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CPU 시대, 단순한 마케팅이 먹힌다

일반입력 :2010/07/08 08:59    수정: 2010/07/08 10:07

남혜현 기자

'단순해야 먹힌다'

컴퓨터의 두뇌역할을 하는 프로세서(CPU) 제조업체들이 최종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 키워드로 '단순함'을 꼽았다. 소비자들을 헷갈리게 만드는 많은 코드명들도 내부용만 쓸 뿐 외부로 확산되는 것은 단속하는 모습이다.

AMD는 7일 서울 양재동 L타워에서 '비전 2010 파트너 서밋'을 열고 지난해부터 추진해오던 데스크톱PC 프로세서 성능 구분법 '비전'을 노트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박용진 AMD코리아 대표는 '비전'은 AMD가 최근 주도하는 가장 큰 규모의 마케팅 캠페인이라며 이를 통해 PC선택의 기준을 바꾸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인텔이 자사 프로세서를 '코어i' 브랜드로 단일 출시하면서 성능별로 '3․5․7'이란 이름을 붙여 소비자들이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마케팅 방향과 흡사하다.

AMD가 내세운 '비전' 프로세서는 소비자 활용도에 따라 네가지 카테고리로 나뉜다. ▲ 문서 작업 등 기본적 용도로만 사용하는 PC 프로세서에는 '비전 베이직' ▲ 사진 및 동영상 감상용도로는 '비전 프리미엄' ▲ 풀HD 동영상 편집 및 파일 변환 등 고급작업에는 '비전 얼티밋' ▲ 오버클록킹 등 최고급 PC 활용에는 '비전 블랙'을 추천한다는 것.

박용진 대표는 소비자에 4개 카테고리를 제시해 자신의 용도에 맞는 PC 선택에 초점을 두는 게 첫번째 목표라면서 특히 CPU와 그래픽카드(GPU) 최적 성능을 조합해 '비주얼' 부문에서도 소비자가 따로 고민하지 않고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게 비전 프로그램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CPU업체들이 '단순함'을 새로운 마케팅 카드로 꺼내든 것을 두고 컴퓨터 부품이 고성능화 되고 복잡해짐에 따라 소비자 선택이 어려워졌다는 점을 반영했다는 분석했다.

예컨데 매장으로 컴퓨터를 사러 온 소비자들의 경우 일부 PC전문가들을 제외하고는 CPU 이름만 듣고서는 어떤 것이 내가 필요로 하는 활용법에 적당한 것인지 구분하기 힘들어 한다는 것. 이 때문에 일부는 필요이상의 고사양 제품을 비싼 돈을 주고 사기도 하고, 또 다른 이들은 너무 낮은 사양으로 애로사항을 겪는다고도 덧붙였다. 이같은 현상을 물건을 파는 사람도 마찬가지였다는 설명이다.

AMD 관계자는 “비전 마케팅은 최종적으로는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지만 PC 제조업체들도 일일이 PC의 부속부품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없어 환영하는 분위기라면서 “비전은 결과적으로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 양쪽을 모두 겨냥한 마케팅이라고 말했다.

인텔 역시 ‘무어스 타운’ 등 별칭으로 앞세우던 코드명 정책을 폐기했다. 소비자들이 오히려 헷갈릴 수 있다는 것 때문이다. 대신 성능별로 '코어i 3·5·7'을 내세웠다.

인텔 관계자는 '코어i 3·5·7' 마케팅은 인텔 코어 프로세서의 품질을 인지하고, 자기에게 맞는 프로세서를 직접 고르게 한다는 게 큰 의미가 있다면서 오래전부터 코어 통합했던거를 알리고. 직관적으로 숫자로 바로 인지할 수 있는 작업이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프로세서 업체들의 ‘단순화’ 움직임에 일단 PC제조업체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업계의 이같은 움직임은 과장광고가 아니면서도 일반적으로 소비자 이해를 도와준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