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대규모 구조조정안…'수신료 인상' 사전 정지작업(?)

강력한 구조조정 앞세워 경영 비효율성 비판 잠재우기

일반입력 :2010/06/07 13:36    수정: 2010/06/07 14:18

KBS가 강도높은 구조조정안을 발표한 것은 수신료 인상 추진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풀이된다.

KBS는 7일 직군 통폐합, 인원 20% 감축, 국부제 부활 등을 골자로 한 KBS 조직개편안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조직개편안에 따르면 KBS 전체 조직은 6본부 3센터로 개편되고, 직종이 21개 에서 9개로 통폐합된다.

또한 2014년까지 전체 인원 5천500명 가운데 1천100명을 줄이는 강도 높은 감원도 실시한다. 1년에 200명을 웃도는 규모다.

또한 성과급제 강화, 명예퇴직, 임금피크제, 의무안식년제를 연내 도입하고, 당장 다음달부터 노조전임제를 전면 폐지하는 안을 담았다.

이와 함께 국부장제도를 부활시켜 게이트키핑을 강화하고, 5년 내 3회 이상 근무평가 불량자는 면직할 수 있도록 해 퇴출구조도 강화됐다.

인원감축은 조직 통폐합으로 발생하는 유사업무자를 중심으로 감원되며, 비핵심업무를 자회사로 이관해 인원도 함께 이전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같은 내용의 조직개편안 발표로 KBS는 수신료 현실화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그동안 KBS는 비대한 조직 규모에서 발생하는 비용부담과 업무 비효율성으로 비판받아 왔다. 내부적으로도 인사적체현상과 인력과잉 등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

KBS 자체적인 비효율성은 수신료 인상의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KBS 스스로 강도높은 구조조정안을 내놓음으로써, 수신료 인상의 열쇠를 쥔 국회에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이미 수신료 인상으로 발생하는 재원을 신규 설비와 콘텐츠 투자에 투입한다는 뜻을 밝혀왔기 때문에 구조조정의 설득력은 더 강력해진다.

다만, 이번 조직개편안에 대한 KBS 노동조합의 반발이 만만치 않고, 수신료 인상을 위한 국회 논의도 여야 간 첨예한 대립이 예상돼 수신료 인상까지는 넘어야 할 장벽도 많다.

관련기사

그럼에도 향후 KBS의 수신료 현실화 작업은 빠른 속도로 전개될 전망이다. 오는 9일 이사회 보고를 시작으로, 14일 수신료 인상을 논의하는 2차 공청회가 열릴 예정이다.

KBS 안팎에서는 이달 말로 예정된 이사회에서 수신료 인상안을 표결 처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