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e스포츠협회 “협상 의지 있지만 과도한 요구는 NO”

일반입력 :2010/05/31 12:15    수정: 2010/05/31 13:01

정윤희 기자

한국e스포츠협회(회장 조기행, 이하 협회)와 12개 프로게임단은 3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대표 마이크 모하임)와 곰TV의 독점 계약에 대해 강력 대응할 것이라 밝혔다.

협회는 블리자드의 협상 태도가 불성실했다고 비난하는 동시에 향후 협상과 관련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쟁점이 된 사항은 NDA 계약이 맺어졌는지 여부와 ‘스타크래프트’를 e스포츠 종목으로서 공공재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여부다. 특히 NDA 계약 여부는 양측이 주장이 확연히 달라 진실게임으로 비화될 전망이다.

 

이밖에도 협회는 블리자드가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온도차를 밝히고 향후 대응 전략에 대한 방안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다음은 기자회견 일문일답 전문이다.

- 기자회견을 개최한 취지는 무엇인가?

이번 자리는 우리가 협상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12개 게임단이 한뜻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나왔다. 그래텍이든 블리자드코리아든 블리자드 본사든 누구와 만나든 간에 협상을 할 의지를 가지고 있다.

- 사실상 블리자드와 곰TV가 계약을 맺은 상황인데 결국 곰TV와 협상을 하는것이 맞지 않나? 8월 협상 시한이 넘어갈 경우 어떻게 할 계획인가?

곰TV든 아니든 팬들의 볼거리를 위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협상에 임할 계획이다. 그러나 블리자드와 파트너십을 가져가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본다.

- 협회가 한발 물러서 블리자드의 지재권을 인정한다고 했을때 블리자드가 한국e스포츠협회에 제시한 사항은 무엇인가?

블리자드가 한국 시장에 투자한다는 내용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제안받은 것은 없다. 다만 투자를 하겠다는 의향은 들은 적이 있다.

- NDA계약을 맺은 적이 없다고 밝혔는데, 그렇다면 문건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인가?

NDA 계약을 맺은 적이 없다. 계약을 존재하지 않기에 당연히 문건도 없다. 맺은 적이 없고 맺었다면 블리자드가 문건을 공개했으면 좋겠다. 오히려 NDA 운운하는데 마이크 모하임이 모 매체와 인터뷰에서 협상 결렬 운운한 것은 NDA에 자유로운 것인지 묻고 싶다.

- 블리자드에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계획인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다음에 밝히겠다.

- 이번 사태와 관련해 온게임넷 및 MBC게임 등 방송국 입장은 어떤가?

온게임넷은 게임단 ‘스파키즈’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이 자리에 참석했다. 방송 운영과 관련해서는 아는 것도 없고 밝힐 것도 없다.

- 곰TV는 CJ미디어 자회사가 최대주주인 회사인데 보다 CJ엔투스의 구체적인 입장은 무엇인가?

12개 게임단을 대표해서 나왔을 뿐 관련 회사와 관련한 운영에 대해서는 밝힐 것이 없다. CJ와 그래텍이 지분관계는 있지만 서로 경영에 대한 간섭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 모하임 블리자드 대표가 최근 커뮤니티에 올린 글을 보면 3년간 협상을 진행을 했는데 협상 제안을 해도 협회에서는 아무런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돼 있다. 실제로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나?

있었다. 협상 테이블에서 면대면으로 추진은 어떻게 하고 계약은 어떻게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또한 공문으로 주고받은 것도 있다. 이는 다음번에 공개하겠다. 협회는 첫 협상에서 제안했던 것중 하나가 우리나라가 e스포츠 인프라가 잘 돼 있는 만큼 게임 사용료나 지적재산권 인정을 기본으로 구단, 선수, 팬 등 e스포츠 주체를 모두 활용해서 리그를 통한 프로모션 활동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 블리자드가 협회 사무국하고는 이야기하지 않고 12개 게임단과 개별적으로 하겠다고 이야기 했는데 어떻게 할 계획인가?

지금 이 자리에 12개 게임단 모두 나온 이유가 바로 대답이 된다. 협회 사무국이 12개 게임단의 의견을 모아 협상에 임할 계획이다. 왜 그런 이야기가 자꾸 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다.

- 블리자드가 요구한 감사권이 과도하다고 생각하나?

감사권은 블리자드가 요구한 많은 사항 중 하나다. 우리도 외부회계감사를 받는다. 그것을 예산 소위원회를 거쳤어 최종 이사회에 심사를 받는다. 따라서 우리는 감사를 받지 않아도 투명하다고 의견을 전달했다. 우리는 과도한 요구라고 생각한다.

- 블리자드가 이제 지적재산권을 들고 나온 것은 결국 ‘스타크래프트2’ 출시 때문 아닌가? 게다가 블리자드 역시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협회는 어떤가?

재차 강조한대로 성실히 협상할 계획이다. 그러나 블리자드가 사무국만의 생각이 아니라 12개 게임단의 생각이라는 것을 블리자드가 알면 보다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으로 생각한다. 협상을 잘해서 팬들에게 빠른 시일 내에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 결국 칼자루는 블리자드가 쥐고 있는 만큼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있다. 대응방안이 있나?

공공의 성격을 가진다면 지재권 침해라고 보기는 어렵다. 우리 리그가 원저작자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의 볼거리 요구를 충족시켜야 한다면 공공재적인 성격을 갖는다.

- 27일 한정원 블리자드 아시아 대표가 ‘스타크래프트2’에 대해 공공재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협회는 공공재로 본다고 밝혔는데 이러한 생각의 차이를 어떻게 좁힐 계획인가?

‘스타크래프트2’가 공공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스타크래프트’는 공공재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스타크래프트2’에 대한 지재권은 인정하고 협상에 임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스타크래프트2’도 공공재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 지난 27일 블리자드가 마이크모하임 대표 서명이 들어간 공문을 받은 것으로 아는데 이를 공개할 의향이 있나?

서한 역시 공개해야 할 시점이 오면 공개하겠다.

- 계속 다음에 문건을 공개하겠다고 했는데 그 다음은 어떤 시점인가?

다음 시점은 블리자드가 입장 표명한 다음이 될 것으로 본다.

- 협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결정적 이유는 무엇인가?

협회는 e스포츠를 정식 스포츠로 가는 과정에 있으며 완전한 스포츠가 아니라고 보고 이를 보완 발전시켜 나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블리자드는 e스포츠는 자사 게임의 마케팅 툴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 여기에서 온도차가 발생한다고 본다.

- 위기의 e스포츠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 e스포츠가 지난 10년이 지난 동안 블리자드의 마케팅을 대행해 준 것인지 묻고 싶다. 우리는 꾸준한 노력을 통해 대한체육회 인증종목으로 인정받았고 중국에서는 76번째 정식종목이 됐다. e스포츠는 단순히 플레이어 중심에서 벗어나 제도나 룰이 만들어지고 미디어가 결합되면서 스포츠화 과정을 거쳐서 지금의 스포츠 영역으로 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과도하게 저작권을 주장하는 것이라면 모든 e스포츠의 생산 주체들이 종목사에 휘둘리게 된다. 그럼 우리의 발전 방향을 스포츠가 아닌 엔터테인먼트로 선회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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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론을 보면 협회에 대한 불신이 적지 않다. 이에 대한 반성이 이뤄지고 있는지, 또한 팬들에게 믿음을 회복시킬 방법이 있는지 묻고 싶다

우리의 진정성이 왜 전달되지 않는지에 대해 매우 많이 반성했다. 그러나 블리자드와 협상 과정에서 무리한 요구가 많았는데 이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했다. 그래서 협회가 대응을 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오해가 많았다. 그러나 요구사항이 워낙에 구체적이고 과도하다 보니 공개하기도 어렵고 대응하기도 어려웠다. 일정 수준이 되면 이것을 다 공개해야하지 않는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