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200만 시대, 숫자놀음은 끝났다

IPTV가 실시간 가입자 2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뒀다. 유료방송업계는 200만 가입자를 사업 활성화의 분수령으로 받아들인다. 본 방송을 시작한지 1년 5개월. 가입자 기반확보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쟁력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뉴미디어 사업들은 그동안 200만 가입자를 분수령으로 확산과 안정화의 결과를 보여왔다.

케이블TV는 1995년 사업 시작 후 5년간 200만 장벽을 넘지 못하다가 200만을 돌파 후 사업이 급성장했다. 뉴미디어는 아니지만 초고속 인터넷의 경우도 2년만에 200만을 넘어 순식간에 보급됐다.

반면 200만 가입자는 새로운 도전의 시작이기도 하다. 케이블TV와 달리 위성방송 스카이라프는 240만명에 주저앉고 말았다. 200만이란 숫자를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는 사례다.

IPTV는 도입 당시 방대한 콘텐츠, 그리고 양방향 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200만 가입자를 유치한 현 시점에도 디지털케이블TV와 IPTV의 차이점이 거의 없고, 볼만한 채널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IPTV의 빠른 성장세가 마케팅 덕분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IPTV 이슈화 몸부림, 숫자놀음은 끝났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지난 8일 발표한 ‘IPTV 신규 방송서비스 도입과 소비자 행태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IPTV 실시간 이용자의 24.4%가 타 유료방송 서비스에도 가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IPTV 가입자의 55.6%가 결합상품 가입자였다.

IPTV를 주시청 서비스로 인식하는 비율은 77.8%로 아날로그케이블(94.9%), 디지털 케이블(89.3%), 위성TV(98.9%) 등과 비교해 많은 차이를 보였다. 일반 시청자들이 IPTV를 케이블TV나 위성방송의 대체물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오히려 IPTV 가입자들은 실시간 방송보다 VOD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실시간 방송이 여전히 지상파 콘텐츠 위주로 운영되는 현실에서 케이블TV와의 차별성으로 VOD를 꼽은 것이다.

타 유료방송과의 차별점이 없는 상황에서 결국 통신사들이 가입자를 모으기 위해서는 대규모 마케팅이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하지만 이는 비용부담만 가중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IPTV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업 2년을 맞는 올해에도 수익성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엄청난 투자부담에 시달릴 것”이라며 “초고속인터넷에서 나타나는 현금마케팅 경쟁을 반복하는 것은 막아야한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경쟁력 찾기 고심 속, 해법은?

이 때문인지 사업자들은 올해 들어 새로운 IPTV 경쟁력 찾기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통신 3사는 올해부터 경쟁적으로 오픈 IPTV 정책을 발표했다. 채널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TV에 앱스토어를 도입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집어넣었다.

교육시장으로의 진출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학교형IPTV다. 여기에 교육 콘텐츠를 끌어 모아 교육부문 콘텐츠 강화에도 적극적이다. 교육콘텐츠 보유 업체와의 공급계약이 계속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카이라이프와 KT의 협력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지난해 KT는 스카이라이프와 제휴해 쿡TV 스카이라이프 하이브리드 상품을 내놓았다. 실시간 방송은 위성방송으로 VOD는 IPTV로 제공하는 형태. VOD에서 갖고 있는 강점을 잘 살린 사례로 평가 받으며 KT와 스카이라이프 내부에서도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통신사가 자기 이익만을 위한 행보를 보인다면 방송시장이 커지기 보다 나눠먹기로 전락할 수 있다”라며 “결과적으로 IPTV의 살 길은 타 매체와의 협력 강화, 시장성 있는 콘텐츠 그룹의 형성에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