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G LTE로 바로 갈 것이고, 2013년까지 전국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U+)가 정부 및 업계의 예상과 달리 800MHz 주파수를 3G LTE(Long Term Evolution)가 아닌 4G LTE에 투자한다고 밝히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4월 LG U+는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황금주파수로 불리는 저주파대역의 800MHz 주파수를 할당받았으며, 이를 LTE 방식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상철 LG U+ 부회장은 1일 열린 비전선포식에서 “2012년 7월까지 수도권과 광역시 중심으로 LTE 서비스를 개시하고, 2013년 7월에는 LTE 전국망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LTE 전국망이 갖춰지면 모든 네트워크가 All-IP망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LG U+ 4G LTE 직행…이유는?
당초 업계에서는 LG U+가 내년 7월부터 10년 간 사용을 허가받은 800MHz 주파수를 3G LTE에 사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말 스웨덴의 통신사업자인 텔레소네아가 에릭슨의 장비를 도입해 일부 지역에서 4G LTE 서비스를 상용화 했지만, 4G LTE의 본격 상용화 시점은 2014~2015년경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LG U+가 3G를 건너 4G로 간다고 하지만 4G 상용화 시점까지는 현재의 2G 서비스를 계속 끌고 가기에는 공백이 너무 길다”며 “3.9G로 불리는 LTE로 투자한 뒤 이를 업그레이드 할 갈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때문에 방통위 측 역시 “LG U+가 기존 1.8GHz 대역의 7개 채널로는 원활한 데이터 서비스가 어려워 주파수 부족을 이유로 3G LTE에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해 왔다.
특히 LG U+의 1.8GHz 주파수 사용기간이 내년 6월로 완료될 예정이어서 추가할당보다는 LTE 전환을 서두를 것으로 관측돼 왔다.
하지만 LG U+가 이러한 예상을 깨고 4G LTE에 직행하겠다고 밝히면서, 업계에서는 LG U+가 3G LTE를 도입하기 위해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우회 전략을 펴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고 있다.
■MVNO 사업 부진 때문?
방통위는 LG U+에 800MHz 주파수를 할당하면서 4G LTE가 아닌 3G LTE로 사용할 경우 주파수 부족에 대한 근거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는 승인조건을 달았다.
900MHz 주파수를 받은 KT 역시 이를 3G LTE 방식으로 이용할 경우 올해와 내년 와이브로 투자실적과 계획을 방통위에 제출하고 승인받아야 한다.
때문에 LG U+는 기존 1.8GHz 대역을 채우기 위해 가상이동망사업자(MVNO) 유치를 독려했다. 망을 임대해주는 방식으로 주파수 채널을 채워나겠다는 전략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MVNO 유치에 재미를 보지 못하면서 이 같은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고, 결국 4G LTE 직행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 가입자 유치 부진 때문?
KT가 아이폰을 통해서만 70만명의 스마트폰 가입자를 유치했고, SK텔레콤 역시 T옴니아, 모토로이, 갤럭시A 등에 이어 출시 닷새 만에 갤럭시S 가입자로만 10만명을 확보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
반면, 오즈옴니아와 옵티머스Q 등 2종의 스마트폰을 출시한 LG U+의 경우 가입자 유치 실적이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때문에 1일 이상철 부회장은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맥스까지 포함하면 스마트폰 가입자는 20만명에 달한다”며 “옴니아와 옵티머스Q 등 2종을 출시했고 7월 중 갤럭시L를 포함해 앞으로 7~8종이 출시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타 이통사가 스마트폰 가입자 증가로 데이터 트래픽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반면, 스마트폰 시장에서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LG U+가 방통위의 승인조건을 맞추지 못할 것으로 예상해 4G LTE 직행을 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1.8GHz 주파수 재할당 부담 최소화 노림수?
LG U+는 내년 6월까지 현재 사용 중인 1.8GHz 대역의 주파수를 반납해야 한다. 지난 4월 할당받은 800MHz를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LG U+의 LTE 전국망 구축이 2013년 7월로 완료되는 만큼 이 때까지는 1.8GHz 주파수를 재할당 받아 사용해야 한다.
LG U+가 2012년 7월부터 수도권과 광역시에 먼저 LTE를 구축해 기존 CDMA와 LTE를 동시에 사용가능한 듀얼밴드 듀얼모드(DBDM) 단말을 선보이고, 2013년 7월부터 LTE 싱글모드 단말을 내놓겠다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LG U+가 주파수 재할당에 따른 할당대가를 최소화하려면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LTE 구축을 마무리 짓고 1.8GHz 주파수를 반납해야 한다.
KT도 LG U+와 같은 상황이지만 상대적으로 여유롭다. LG U+는 전체 가입자가 모두 1.8GHz 주파수를 이용하는 2G 가입자이지만, KT는 전체 가입자의 대부분이 2.1GHz를 이용하는 3G 가입자이고, 약 10%만이 1.8GHz 주파수를 이용하는 2G 가입자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LTE 전환은 서둘러야 하는 LG U+가 무늬만 4G LTE로 방통위의 사전 승인 조건을 우회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KT 역시 10%의 가입자를 유지하기 위해 들여야 하는 1.8GHz 주파수와 네트워크 유지·관리 비용을 부담스러워 한다”며 “따라서 1.8GHz 주파수를 반납해야 하는 내년 6월 이전에 KT와 LG U+가 로밍 등의 전략적 행보를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800·900MHz의 주파수를 할당받은 KT와 LG U+는 할당대가로 각각 2524억원을, SK텔레콤은 2.1GHz의 추가할당 대가로 1064억원을 방통위에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