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 공장이전 신호탄···“애플 전용라인 후보지 천진,헤난성”

일반입력 :2010/06/29 10:06    수정: 2010/06/29 10:08

이재구 기자

폭스콘이 최대고객인 애플제품을 생산하는 일부 제조라인을 중국 중부와 북부로 옮긴다. 허베이성 텐진(天津)과 헤난성(河南省)지역이 애플제품을 생산할 전용공장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세계최대의 전자제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업체인 폭스콘은 올들어 근로자들이 열악한 임금 등에 대한 항의표시로 15차례 이상 투신자살을 시도하는 사태를 맞으면서 후속조치를 모색해 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8일 폭스콘이 기존 중국 생산공장의 축이었던 남부 선전시 소재 애플제품 생산라인을 옮길 준비를 하고 있는 가운데 애플에게 중부와 북부의 두 지역을 후보지로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이전은 사실상 보다 임금이 싼 지역으로의 공장이전을 의미하는 것이며 중국내 글로벌 IT생산 기지의 다변화로도 해석되고 있다.

글로벌 IT기업 생산라인 다양화 신호탄

이번 이전은 기존의 중국생산라인 허브인 광둥성 선전시로부터 멀리 떨어진 공장에서 함께 일하고 싶어 하는 애플의 의중이 더 크게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콘의 이번 조치는 잇단 근로자자살사태와 이에따른 근로자 동요를 진정시키기 위해 이뤄진 엄청난 임금인상에 따른 추가비용 발생분을 묶어두기 위한 것이다.

세계최대의 OEM업체인 폭스콘은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남부 광둥성 선전지역 공장에서 세계 최첨단제품을 생산해 왔다. 또한 애플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회복에 따른 폭스콘의 매출 회복을 이끌어 준 최대 고객사이기도 하다.

이번 조치는 향후 폭스콘이 어떤 조치를 취하든 이는 중국남부 선전과 상하이를 중심으로 포진했던 글로벌IT 기업 생산라인의 점진적인 분산화를 이끌어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애플전용공장 후보지로 텐진,헤난성

폭스콘은 애플을 위한 새로운 제품공장으로 이미 자사의 공장이 있는 북부의 텐진(天津)시, 그리고 황하 남부지역인 중부 헤난성(河南省)지역을 애플에게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지역은 중국에서 가장 인구가 밀집된 지역이자 현지 지방정부가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는 곳이다.

폭스콘과 모회사 혼하이정밀은 애플의 아이팟에 이어 아이폰, 아이패드를 생산하고 있다.

그동안 애플은 다른 IT기업보다도 더 작은 수의 생산협력사를 가져가는 대신 훨씬 높은 프리미엄을 제공하면서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방식을 취해 왔다.

이러한 관계는 특히 최대고객인 애플이 폭스콘에 대해 비정상적으로 커다란 영향력을 갖게하는 계기가 됐다.

분석가들은 중국공장에서 일하는 80만명의 근로자들 가운데 10만명이 애플제품 생산만을 위해 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잇다.

최대 고객 애플, 임금인상분 제품 반영엔 비호의적

향후 수년간 이어질 두회사 간의 연간 협상에 대해 보다 잘 아는 임원들은 최근 인상된 임금을 제품에 전가하려는 폭스콘의 요구가 애플에 의해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폭스콘의 한 임원은 “그러나 애플은 보다 적극적으로 새로운 공장을 이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물론 애플은 대만 콴타컴퓨터의 상하이공장과 수저우공장에서도 제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이 지역은 중국내 다른 지역에 비해 임금이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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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가 수출주문을 줄인 지난 2008년 폭스콘은 선전 공장근로자의 고용을 줄이고 공장을 임금이 더싼 지역으로 옮기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폭스콘의 생산허브인 선전 롱후아 공장의 직원수는 지난 2008년 20만명으로 떨어진 이후 다시 30만명 선을 회복했다. 이는 애플이 지난해 수요 회복 이후 다른 새로운 공장에서 수요 증가분을 생산하는 것을 꺼려했기 때문이다.

선전공장의 직원수는 3분기 아이패드 수요증가로 인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