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중계권 분쟁' 결국 법정으로

일반입력 :2010/05/28 17:56    수정: 2010/05/30 12:03

남아공 월드컵 중계권 갈등이 결국 법정싸움으로 번졌다. KBS와 MBC가 SBS를 형사고소한데 이어 SBS도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을 밝혀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KBS와 MBC는 각각 27일과 28일 윤세영 SBS 회장과, 안국정 전 대표이사 등 전현직 임원진을 업무방해 및 사기죄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MBC는 고소장에서 “피고소인들은 코리아풀의 이름으로 공동으로 중계권을 취득하기로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타 방송사를 기망해 비밀리에 단독구매하기로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IB스포츠와 중계권을 단독 구매하는 데 상호협력하기로 비밀 합의문을 작성한 뒤 코리아풀에 참여하는 것처럼 위장해 입찰금액 정보를 취득했다”라며 “피고소인들은 MBC에 대해 막대한 재산상 손해를 입혔을 뿐 아니라 중계권 취득 및 경기중계 등의 업무를 방해했으므로 형사상 사기죄 및 업무방해죄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KBS도 고소장에서 “SBS의 행위는 KBS를 기망해 중계권 구매를 막고 국제적 스포츠 이벤트 중계를 불가능하게 함으로써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을 방해하고 KBS에 재산상 손실을 입힌 행위”라고 주장했다.

또한 “KBS가 입은 유무형의 재산상 손해에 대해 분명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민사소송도 곧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SBS도 형사소송에 대비해 법적 대응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던 터여서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게 됐다.

SBS는 보도자료를 통해 “자신들의 불성실한 협상 태도로 방송권을 확보하지 못한 책임을 호도하기 위한 것으로 매우 부적절하고 유감스러운 것”이라며 “소장이 송달되면 SBS의 명예를 훼손하고 무고하게 고소를 한 부분에 대해 맞대응할 것을 신중히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형사고소와는 관계없이 남아공 월드컵의 방송 준비를 차질없이 진행할 것”이라며 단독중계 철회에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의 후속조치는 오리무중이다. 이창희 방통위 시장조사과장은 "현재 관련 조사가 진행중이며, 과징금 부과여부가 결정되는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지난달 지상파 3사에 공동중계를 위한 성실한 협상을 촉구하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와 함께 공동중계가 무산될 경우 방송법상 보편적 시청권 위반을 이유로 과징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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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상파 3사의 협상은 중계권료와 한국전 공동중계 여부 등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결렬됐다. 급기야 방통위의 결정을 기다리던 SBS는 지난 25일 월드컵 단독중계를 공식선언했다.

방통위는 이후 과징금 부과여부에 대한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시정명령에 따라 3사가 얼마나 성실한 협상을 벌였는가가 관건인데, 성실성을 판단할 여러 조건을 놓고 판단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