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조 규모 '협력사 지원 펀드' 조성

일반입력 :2010/08/16 11:48    수정: 2010/08/16 14:39

송주영 기자

삼성전자가 16일 발표한 '7대 상생경영 실천방안'에는 1조원 규모 협력사 지원 펀드 조성, 원자재 변동 부품 단가의 효과적 반영을 위한 '사급제도' 도입 등 다양한 내용이 담겼다.

삼성전자는 과거에도 원자재가 변동을 납품가에 반영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 왔으나 품목별로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시행상 어려운 점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주요 원자재를 직접 구매해 협력사에 제공하는 '사급제도'가 도입된다.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근본적으로 없애고 원자재 구매에 소요되는 자금, 금융 비용을 삼성전자가 부담해 협력사의 자금상황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이 제도는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LCD TV 등 대형가전에 사용되는 철판, 레진, 동 등 3대 품목에 우선적으로 적용하고 향후 다른 제품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오는 10월부터 자금 대출 제도 시행

삼성전자는 기업은행과 공동으로 최대 1조원 규모의 펀드도 조성한다. 협력사의 설비투자, 기술개발, 운영자금 등 기업경영 전반에 걸쳐 필요한 자금을 대출해 주는 제도를 올 10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이 제도가 활성화되면 평소 자금조달이 어려운 협력사들의 시설투자, R&D 경쟁력 제고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 품질, 거래규모 등 일정 자격을 갖춘 2, 3차 협력사에 대해선 직거래로 전환된다. 2, 3차 협력사 중 기술, 품질 등 공급능력이 삼성전자와 직거래 가능한 수준을 만족하고 1차 협력사와 연간 5억원 이상 거래 중인 업체를 대상으로 각 사업부별 심사가 진행된다.

심사를 거쳐 1차 협력사로 전환시킬 예정이다. 1차 협력사로 전환되는 기업은 물대 현금지급 등 삼성전자의 제반 협력사 지원정책의 혜택을 직접 받을 수 있고 대외 신인도 역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차 협력사의 2차 협력사에 대한 물대 현금지급, 현장개선 등의 지원활동을 유도하기 위한 협력사 평가제도 개선책도 마련됐다.

■사이버 신문고 제도 등 2, 3차 협력사 지원 확대

삼성전자는 2005년부터 협력사에 전액 현금결제를 시행해 왔으나 이것이 2, 3차 협력사로 충분히 파급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2차 협력사에 대한 물대 지급 조건, 현장개선 지원활동 수준 등을 협력사 종합평가항목에 반영해 1, 2차 협력사간 불공정 관행이 자연스럽게 개선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1, 2차 협력사간 공정거래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사이버 신문고' 제도도 운영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그간 협력사 애로사항을 체계적으로 수렴하기 위해 VOC(Voice of Customer)전담인력을 두고 전용 콜센터와 이메일 접수시스템을 구축해 상시적인 의견청취를 해 왔다.

여기에 1, 2차 협력사 간의 불만 사례를 접수할 수 있는 '사이버 신문고'제도를 도입, 상호간에 문제를 원만히 해결할 수 있도록 조정, 중재해 주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해 나갈 계획이다.

■교육지원 프로그램도 2차 협력사까지 지원

1차 협력사 대상 교육지원 프로그램은 2차 협력사로 확대한다. 협력사 대표 2세 육성을 위한 미래경영자과정, 삼성전자 임원 출신으로 구성된 경영컨설팅단 지원, 임직원 육성 프로그램, 경영혁신 기법 전수, 경영인프라 개선 등 그 동안 1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성과가 입증된 각종 프로그램들을 엄선해 2차 협력사에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특히 미래경영자과정은 10개월 동안 삼성전자의 경영 전반을 경험하며 차세대 경영자로써 경영 역량을 키우는 산 교육으로 협력사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우수 협력사 대상 '베스트 컴퍼니'제도도 도입된다. 오는 2015년까지 글로벌 수준 기업 50개사를 목표로 육성책이 마련됐다.

베스트 컴퍼니는 삼성전자와의 거래규모가 연간 30억원 이상이면서 기술, 품질, 경영 인프라 등이 우수하고 혁신 의지가 강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선정된다. 여기에 선정되면 기술개발에서 경영 인프라 구축까지 종합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물적, 인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상호신뢰와 성장가능성이 있는 1차 협력사에 대해서는 삼성전자가 동반자로서의 확고한 위상을 부여,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의미다. 올해부터 시작해 2015년까지 누적으로 50개사를 발굴, 중소기업 성공스토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재 삼성전자와의 거래가 없는 회사라도 신기술 등 핵심역량 보유 기업에 대해서는 삼성전자와 거래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다.

삼성전자는 현재 협력사가 아니지만 혁신적 아이디어 또는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신부품, 신장비 등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제도를 도입, 운영한다. 기존 거래 요건을 완화한 '임시 등록제'를 새로 도입함으로써 역량만 있다면 신규기업에 대한 거래 문호를 대폭 개방한다는 계획이다.

협력사 미래경쟁력 강화를 위한 '공동 기술개발지원센터' 운영을 포함한 기술개발 지원도 확대된다.

■인력, 기술 개발 지원 등도 강화

삼성전자는 반도체, LCD설비 국산화를 가속화 하기 위해 기술인력, 실험실, 초정밀 계측장비, 핵심 원자재 등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의 지원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 개별 업체별로는 추진하기 어려운 해외 우수업체 벤치마킹과 선진기술 교류회 등을 삼성전자가 주관이 되어 정기적으로 추진하고 이를 통해 발굴된 기술 개발 과제에 대해서는 삼성전자 개발인력 지원, 공동 기술개발 등을 시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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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수원 디지털시티 내 삼성전자-협력사 '공동 기술 개발지원센터'를 만들어 기술개발, 세미나, 숙박이 가능하도록 시설을 갖추고 협력사 기술개발활동에 각종 편의를 제공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중소기업들이 각 분야의 숙련된 전문인력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많이 느낀다는 점에 착안, '중소기업중앙회 종합고용 지원센터'와 협약을 맺어 필요 분야에 대한 인력수급을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