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철 부회장, “KT 신고? 이해불가”

일반입력 :2010/07/01 12:45    수정: 2010/07/01 13:10

김태정 기자

이상철 LG유플러스(구 LG텔레콤) 부회장이 KT가 자사를 ‘과도한 현금마케팅’ 명목으로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한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부회장은 1일 밀레니엄 서울 호텔서 연 새 비전선포 간담회서 “KT의 신고가 오해인지 전략인지는 모르겠다”며 “마케팅비 줄이기에 앞장선 통신사는 LG유플러스다”고 강조했다.

이어 “방통위 권유로 이통3사가 마케팅비 가이드라인을 만들 때도 우리가 가장 적극적이지 않았냐”고 반문했다.

KT는 지난달 24일 LG유플러스가 과도한 현금마케팅으로 시장을 교란했다며 방통위에 신고서를 제출했다. 1년 이내 사업정지나 과징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강도 높은 내용을 담았다.

이에 따라 급속히 냉각된 LG유플러스와 KT의 관계는 통신 업계의 새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이 부회장의 이번 언급에 업계 관심이 비상한 이유다.

이 부회장은 이통사 경쟁 초점을 마케팅이 아닌 네트워크 인프라에 맞추자고 제안했다. 이 부분에서는 상당한 자신감을 보인 것.

그는 “기지국을 비롯해 LG유플러스가 대해서는 언급이 없는 경쟁사가 마케팅 부분만 문제삼는다”며 “네트워크 인프라 게임을 제대로 해보자”고 KT를 우회 비판했다.

이날 LG유플러스는 올 안에 전국 1만1천여 곳에 와이파이 AP를 설치하고, 2013년 4세대(4G) 이동통신 LTE를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부회장은 이 부분을 부각시키기 위해 인프라 경쟁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KT의 아이폰 인기몰이에 대해서는 인색한 평가를 내놨다. 몇몇 단말기 인기보다는 역시나 인프라로 승부를 보자는 주장이다.

이 부회장은 “중요한 것은 아이폰 혹은 갤럭시 등이 아니라 우리나라를 IT 강국으로 만들 유무선 네트워크다”라며 “KT와 경쟁구도를 슬기롭게 풀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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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KT는 방통위에 제출한 신고서에서 LG유플러스가 신규 가입자에 따라 20~50만원 상당의 현금이나 경품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KT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방통위 시정명령에도 불구하고 과대 현금 마케팅을 지속해 신고하게 됐다”며 “다른 산업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과다한 현금 제공을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