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키우는 다음, 구글이 '숙적'

일반입력 :2010/08/11 08:39    수정: 2010/08/12 10:47

이설영 기자

'로드뷰vs스트리트뷰' '사물검색vs고글스' '다음 음성검색vs구글 음성검색'.

다음과 구글이 같은 서비스로 경쟁하고 있는 분야다. 물론 세계 무대와 국내 무대라는 차이가 있지만 두 업체는 유사한 서비스로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든 국내 포털 시장은 각 포털사이트들이 저마다 다른 개성을 가지고 이용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네이버의 가장 큰 힘은 막대한 정보량이다. 네티즌 절대 다수가 '검색'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네이버를 가장 먼저 찾는다. 이용자 참여 콘텐츠를 내세운 '지식인' 서비스는 네이버를 현재의 위치로 끌어올린 일등공신이다.

최근 검색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3위 네이트도 SNS인 싸이월드, 메신저 네이트온 등과 시너지를 내고 있다. 지난해 선보인 '시맨틱 검색'도 다른 포털과는 차별화된 서비스라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포털 시장에서 네이버에 이어 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다음도 앞서 네이버나 네이트와는 다른 서비스로 특화된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특히 다음의 경우 많은 서비스가 전세계 1위 검색엔진 구글을 닮아 있어 눈길을 끈다.

■로드뷰·음성검색·모션검색…구글과 유사

다음이 구글과 비교를 당하게 된 계기가 된 서비스가 360도 입체 지도 서비스인 '로드뷰'이다.

구글은 지난 2007년 5월 스트리트뷰를 선보였다. 기존 지도와 달리 스트리트뷰는 도시 내 도로를 360도 카메라로 촬영한 파노라마 입체지도 서비스이다.

다음도 이와 유사한 '로드뷰'를 지난해 1월 출시했다. 국내 지원이 부족한 스트리트뷰에 대한 갈증을 다음 로드뷰가 대신했다고 하면 이해하기 쉽다. 로드뷰는 서울 지역 서비스를 시작으로 국내 주요 도시는 물론 최근에는 지하철역 내부, 산악코스, 경복궁 근정전, 독도 등 지원 지역을 확대해 눈길을 끌고 있다.

다음은 모바일 시대를 준비하는 차기 서비스 중 하나로 지도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이동성을 보장하는 모바일 기기 특성과 '길찾기'를 내세운 로드뷰의 장점을 더해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최근에도 구글과 다음은 '음성검색' 서비스를 두고 본격 경쟁에 돌입했다. 구글은 지난 2008년 내부의 구글랩스에서 개발한 음성 인식 기술을 활용, 음성검색 서비스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지난 6월22일에는 8번째 언어로 한국어를 지원 완료했다. 다음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와 함께 음성검색 모듈을 개발, 6월9일 선보였다. 한국어 지원은 구글보다 빨랐다.

스마트폰에서 일일이 자판을 입력할 필요없이 음성을 통해 검색할 수 있도록 하는 구글과 다음의 음성검색은 꽤나 높은 인식률을 자랑한다.

다음은 또 구글의 '고글스'와 유사한 사물검색 서비스를 내놓는다고 최근 발표했다. 고글스는 스마트폰으로 사물을 촬영하면 해당 사물의 정보를 알려주는 서비스이다. 지난해 말 구글은 고글스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올 3월 구글 기자간담회에는 휴고 바라 구글 프로덕트매니지먼트 디렉터가 참석, 국내 '흥인지문'을 넥서스원으로 촬영해 정보를 검색하는 모습을 시연하기도 했다.

다음은 일단 연내 책, CD, DVD 등에 사물검색을 적용하고, 추후에 로드뷰의 거리사진 DB와 연계해 건물이나 문화재 등에도 사물검색을 적용할 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모바일 전략에 따른 서비스

다음은 향후 모바일 검색이 인터넷 시장의 주요 수익원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기존에 유선웹 시장은 단순히 검색을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했다. 컴퓨터의 키보드라는 주요 입력원이 있기 때문에 막대한 정보 데이터베이스(DB)를 기반으로 사용자를 유입시킬 수만 있다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었다.

모바일 검색에서는 좀 다르다. 입력 장치도 다양하다. 손으로 입력하는 장비는 터치키패드, 쿼티자판 등이 있을 수 있고, 마이크나 카메라 등을 이용한 입력도 가능하다.

모바일 특성상 기기의 다양한 기능을 활용해 이용자들에게 좀 더 쉽고 편리한 검색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할 수 있다.

김지현 다음커뮤니케이션 모바일SU 본부장은 모바일 검색은 데스크톱 검색과 다르게 입력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며 모바일 입력장치가 불편하고, 다양한 장소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편리하게 입력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한 전문가는 결과적으로 다음이 구글의 서비스를 따라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면서 그러나 이러한 서비스들이 단순히 따라한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만큼 그 속에 숨겨진 다음의 전략을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이어 구글이 유선웹 시장에 이어 앞으로 형성될 모바일웹 시장을 제패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스트리트뷰, 음성검색, 고글스 등을 내놓은 것처럼 다음도 이러한 목표 아래 유사한 서비스를 내놨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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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말하자면 다음이 구글을 노골적으로 따라한다기 보다 모바일웹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목표 자체가 같다고 볼 수 있다는 것. 이 과정에서 유사한 전략이 펼쳐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차이가 있다면 구글은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반면 다음은 한국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음 관계자는 다음은 국내 이용자들에게 1백여가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 중에는 다음이 최초로 시작한 서비스도 있고, 트렌드에 발맞춘 서비스도 있다며 다음은 이용자들 요구에 맞는 서비스로 사랑을 받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