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휴대폰 제조 1위 노키아의 추락이 심상치가 않다. 스마트폰 전쟁에서 제대로 밀려나며 RIM만도 못한 시가총액을 기록했다.
노키아는 2분기 휴대폰 매출이 당초 예상치인 67억~72억 유로를 밑돌 것이며, 영업이익은 9% 미만일 것이라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회계연도 영업이익률 역시 11% 미만으로 내다봤다.
노키아는 지난 4월 이번 회계연도 영업이익률 전망치를 기존 11~13%에서 9~12%로 낮췄으나, 예상 이상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하향조정을 다시 했다.
이에 따라 주가도 급락했다. 이날 핀란드 헬싱키 증시에서 노키아 주가는 전일 대비 8.96% 빠진 7.215유로에 머물렀다. 올 들어만 30% 넘게 빠졌다. 시가 총액은 333억달러를 기록했다. 마이크로소프트를 추월한 애플(2천400억달러)는 물론, 블랙베리 제조사 RIM(340억달러)에도 밀린 수치다. ‘기술 대장주’라는 한 때의 영화는 끝나버렸다.
이 같은 노키아의 추락은 시장서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휴대폰 승부처인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 삼성전자, 소니에릭슨, HTC 등이 주도하며, 노키아는 무대 밖에서 전전긍긍해왔다. 야심차게 여러 모델을 내놨지만 사실상 ‘찬밥’ 신세다.
스트래티직애널리틱스(SA) 조사에 따르면 노키아의 지난해 휴대폰 세계 점유율은 38.1%로 선두를 지켰지만 판매량이 4억3천1380만대로 전년 대비 3천660만대 가량 줄었다. 스마트폰 부재가 제대로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노키아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0’에 부스를 만들지 않은 것도 스마트폰 자신감 부족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쟁사들과 정면 대결할 에이스가 없다는 것.
지난 연말부터는 우리 돈으로 30만원 정도의 저가 스마트폰을 풀었지만 수익 증대 효과에는 물음표가 붙었다. 중국과 대만 등의 업체들과 저가 경쟁을 벌이면서 이미지가 하락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지디넷은 “애플과 삼성전자 등이 스마트폰 시장서 지분을 확대하는 동안 노키아는 기존 일반폰에만 매달렸다”며 “휴대폰 제조 1위 자리 수성이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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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노키아는 스마트폰 신모델 제작에 총력을 기울여 부활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최근 애플과 시작한 스마트폰 특허 관련 법정 싸움도 관전 포인트다.
티모 이하무틸라 노키아 최고재무책임(CFO)는 “수익 하락은 유로 약세에 따른 영향도 컸다”며 “3분기에도 쉽지는 않겠지만 반전을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