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가 원하면 닫혀진 애플도 열린다"

이윤규 오페라소프트웨코리아 지사장 인터뷰

일반입력 :2010/04/23 11:57    수정: 2010/04/23 17:24

웹브라우저 업체 오페라가소프트웨어가 쉽게 열리지 않은 아이폰 생태계를 파고드는데 성공했다. 애플이 오페라 미니 브라우저를 아이폰 사용자들이 쓸 수 있도록 앱스토어 문호를 개방한 것이다. 폐쇄적인 애플을 떠올리면 파격적인 조치였다. 세간의 예상을 뒤집었다는 반응도 많았다.

이에 대해 이윤규 오페라소프트웨어코리아 지사장은 닫힌 시장도 열게 만드는 것이 오페라의 경쟁력이다면서 사용자 요구에 맞춰 개방형 표준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이폰 사용자에게 모바일 사파리가 제공하지 못하는 요소를 오페라 미니를 통해 줄 수 있어 애플이 이를 허용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아이폰용 오페라미니는 빠른 브라우징 속도와 사용자인터페이스(UI) 기능, 설정, 데이터최적화 서버를 통한 전송량 절약 효과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윤규 지사장은 닫힌 시장도 사용자들의 요구를 맞추기 위해서는 다양성이 필요하다면서 앞으로도 개방형 표준에 기반해 사용자들 요구에 맞춰나가겠다고 말했다.

오페라는 PC, 스마트폰, 휴대폰 등 인터넷과 기기성능에 따라 브라우저를 개발해 제공한다. 빠른 속도와 다양한 기능 말고도 경쟁업체들보다 세분화된 제품군을 통해서 사용자 요구에 맞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윤규 지사장은 오페라 모바일이나 PC용 오페라는 사양이 충분한 하드웨어에 사용된다며 반면 데이터 이용량에 민감하거나 처리성능이 떨어지는 환경에서는 오페라 미니 브라우저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오페라는 웹표준을 철저하게 따르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만큼, 그는 한국이 웹표준 준수에 있어 세계적인 흐름을 따라가려면 좀더 속도를 내야한다고 강하게 주문했다. 공공기관들이 웹표준에 신경을 쓰는 등 2년전보다는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 갈길이 많다는 얘기였다.

웹표준을 강화하지 않으면 차세대 표준으로 떠오른 HTML5 환경에서도 뒤쳐질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구글 등 거대 IT기업들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HTML5는 애플판 태블릿 아이패드가 등장하면서 확산에 가속도가 붙었다. 이윤규 지사장은 HTML5과 플러그인 등을 활용해 다양한 웹 기반 응용 기술이 많이 나오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면서 어떤 기술이 더 좋은지는 시장이 판단할 것이다고 말했다.

오페라는 최근 웹과 모바일을 넘어 텔레비전 시장도 정조준하기 시작했다. 오페라는 자사 브라우저 기술을 국내외 차세대 방송 콘텐츠 시장에도 투입할 예정이다. 유럽에서 IPTV, 셋톱박스 제조사 등과 함께 브라우저 기반으로 TV콘텐츠를 제공하는 하이브리드 방송 및 광대역 TV(HbbTV)플랫폼 표준화 작업에도 참여중이다.

이윤규 지사장은 모든 디바이스에 웹브라우저를 집어넣자는게 오페라가 추구하는 비전이라며 기기를 다루는 모든 사용자들에게 오페라 브라우저 경험을 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페라는 지난 1월 광고플랫폼 업체 애드마벨을 인수했다. 당시 모바일용 오페라 브라우저 사용자는 5천만명. 오페라와 애드마벨은 오페라 브라우저에 광고플랫폼을 통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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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규 지사장은 광고를 전달할 통로가 중요한데 웹 자체가 광고채널이 된 것 같다며 글로벌 지침이 나오더라도 지역마다 시장 환경이나 광고주, 마케팅 형태가 달라 국내 전략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진행상황을 물었지만 어떻게 준비한다고 밝힐 수 있는 내용은 없다는 대답.

다만 오페라는 웹브라우저 업체로서 영역을 확고히 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윤규 지사장은 오페라는 브라우저 바깥이 아니라 이 안에서 혁신을 통해 시장과 소통해왔다며 경쟁에서 살아남고 또 새로운 시장을 개발해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