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인기 웹툰에 러브콜 ‘봇물’

일반입력 :2010/04/05 11:45    수정: 2010/04/05 11:59

정윤희 기자

최근 게임과 웹툰의 랑데부가 가속화되는 추세다. 온라인게임이 웹툰화되는 것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게임 내 에피소드, 캐릭터 비화 등을 다룬 게임 웹툰, 이용자가 직접 그린 팬툰, 게임 내 아이템으로 변신한 웹툰 캐릭터에 이르기까지 그 형태가 훨씬 다양해졌다.

이처럼 게임 업체들이 게임과 웹툰을 결합시키는 이유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당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용자들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인지도 있는 웹툰을 게임에 사용함으로써 게임에 대한 친밀감을 높이고 ‘나도 한 번 해볼까?’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각 게임 업체들이 인기 웹툰과의 결합을 통해 적극적으로 이용자 저변 확대에 나서 눈길을 끈다.

우선, ‘주선온라인’은 전통적인(?) 방식대로 게임과 웹툰의 공동연재를 시작했다. 지난해 선보인 게임 소재 웹툰 소노브이(대표 장원봉) ‘베르카닉스’와 넥슨(대표 서민, 강신철) ‘허스키 익스프레스’에 이은 것.

CJ인터넷(대표 남궁훈)이 서비스 예정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주선온라인’은 아직 비공개 서비스가 시작되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포털사이트 다음에 연재되는 동명 웹툰 ‘주선’으로 화제를 모았다.

호랑, 가야 작가가 공동 작업하는 ‘주선’은 동양화풍의 섬세한 그래픽으로 웹툰 독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작품. 이미 ‘천년동화’, ‘구름의 나라’ 등으로 입소문을 탄 호랑 작가인 만큼 누리꾼들의 기대가 대단하다.

‘주선’은 주인공 백무결과 매화의 비극적인 사랑, 그리고 백무결을 사랑하지만 멀리서 지켜볼 수밖에 없는 소연하의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가 주 내용이다. 조회수 3억, 800만 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동명의 인터넷 소설이 원작인 만큼, 게임과 웹툰 모두 탄탄한 스토리를 자랑한다.

호랑 작가의 팬이라는 한 독자는 “원래 온라인게임을 즐기지는 않지만 웹툰을 보다보니 게임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게임 서비스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웹툰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네오플(대표 서민)의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는 아예 웹툰 캐릭터의 아바타를 게임 내에 등장시켰다. 네오플과 콘텐츠 제휴를 맺은 작품은 바로 네이버에서 인기몰이 중인 ‘입시명문사립 정글고등학교(김규삼 작가)’와 ‘마음의 소리(조석 작가)’.

작가 특유의 개성과 유머가 살아있는 캐릭터인 ‘불사조’와 ‘만년삼’(이하 정글고), ‘조석’, ‘김정남곤잘레스고양이’, ‘센세이션’(이하 마음의 소리)이 등장한다는 것만으로도 게임 이용자 및 웹툰 독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을 정도다.

네오플은 각 웹툰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얼굴 모양을 본떠 아바타로 제작해 오는 15일까지 2주 동안 한시적으로 이용자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던파’를 플레이하는 한 이용자는 “평소 즐겨보던 웹툰 캐릭터가 ‘던파’ 내에 들어온다니 너무 신기하다”며 “특히 인간이 아닌 ‘만년삼’과 ‘김정남곤잘레스고양이’, ‘센세이션’이 어떻게 아바타화될지 너무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직접 게임화된 웹툰도 있다. 모바일게임으로 재탄생한 네이버 웹툰 ‘판다독’이 그것. 레몬(대표 윤효성)은 지난달 퍼니이브(대표 양주일)와 손잡고 ‘판다독틀린그림찾기’를 선보였다.

판다와 강아지가 결합한 귀여운 ‘판다독’은 팬 카페 회원수만 2만 6천명을 넘는 인기 캐릭터. 최근에는 전 세계 27개국과 수출 계약을 맺고 글로벌 캐릭터로의 도약 준비를 마쳤다.

웹툰 ‘판다독’은 캐릭터 회사에 디자이너로 취업한 ‘판다독’의 사회 생활기를 공감가게 그렸다. 상사 ‘구리독’, 직장동료 ‘래빗독’, ‘도치독’, 여동생 ‘펭귄독’ 등 함께 등장하는 캐릭터들과의 좌충우돌 해프닝이 재미요소다.

‘판다독’의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온 ‘판다독틀린그림찾기’에는 그림을 가리는 커튼, 어둠, 고양이 발자국 등 9가지의 다양한 액션요소가 등장한다. 단순히 다른 점을 비교하는데 그치지 않고 ‘좌뇌찾기’, ‘우뇌찾기’, ‘3장 이미지’ 등 다양한 찾기 시스템이 도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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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게임 커뮤니티의 한 누리꾼은 “많은 모바일게임들 중 무엇을 선택할까 고민하다가 평소 즐겨보던 ‘판다독’이 눈에 들어와 내려받게 됐다”며 “웹툰도, 게임도 너무너무 재미있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기 웹툰과 게임의 결합은 색다른 재미를 주는 동시에 이용자의 몰입도를 높인다”며 “둘 다 원소스 멀티 유즈(OSMU)의 대표적인 콘텐츠인만큼 향후 게임과 웹툰의 결합은 여러 형태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