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사들이 LTE 조기 상용화 계획을 구체화하면서 글로벌 장비업체들의 명예를 건 도전장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 두번째 LTE 상용화' 타이틀을 놓고 치열한 경주가 시작된 것.
SK텔레콤은 23일 서울지역 LTE 구축관련 사업계획서(RFP)를 통신장비업체들로부터 접수했다. 여기에는 LG에릭슨, 노키아지멘스, 화웨이, 알카텔-루슨트, ZTE 등 글로벌 업체가 참여했으며, 국내기업인 삼성전자도 참여했다. 9월 6개 업체의 BMT를 거쳐 연말부터 본격적인 LTE망 구축작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도 내달 7일 RFP 접수를 마감하고 절차를 진행해 내년 상반기까지 수도권 서비스를 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내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서울에서 LTE를 상용화하면 한국은 스웨덴에 이은 두번째 LTE 상용서비스 국가가 된다.
LTE 진영이 한국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세계적으로 LTE가 꽃 피울 징조가 한국에서 보인다는 것이다.
지난 3G(WCDMA)사업 당시 공급계약은 한국기업의 완승이었다. 에릭슨, 노키아 등 글로벌 업체들이 모두 참여했지만 최종적으로 삼성전자와 LG노텔이 승리했다.
한국 LTE 장비 시장은 규모면에서 크지 않다. 업계는 최대로 잡아도 기지국 1만5천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
하지만 글로벌 업체들은 4세대(4G)에서는 패배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한국이 가진 세계 이동통신산업에서의 상징성 때문이다.
CDMA부터 WCDMA까지 한국 이동통신은 세계적인 관심사였다. LTE가 상용화 단계에 막 접어들기 시작한 시점에서 한국에서의 구축경력은 중요한 레퍼런스다. 본사차원의 관심도 뜨겁다. 매일 한국상황을 보고받을 정도다.
한 장비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통하면 세계에서 통한다는 상징성이 있다”라며 “향후 LTE 장비공급 경쟁에서 내세울 수 있는 큰 무기가 된다”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에서 LTE를 구축하면 와이맥스와 LTE의 경쟁구도에서 LTE쪽에 승기를 확실히 가져올 수 있다.
와이맥스는 점차 힘을 잃어가는 모양새다. 미국 와이맥스 사업자인 스프린트넥스텔이 LTE 도입을 언급하기 시작했고, 와이브로의 마지막 대형시장으로 여겨졌던 인도마저 LTE로 돌아설 움직임을 보일 정도다.
와이맥스 주도국가인 한국에서 LTE가 상용화된다는 것은 LTE 대세론에 육중한 무게를 더하는 셈이 된다.
사업적인 기회도 새로 열린다. 통신사로서는 망 확대와 업그레이드를 고려해 기존 설비와의 호환성을 중시한다. 첫 공급계약이 LTE를 넘어 진정한 다음세대인 LTE 어드밴스드까지 이어질 수 있다.
관련기사
- LG U+, 4G LTE 직행…왜?2010.08.24
- 이상철 부회장, “4G LTE로 바로 가겠다”2010.08.24
- LG에릭슨 공식 출범…국내 LTE 공략 '시동'2010.08.24
- 황금주파수 주인은 ‘LTE’…와이브로 ‘보완재’ 전락2010.08.24
이와 함께 공급업체 측에서 전체 설비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사업이 나타날 가능성도 높다. 에릭슨, 노키아지멘스 등 글로벌 장비업체들은 장비공급 외에 ‘매니지드 서비스’를 강화했다.
한효찬 노키아지멘스네트웍스코리아 이사는 “국내는 아직 네트워크 관리업무를 통신사가 자체적으로 소화하지만 LTE는 그것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기술적으로 모든 관리가 간단하고 쉽기 때문에 굳이 비싼 인력을 쓸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