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상호접속료 산정에 있어서 가장 큰 변수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무선데이터 시장의 급속한 팽창이다. 음성을 기반으로 한 상호접속료 산정에서 데이터 비중이 커질수록 원가는 작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KT경제경연구소에 따르면, 아이폰 사용자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442MB로, 일반폰 가입자 대비 무선인터넷 사용량이 44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연말 KT의 아이폰 외에도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쇼옴니아와 SK텔레콤의 T옴니아2 등의 스마트폰 가입자만 100만명에 이를 정도로 무선데이터 사용량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이동통신3사는 올해 출시될 휴대폰의 20% 이상을 스마트폰으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맞춰 스마트폰과 데이터 정액요금제 이용자도 크게 늘어나, 접속료 산정에서 무선데이터 사용량 증가가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 무선데이터 사용량 증가, 이통사 원가 절감 요인
업계는 일단 2010-2011 상호접속요율이 관행적으로 2008년 말 기준을 적용할 가능성이 커 이번 접속료 산정에 무선데이터사용량 급증이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무선데이터 사용량 폭증추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됐기 때문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일반적인 접속료 산정에서 사업자들은 연말 원가책정을 하고 이를 이듬해 3월에 방송통신위원회에 보고하면 이를 9월까지 검증해, 또 이듬해 4월까지 장기증분원가 모델링을 한다”며 “이를 고려하면 2009년 원가기준을 적용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하지만 방통위가 스마트폰 및 무선데이터 활성화 정책에 따라 2012년 이후 접속료 산정에서 급격한 변화를 초래하지 않기 위해 실질적 원가 반영이 아닌 정책적 고려를 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럴 경우 무선테이터사용량폭증 부분의 선반영이 불가피해 보이고 이에따라 무선데이터 사용량은 접속료 문제의 핫 이슈로 급부상할 것으로 관측된다.
방통위가 2013년까지 유무선 네트워크를 u-BcN(초광대역통합망)으로 업그레이드 할 계획을 갖고 All-IP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All-IP화는 음성까지도 데이터로 수용하고 디지털로 전환시키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는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에 대한 도입과 함께 m-VoIP 접속료 논의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이동통신망에서 음성의 비중보다 데이터의 비중이 커지면서 SK텔레콤과 KT가 타 사업자에 비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3G 사업을 포기한 통합LG텔레콤이나 MVNO(가상이동망사업자) 진출을 고민하고 있는 케이블업계의 경우 데이터 사용량 증가에 대한 고민이 낮을 수밖에 없다.
이동통신시장의 가입자 비중도 SK텔레콤과 KT, 통합LG텔레콤의 비율이 5:3:2 구조이고, T스토어와 쇼앱스토어로 오픈마켓에 먼저 진입한 SK텔레콤과 KT의 데이터 사용량이 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KT의 경우 가입자 규모는 작지만 아이폰의 독점 출시로 지난 몇 달간 데이터 폭증을 경험한 바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당장 올해 접속료 산정에서 데이터 사용량 증가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하더라도 향후 접속료에서 가장 큰 변화를 초래할 이슈”라며 “또 이는 All-IP화와 함께 유효경쟁정책의 종료시점을 결정하는 데도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