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대 신사옥 세운 올림푸스, 비결 물으니…

일반입력 :2010/04/14 18:02    수정: 2010/04/14 18:51

류준영 기자

올림푸스한국이 출범 10년 만에 신사옥을 준공했다. 본사의 간섭이 많고 제약도 큰 외국계 기업에선 이례적인 경우다. 또 수백억원의 올림푸스 본사 투자지원을 일절 거절한 채 올림푸스한국의 자력으로 쌓아올린 사옥이라 그 의미가 남다르다.

비결이 뭘까? 방일석 올림푸스한국 사장은 14일 삼성동 신사옥 준공 관련 기자간담회를 통해 여타 외국계 기업들과 차별화된 경영포인트를 밝혀 이 같은 궁금증을 풀어줬다.

먼저 ‘철저한 현지화(로컬라이징)’이다. 방일석 사장은 본사로부터 올림푸스한국 사장직을 제의 받았을 때 본사 경영진으로부터 3가지를 약속 받았다고 한다. ▲독립경영체제, ▲수익의 재투자, ▲한국법인의 글로벌화가 바로 그것.

특히 올림푸스한국의 아이덴티티(정체성)을 이끈 한국법인의 '독립경영체제'와 '수익 재투자' 구조가 큰 성과를 엮어낸 핵심엔진이 됐다. 방 사장은 “본사로부터 경영의 권한을 모두 위임 받아 10년간 연속해 이익을 냈으며, 이렇게 벌어 들인 수익은 모두 한국에 재투자했다. 본사 배당금은 전체 수익을 통틀어 2.7%에 불가했다”고 말했다.

이번 신사옥을 계기로 올림푸스한국은 현지화 전략을 더욱 가속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글로벌 수출에 주력하는 외국계 기업의 위상을 보여줄 각오다.

방 사장은 “해외시장서 승부를 걸만한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갖춘 기업을 집중 발굴, 인수합병(M&A)를 비롯한 투자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올해는 수 백억원 수준에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

올림푸스한국은 이날 향후 10년의 목표인 ‘한국법인의 글로벌화’를 슬로건으로 내건 미래비전 ‘비전 2010’을 선포했다. 한국발(發) 비즈니스로 글로벌 시장서 승부를 걸어 보이겠다는 것. ‘비첸’과 같은 자회사를 토대로 이를 구체화할 계획이다.

방 사장은 91년 역사를 가진 올림푸스의 광학기술에 한국시장에서 잘 할 수 있는 응용 비즈니스를 결합한다면 글로벌 시장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며 현지화를 통해 글로벌화를 이룬 성공적인 벤치마킹 모델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한편 이번에 준공된 올림푸스타워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됐다. 12층 사무실 건물에 지하 1, 2층은 클래식 전용 공연장과 아트 갤러리(갤러리 팬) 등이 들어섰다. 총 투자규모는 600억원. 방사장은 “수준 높은 갖가지 문화공연을 통해 사회공헌에 이바지하며, 예술인재 육성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푸스한국은 지난 2000년 설립된 일본 올림푸스의 한국 자회사로 국내 시장에선 내시경과 같은 의료장비사업이 전체 매출액의 80% 이상을 차지하며, 디지털카메라 사업 부문도 영업성과개선에 적잖은 힘을 보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