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⑤]정액요금제 뜨니 ‘접속료’도 정액제 시대

트래픽 과부하 ‘포털’ 접속료 대상 되나

일반입력 :2010/04/16 10:52    수정: 2010/04/18 21:03

데이터 정액요금제, 스마트폰 요금제 등 정액요금제가 확산되면서 유무선 사업자 간 접속료에서도 처음으로 ‘정액 접속료’ 논의가 수면으로 부상하고 있다.

상호접속료는 A사업자의 고객이 B사업자의 고객에게 전화를 걸 때마다 사업자 간 합의된 요율대로 접속료를 지불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무선데이터 활성화와 함께 정액요금제 가입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접속료에도 정액제를 도입하자는 논의가 제기되는 것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유무선의 모든 망이 IP화 될 경우 선·후발사업자 간 차등을 두고 있는 접속료 정책이 조기에 단일접속료로 수렴되는 것을 대비한 완충 역할의 의미도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단일접속료 도입 논의가 지난 하반기부터 스마트폰 요금제가 확산된 만큼 2008년을 기준점으로 하는 ‘2010-2011 접속료’ 보다는 ‘2012-2013 접속료’ 산정 때 적용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단일접속료 실시 시점에 업계 ‘촉각’

정액 접속료 도입 시점과 함께 올해 접속료 산정 정책에서 사업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은 단일접속료 적용 시점이다.

단일접속료는 현행 ▲시내전화 19.31원 ▲인터넷전화 7.66원 ▲SK텔레콤 32.93원 ▲KTF 37.96원 ▲통합LG텔레콤 38.53원(2009년 기준) 등의 선·후발 유무선 사업자 간 차등적인 접속료 차이를 유무선망의 All-IP화에 맞춰 동일하게 가져가자는 정책이다.

영국의 방송통신 규제기관인 Ofcom은 이달 초 2015년을 유무선의 접속료 격차가 사라지는 All-IP화가 이뤄지는 시점으로 예상하고, 이동전화 접속료를 균등하게 가져간다는 방침을 내놓은 바 있다.

우리나라도 올해 접속료 산정 과정에서 이 같은 논의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선발사업자인 SK텔레콤은 조기에, KT와 통합LG텔레콤은 점진적인 실시를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단일접속료 도입시점을 방통위가 u-BcN(초광대역 통합망) 구축 완료 시점으로 잡고 있는 최소 2013년 이후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 포털 등 트래픽 과부하 유발 사업자도 접속료 대상 여부 관심

단일접속료에 대한 논의가 나오면서 함께 제기되는 문제가 포털의 접속료 대상 포함 여부다. 통신사들은 정부정책에 맞춰 광대역망 확보에 끊임없이 투자하고 있지만 정작 이 플랫폼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수익을 내는 곳이 인터넷업체란 인식 때문이다.

통신사의 망을 임대해 사업을 하는 재판매 사업자는 망 이용대가와 함께 접속료 대상이 되지만, 통신사의 인프라를 활용해 인터넷 관문 역할을 하며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는 포털 등은 그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에서 형평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스페인의 통신사업자인 텔레포니카가 자사의 망을 활용해 수익모델을 이어가는 포털들을 대상으로 접속료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텔레포니카는 수혜자 부담원칙에서도 포털이 접속료를 부과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통신사들은 아이폰, 구글로 대변되는 제조사·포털 등이 통신영역으로 들어오면서 느끼는 위기감과 자신들이 구축한 3G, 와이파이(Wi-Fi), 와이브로 등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모바일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가는 데 대한 우려를 접속료로 풀어내겠다는 심산이다.

다만, 여기에는 첨예한 논쟁이 예상되는 망 중립성의 이슈가 잠복하고 있어 쉽지 않은 논의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 010 번호통합 시점=유효경쟁정책 종료 시점?

단일접속료 도입에 가장 큰 변수로 꼽히는 것 중에 하나가 010 번호통합 시점이다. 현재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약 80%가 010 번호를 사용 중에 있으며 최근 강제통합에 대한 논란이 계속돼 왔다.

010 번호통합이 중요한 이유는 현재 2G, 3G, EVDO-1x로 나뉘어 있는 망이 3G나 향후 4G로 통합된다는 의미인데, 이는 접속료 산정의 네트워크 원가에 직접적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아울러, 3G나 4G로 전환될 경우 서비스 매출에서 차지하는 데이터 비중이 현재보다 큰 폭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원가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2015년경을 010 번호통합이 이뤄지는 시점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SK텔레콤, KT, LG텔레콤의 800MHz 및 1.8GHz의 주파수 사용기간이 각각 2011년 6월 만료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기에 번호통합이 이뤄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관련기사

현재 SK텔레콤의 전체 가입자 중 26%, KT 10%, 통합LG텔레콤의 25%가 2G 번호인 01x를 사용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접속료 산정에서 모든 망이 3G로 수렴되는 010 번호통합 시점을 유효경쟁의 종료 시점으로 잡을 수도 있다”며 “010 번호통합에 따른 각사의 접속료의 큰 영향은 없겠지만 All-IP화와 함께 단일접속료 도입 시점을 앞당길 수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