 기간망 확보”라고 지적했다.

KMI는 방송통신위원회에 2차 증자를 통해 1조2천억원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보고한 상태이지만, 구체적 자금 동원계획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