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명되지 않았다" 삼성, 반도체 공정 인체위험 의혹 반박

일반입력 :2010/04/16 08:39    수정: 2010/04/16 08:53

송주영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근무하는 노동자가 유해한 환경에 노출됐다는 데 대해 '반올림(반도체 노동자 건강과 인권지킴이 모임)'은 꾸준한 의혹을 제기했다. 삼성전자는 증명된 사실이 없다고 맞받았다.

15일 삼성전자는 이례적으로 이뤄진 반도체 라인 공개를 통해 그동안 제기된 쟁점에 대한 해명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동안 삼성전자 반도체 라인에서 근무하다 림프조혈기계 암 진단을 받은 전현직 근로자는 누계상으로 22명이다.

이중 재직중 발병한 사람이 15명이다. 22명중 10명은 이미 사망했다. 이에 대해 유가족은 벤젠, 방사선 등에 노출된 것이 질병 발병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첫 번째 의혹, 공정과정 벤젠 사용여부

삼성전자는 벤젠 사용 여부와 관련 지난해 국감때 제기됐던 시료에서의 벤젠 검출 여부에 대해선 "미국 업체를 포함해 4군데 업체를 통해 시료 자체에도 벤젠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인증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삼성전자는 안전보건공단이 1차 역학조사를 실시했고 현장노출을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1차평가가 끝났지만 같은 해 두 명의 노동자가 동일한 병에 걸리자 2차로 08년 4월 상관관계 분석을 진행했다.

삼성전자는 발생률, 사망률 등 통계분석을 통한 상관관계 분석에서 일반적인 백혈병과 작업환경에 따른 백혈병 발병에 대해선 통계 유의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5월 근로복지공단은 산재 불승인을 최종 결정했다. 지난 1월부터는 이와 관련 행정소송이 진행중이다.

벤젠 검출 여부와 관련 삼성전자는 별도의 컨설팅도 받았다. 컨설팅 결과는 0.08~8.91ppm의 벤젠이 검출됐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컨설팅은 원재료 자체에 대한 벤젠의 양을 분석하는 것이었고 공단은 공기중의 양을 분석하는 것이어서 미검출로 판정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공증된 검인기관으로 선정한 한국화학실험연구원, 한국산업기술시험원, 한국화학연구원, 미국 발라즈 등에도 분석을 의뢰했다. 이들 기관은 '미검출'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는 한국화학실험연구원, 발라즈 등이 갖고 있는 장비는 최소 0.05ppm 까지 진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의혹, 보호장비 착용 여부

삼성전자는 지난 95년까지 공정과정에서 트리클로로에틸렌(TCE)란 물질을 사용했다. TCE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의해 유해화학물질로 지정됐다. 삼성전자는 95년 이후 좀 더 안전한 용액으로 교체했다고 해명했다.

삼성전자는 과거 유해한 물질을 사용하기도 했으나 화학물질을 다룰 때는 보호장갑, 보호안경을 갖춘 이후에 공정을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인마다 환경안전담당자도 배치했다고 해명했다. 해당작업장에서 안전사항을 위반하고 있는지를 감시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다.

삼성전자는 "아무리 감독을 해도 사업장이 넓고 감독하는 인력도 한계가 있으니 실수가 있을 수 있고 모든 사항에 대해 점검을 할 순 없지만 화학물질만큼은 다른 물질에 비해 우선 교육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 발견하지 못한 사례가 있을 수 있고 알고 있는 선에선 그런 경우가 없다고 단서를 달았다.

삼성전자는 00년 이후엔 일부 라인에 대해 화학물질에 대한 변질, 유해정도를 점검할 수 있는 모니터링 장비도 설치했다고 했다. 이 장비는 15초 간격으로 모니터링하도록 돼 있다.

삼성전자는 화학약품 관리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화학약품은 이용하는 사람이 헷갈리지 않도록 뚜껑 색깔을 달리 표시하고 뚜껑을 여는 기기 색깔도 달리해 용액이 섞이지 않도록 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 의혹, 방사선 노출 여부

생산직 근로자들이 방사선에 노출됐는가도 논란이다. 삼성전자는 방서선이 노출될 수 있는 IMP란 설비를 이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기계 자체에서 안정성이 확보된 설비라고 강조하고 있다. 3중 안전장치가 됐는데 첫 번째론 납으로 밀페됐고 두 번째론 문이 열렸을 때 전기적으로 전원이 차단해 가동이 중단되도록 했고 3번째로 문이 개발되면 기계적 전원도 차단된다는 설명이다.

기계가 가동이 되지 않도록 하는 인터락을 해지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에 대해선 해제하는 순간 기계 가동이 중단된다고도 했다. 인터락을 해제할 수도 없고 해제했을 때 생산량이 더 늘지도 않는단 해명도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IMP 설비 근처의 방사선 노출은 0.3마이크로SV(시간당)으로 자연상의 방사선 노출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5라인과 S라인을 공개한 것에 대한 이유도 설명했다. 그동안 암이 발병한 노동자들이 집중된 라인은 1~3라인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선 이미 1, 2라인은 6년 이전 테스트 라인으로 변경됐고 3라인은 지난해 3월 LED 라인으로 변경됐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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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과거 3라인과 가장 유사한 5라인을 공개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삼성전자는 5라인과 함께 시스템LSI를 생산하고 있는 S라인도 함께 공개했다. S라인은 5라인에 대해 설비가 자동화돼 있고 시설도 깨끗하게 마련됐다.

이번 삼성전자의 해명은 삼성전자 측 주장이다. '반도체 제조공정 설명회'에서 한 외신기자가 지적했듯 일본에서도 30년만에 공장 환경과 한 질병의 상관관계가 밝혀진 바 있다. 아직 시원하게 의혹이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삼성전자의 투명하고 숨김없는 해결 과정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