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월27일 일몰된 단말기 보조금 규제법이 행정지도로 사실상 부활했다.
업계에서는 현행 마케팅비 규제 가이드라인에 개별 단말기 보조금 규제까지 이뤄질 경우, 오히려 옛 보조금 규제보다 민간 자율성이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국회와 옛 정보통신부(현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2008년 3월 일몰시킨 단말기 보조금 규제법이 방통위의 마케팅비 규제 가이드라인에 의해 사실상 부활됨에 따라 실효성 논란과 함께 적법성 여부에도 문제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방통위가 마케팅비 규제 가이드라인에 따라 통신사업자들의 마케팅 비용을 매출액 대비 22%까지 제한키로 한 데 이어, 단말기 보조금을 대당 27만원선으로 제한키로 하면서 논란은 가중되고 있다.
지난 2008년 3월 일몰된 단말기 보조금 규제법은 국회와 정부, 시민단체 및 사업자 간 치열한 논리 대결 끝에 폐지됐다. 앞서 2006년에는 역시 치열한 논리 공방 끝에 18개월 이상 가입자를 대상으로만 부분 허용하고 2년 간(2008년 3월26일까지) 유예하는 것으로 유지시킨 법이었다.
이렇게 첨예하게 의견이 엇갈렸던 단말기 보조금 규제를 방통위는 사업자 간 합의조차 이루지 못한 내용을 행정지도로 강행했다. 사업자가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법적 제재수단 없이 정책적 불이익을 주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특히 단말기 보조금의 직접적인 이용자이자 수혜자인 소비자의 의견을 수렴하지 못한 부분은 방통위의 가장 큰 과실로 꼽힌다.
아이폰으로 불거진 고가의 스마트폰이 이동통신시장의 트렌드가 된 상황에서 방통위의 단말기 보조금 규제가 소비자의 비용부담 증가로 이어질 것이 명약관화한 상황에서 말이다.
방통위의 올해 주요 정책과제 중 하나가 스마트폰 및 무선인터넷 활성화라는 점에서, 사업자 간 유·불리를 떠나 보조금 규제는 모순된 결정이란 것이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마케팅비가 과다하다는 이유만으로 민간 기업의 영업활동까지 제한할 수 있다는 나쁜 선례를 남겼기 때문이다.
특히, 2003년 3월부터 2008년 3월까지(2006년 3월부터 2008년 3월까지는 18개월 가입자 이상인 경우 부분 허용) 5년 간 시행된 단말기 보조금 규제법은 성공한 규제가 아니라는 것이 일반적 평가였다. 그래서 2008년 3월26일자로 일몰시킨 것 아닌가.
방통위의 규제로 소비자가 선의의 피해자가 돼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