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PC' 등교 필수품 될까?

일반입력 :2010/04/11 15:16    수정: 2010/04/11 21:26

남혜현 기자

“학교를 잡아라”

PC업체들이 성장엔진으로 교육 시장을 주목하고 나섰다. ‘쓰기 기능’을 접목한 태블릿PC를 전진배치했다.

관련업계는 2013년 디지털 교과서를 일반화한다는 정부방침에 따라 공교육기관에서 태블릿 수요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 교과서 사업을 전담하고 있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은 이를 위해 지난 2007년부터 전국 16개 도시 132개 초중등 학교를 선정해 국영수사과 등 주요과목을 중심으로 디지털 교과서 시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디지털교과서를 지원하는 단말기 구비는 개별 학교의 몫이다. 정부가 각 학교에 PC를 보급한다는 계획은 현재로서는 없다. 초기 시범학교로 지정됐던 곳에 한해서는 정부가 PC구입을 지원했지만, 앞으로는 성능에만 문제없으면 어떤 단말기에서도 지원되는 식으로 소프트웨어(SW)업그레이드에 초점을 맞춘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학교에 따라서 기존 컴퓨터실 PC만을 운영할 수도, 예산을 배정에 새로 단말기를 구매할 수도 있다. 

PC제조업체 입장에선 군침 도는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 이채기 이사는 “한국에서는 정부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에 디지털 교과서 사업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애플 ‘아이패드’  출시를 비롯해 이를 견제하기 위해 다른 PC제조업체들에서도 (교육용 PC를) 많이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PC형태로는 태블릿PC가 성공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시범학교에도 후지쯔와 HP의 태블릿PC가 보급됐다. 이채기 이사는 “터치를 지원하는 태블릿은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때문에 저학년일수록 (채택하려는) 경향이 크다”면서 “책상에서 키보드나 마우스 같은 기타 액세서리가 많이 필요한 것보다는 태블릿이 활용하기 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디지털교과서 담당 정의석 선임연구원은 태블릿PC가 시범학교에 채택된 것에 대해 “디지털 교과서 특성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고성능 단말기를 고민하다가 ‘쓰기 기능’ 때문에 태블릿을 주목했다”면서 “그렇지만 정부측에서 특별히 태블릿을 주문한 것은 아니고 당시 입찰에 참여했던 PC제조업체들이 교육에 최적화된 단말기로 태블릿을 들고 왔다"고 언급했다.

정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앞으로 디지털교과서를 채택하는 학교에서 꼭 태블릿PC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 각 학교 실정에 맞게 노트북이나 넷북, 전자책 단말기 등을 채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종에서 디지털 교과서가 돌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이를 위한 PC권장사양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태블릿이 우선적으로 채택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는 PC제조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선보이는 교육용PC가 태블릿이라는 데서도 확인된다.

인텔은 지난 8일 교육용 태블릿PC인 ‘컨버터블 클래스메이트PC'를 발표하고 한국 교육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임을 비쳤다.

인텔이 선보인 신제품은 초등 저학년을 타겟으로 스타일러스 펜 입력 방식의 터치를 지원한다.

상반기 국내 출시가 유력하게 전해지는 애플 아이패드 역시 전자책과 미디어 경험을 강조해 학습용으로 적합한 기기로 꼽힌다. 국내 PC제조업체인 삼성전자와 TG삼보컴퓨터 역시 곧 태블릿을 출시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돈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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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각에서는 학교에서 PC를 선택할 때 객관적 사양보다 정치논리에 따른 이권이 먼저 개입될 것을 우려했다. 디지털 교과서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이 ‘성능, 비용’ 등의 이유보다 정치적 안배가 더 강할 수 있다는 견해다.

한국사이버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곽동수 교수는 “제품의 기능이나 시장 전망과는 전혀 상관없는 게 교육 시장"이라며 "주변 학교의 PC선택이나, 교육청 방침 또는 각 PC유통업체들의 마케팅 전략 등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