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방송사들의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수익모델없이 채널노출만 늘어 방송채널사업자(PP) 스스로 생명력을 깎는다는 지적이다.
4일 현재 애플 앱스토어에는 YTN, MBN, tvN, 온스타일 등의 방송관련 애플리케이션이 등록됐다.
이중 YTN과 MBN은 보도채널로 실시간 방송, VOD, 텍스트 뉴스 등을 제공한다. YTN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자사의 DMB, 라디오 등을 모두 생방송으로 제공하고 있다.
tvN과 온스타일은 엔터테인먼트 채널로 실시간 방송 기능은 없지만 VOD와 프로그램 정보, 쇼핑정보 등을 제공한다.
사실상 케이블TV에서 인기있는 채널은 대부분 아이폰에 탑재된 셈이다.
케이블PP의 아이폰 진출은 스크린 확장이란 목적이 크다. 여러 기기에 채널을 노출시켜 인지도와 충성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얼마전까지 케이블TV 채널들이 지상파DMB로 스크린을 늘려간 것과 상통한다.
하지만 문제는 방송사 어플 대부분이 별도 수익원을 갖지 못했다는 점이다. 실시간 방송이나 VOD가 무료로 제공되지만 특기할 수익모델은 찾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PP들이 수익모델을 고민하지 않고 성급히 유행에 휩쓸리고 있다”라며 “이같은 현상이 장기적으로 제살 깍아먹기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이폰 방송 애플리케이션처럼 실시간 방송을 무료로 볼 수 있는 수단이 늘면 케이블TV 가입자들이 유료방송을 고입할 이유가 줄어든다. 케이블TV의 인기채널이 대다수고, 인터넷 다운로드가 보편화되면 시간이 갈수록 케이블TV 가입자가 줄어들 것이란 얘기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광고수익이 점차 줄고, 장기적으로는 수신료의 파이도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수익모델로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광고다. 애플리케이션으로 영상을 보여줄 때 광고를 내보내는 것이다. 곰TV 등의 웹TV에서 영화 VOD 무료보기 시 광고를 보여주는 것과 같은 방법이다.
이에 대해 일본 애니메이션 방송사가 내놓은 애플리케이션이 주목을 끈다. 크런치롤(Crunchyroll)이란 이 어플은 애니메이션 에피소드 전편을 제공한다. 단, 에피소드를 볼 때마다 별도 광고가 나온다.
또 다른 모델은 TV에서 제공하는 콘텐츠와의 차별성을 두면서 TV시청을 유인하는 방법이다. 온스타일의 애플리케이션이 이와 유사하다.
프로그램 뒷이야기, 제작과정 영상 등이나 드라마 배경으로 사용된 지역소개 등 부가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프로그램 관련 정보를 보다 자세하게 제공하면서 시청자의 궁금증을 유발하는 방법도 있다.
기술적인 해법도 제시된다. 케이블TV 방송을 인터넷에서 볼 수 있게 하는 TV에브리웨어를 휴대폰과 연동하는 방법이다.
성기현 케이블TV방송협회 사무총장은 “TV에브리웨어는 IP와 인터넷 기반의 서비스인 만큼 기술적으로 모바일 기기와 연동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방송플랫폼, 방송채널 사업자들이 함께 시스템을 만들어 가는 사업모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1일부터 국내에서도 한국판 TV에브리웨어가 나왔다. CJ헬로비전과 곰TV가 만든 ‘티빙’이다. CJ헬로비전 가입자라면 케이블TV의 채널을 실시간으로 PC나 노트북으로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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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제작하고 케이블TV 가입자 인증을 거쳐 서비스한다면 사업모델로서의 가능성이 높다.
‘티빙’처럼 콘텐츠를 모은 플랫폼을 두고 PP사업자들이 성급한 독자노선을 걷는 것은 방송사업 전체로 볼 때 마이너스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채널 인지도를 높이면서 수익도 확보할 수 있는 고민을 해야한다”라며 “SO, PP와의 협업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