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2분기 실적을 들여다보니…

일반입력 :2010/07/29 12:43    수정: 2010/07/29 14:06

김태정 기자

SK텔레콤이 2분기에 매출 대비 25.3%의 마케팅비를 썼다. 이통3사가 합의한 연 마케팅비 상한선을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SK텔레콤은 2분기 매출 3조886억원, 영업이익 5천821억원, 당기순이익 3천640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발표했다.

■마케팅비 상한선 ‘유명무실’

마케팅비는 7천721억원으로 매출 대비 25.3%를 기록했다.(매출에서 전용회선과 유선재판매 부분을 뺀 정부 계산 방식 적용) 전 분기 대비 1.6%p 줄었지만 아직 막대한 금액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모집수수료로 5천480억원을 지급했다. 1분기 5천43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관리수수료는 1천150억원으로 1분기 1천110억원 대비 4% 늘었고, 같은 기간 유지수수료는 1천450억원으로 3% 줄었다.

광고선전비는 2010남아공 월드컵 등의 영향으로 1분기 430억원보다 85% 증가한 800억원을 썼다.

SK텔레콤은 방송통신위원회 강권으로 KT, LG유플러스(구 LG텔레콤) 등과 연 마케팅비를 매출의 22%(내년부터 20%) 이하만 쓰기로 지난 5월 합의했다. 이를 위반하면 제제를 받겠다는 약속도 있었다.

물론, 2분기 마케팅비가 25.3%에 달했어도 하반기에 작심을 하면 연 매출 대비 22%에 맞추는 것이 가능하다. 문제는 실행의지 여부다.

SK텔레콤은 지난 1분기에 매출 대비 29.1%인 8천29억원을 마케팅비로 썼다. 연말까지 마케팅비 가이드라인을 맞출 의지가 있었다면 2분기에 꽤 줄였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스마트폰 경쟁, 마케팅비 못 줄여?

결과적으로 SK텔레콤은 매출 대비 마케팅비를 1분기 29.1%, 2분기 25.3%씩 썼다. 수치상 올 한해 매출 대비 마케팅비가 22%에 닿으려면 하반기 15% 수준까지 내려야 한다. 스마트폰 마케팅을 생각하면 쉽지 않은 길이다.

이통사들은 치열한 스마트폰 경쟁 때문에 마케팅비 줄이기가 힘들다고 주장한다. SK텔레콤 역시 예외가 아니다.

SK텔레콤은 지난 달 출시한 삼성전자 갤럭시S 띄우기에 총력을 펼치는 중이며, 하반기에는 더 거센 행보를 예고했다. KT-아이폰에 맞서 물러설 수 없는 승부다. 마케팅비 줄이기의 현실성이 부족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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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SK텔레콤 매출 대비 마케팅비가 지난달에는 22% 이하로 떨어진 부분도 주목해야 한다. SK텔레콤은 이를 두고 마케팅비 절감 의지가 드러난 것이라고 강조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정부의 마케팅비 가이드라인에 따라 시장 안정화에 노력했다”며 “계속해서 마케팅비 절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