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료 현실화보다 KBS의 역할 수행에 대한 평가가 먼저다”
김재영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23일 민주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등 야 5당이 공동으로 주최한 'KBS 수신료 인상, 쟁점과 해법을 모색한다'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KBS 수신료 문제에서 ▲수신료 인상과 KBS의 현재적 조건은 별개인가 ▲KBS 수신료 현실화의 논거는 적절하며 충분한가 ▲수신료에 제도로 접근하는가 등 세가지를 쟁점으로 제시했다.
그는 각 쟁점에 대해 “현재의 KBS는 공영방송의 기본 요건조차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무엇보다 공영방송의 존립근거이자 수신료 투입의 명분이라 할 수 있는 정치적 독립과 국민적 신뢰가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KBS가 제시하는 수신료 인상의 논거는 공영방송으로서 당연히 이행해야 할 책무를 나열한 것뿐으로 수신료에 대한 접근이 공영방송 역할 수행을 위한 재원 차원이 아닌 일회적 금액 인상에 매몰됐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경영 효율화에 반대할 사람은 없지만 구조조정으로 창의적인 콘텐츠를 생산하겠다는 주장은 수긍하기 어렵다”라며 “방송과 같은 창의 산업은 효율적인 인력관리로 창의적인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른 대안으로는 ▲수신료 인상에 앞서 KBS의 정치적 독립성 보장을 위한 제도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 ▲3년간 수신료 인상 유예기간을 두고 범사회적 기구를 구성해야 한다는 점 등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수신료 인상은 제도 개선부터 KBS의 공적 기능 수행, 미래비전과 그 이행에 대한 평가까지 포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국내 방송계 전체가 비정상적인 재원구조를 갖고 있다”라며 “수신료 문제에서 출발해 비정상적인 방송업계의 난맥상을 바로잡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김대식 KBS 수신료 정책기획부 박사는 “수신료 인상은 시청자위부터 국회 문방위까지 숙의, 조정 과정에 노출돼 있다”라며“외부 여론 수렴이 그 과정에서 충분히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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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곳곳에서 제기한 문제점들이 수정돼 종국에는 인상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만들어질 수 잇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KBS는 현재 2천500원인 수신료를 4천600원~6천500원 수준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지난 14일 수신료 인상 공청회가 열렸으며, 17일 시청자위원회 보고가 진행됐다. KBS는 23일 오후 이사회를 열어 수신료 인상 수준을 결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