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언제 시작되나

일반입력 :2010/08/11 09:32    수정: 2010/08/11 18:19

김태정 기자

SK텔레콤이 이달로 예고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시행이 지연되면서 이용자 혼선이 빚어졌다. 아직 방송통신위원회에 인가 신청도 안 된 상황이다.

이 요금제는 월 5만5천원 이상 내는 스마트폰 이용자에게 ‘무제한 무선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와이파이 없이 3G를 통해서도 무선 데이터를 자유롭게 쓰는 것이 특징이다.

■요금제 예고편 너무 급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인가 신청을 앞두고, 방통위와 조율을 진행 중이다. 시장지배자 위치 때문에 요금제 출시 때마다 거쳐 온 인가 과정이 쉽지 않은 모습이다.

SK텔레콤이 방통위에 바로 인가를 신청할 수 있지만 확실한 통과를 위해서는 사전 조율이 필요하다. 이 부분에서 SK텔레콤과 방통위 간 이견이 적잖은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인가 신청을 두고 방통위와 여러 사항들을 논의 중이지만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며 “빠른 서비스 출시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KT, LG유플러스 등 2~3위 사업자 보호를 위해 방통위가 인가를 미룬다는 분석도 내놨다. 그만큼 SK텔레콤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파격적이라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이와 관련 방통위 측은 “과열 경쟁 차단과 이용자 혜택을 두고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는 다소 원론적 답변만 내놨다.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출시를 믿고 SK텔레콤에 가입한 이용자들의 불만만 커졌다. 섣부른 예고편에 이용자만 피해를 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SKT 천천히 와"…경쟁사 총공세

이런 가운데 KT는 10만원에 가족 유무선통신비를 해결한다는 내용의 ‘올레 퉁’ 요금제를 지난달부터 전진 배치, SK텔레콤에 대한 압박 수위를 올렸다.

표현명 개인고객부문 사장을 중심으로 SK텔레콤 ‘무제한 데이터’의 오류(?) 공략에도 나섰다. 망 과부하시 용량 제한을 두면서 '무제한'이란 이름을 붙인 것이 말이 안 된다는 주장이다.

표 사장은 최근 간담회서 “SK텔레콤의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가 정말 무제한인가?”라며 “무제한이란 이름을 붙이려면 제한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의 신규 요금제 공세도 SK텔레콤에게 부담이다. SK텔레콤이 인가 문제로 주춤하는 사이 신규 요금제 ‘온국민yo’ 가입자 10만명 이상을 모았다.

지난달 1일 출시한 ‘온국민yo’는 이동전화와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 IPTV 등 온가족 통신요금을 할인한다는 내용이다. 당초 SK텔레콤의 ‘무제한 데이터’는 이에 대한 반격카드 성격이 짙었다.

결과적으로 SK텔레콤 ‘무제한 데이터’ 인가가 늦어질수록 LG유플러스에 유리하다. 최근 ‘온국민yo’ 가입자가 일평균 3천500명에 달한다는 것이 LG유플러스 측 설명. 신규가입자 중 번호이동 가입자가 70% 이상인 부분도 눈에 띈다.

이승일 LG유플러스 마케팅담당 상무는 “‘온국민yo’ 요금제가 출시 초반부터 인기몰이 중이다”며 “각종 마케팅과 프로모션을 강화해 시장 지분을 더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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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반격을 위해서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의 빠른 인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상황이다. 방통위가 이 요금제를 SK텔레콤의 요구 그대로 인가할지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일각에서는 이용자 이익 증대 차원에서 방통위의 '무제한 요금제' 인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묶음 상품 형태의 요금 할인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SK텔레콤 요금제만 막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