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마케팅, 웹툰과 찰떡궁합?

일반입력 :2010/04/01 11:37    수정: 2010/04/01 11:51

정윤희 기자

웹툰의 활약이 눈부시다. 드라마, 영화, 출판 등 다양한 분야를 누비며 원소스 멀티 유즈(OSMU)의 모델로 각광받고 있는 웹툰이 최근 마케팅 수단으로까지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마케팅용 웹툰의 시작은 공익 홍보였다. 인터넷 환경의 변화에 발맞춰 공공사업이나 프로젝트 등을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한 고민에서 출발한 것. 공익적인 측면에 재미라는 요소까지 더해지니 효과는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지킬수록 기분 좋은 기본(법무부)’, ‘절세미인 프로젝트(국세청)’, ‘취업의 소리(노동부)’ 등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부터는 삼성의 ‘하하하 캠페인’을 시작으로 웹툰의 장점에 주목한 기업들이 너도나도 뛰어들기 시작했다. 지난해 완결된 ‘내일을 준비하는 우리들의 이야기(삼성 두근두근 Tomorrow)’, ‘다섯 작가의 이런저런 이야기(GM대우)’, ‘꽃보다 식물(동국제약 마데카솔)’이 그것.

이런 현상은 많은 사람들에게 오픈돼있는 웹툰의 특성상 저비용 고효율의 홍보가 가능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10화 안팎의 짧은 분량은 작가들에게도 부담이 적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최근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SK텔레콤(SKT)이다. 1일 현재 SKT가 네이버 웹툰 페이지에 선보인 작품 수는 3편. 지난달 31일 2편, 1일 1편이 연재를 시작했다. 기존 한 기업 당 하나의 작품을 진행하던 것에 비하면 대규모 ‘물량공세’인 셈.

지난달 31일 올라온 ‘알파라이징 라이프(김양수 작가)’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알파라이징을, ‘다시 한번 대한민국(샤다라빠 작가)’는 생각대로 T를 홍보하는 내용이다. 1일 업데이트된 ‘한.마.디.로(김양수 작가)’는 SKT ‘한마디로’ 캠페인을 일상생활 속에 녹인 작품.

SKT의 브랜드 홍보 웹툰을 본 누리꾼들은 “작가의 원래 작품에 못지 않는 재미”라며 “웹툰으로 보니까 알파라이징에 대한 이해가 더 쉬워졌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지난 2월부터 윈도우폰의 홍보 웹툰을 시작했다. 조석, 이말년, 변지민 작가가 참여한 ‘스마트리포트’는 윈도우폰에 대한 설명, 기능 소개 등 다양한 내용을 담았다.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최근 윈도우폰에 대한 궁금증을 재미있게 풀어준다는 것이 대부분 독자들의 평. 세 작가가 번갈아 작품을 내놓다 보니 매주 색다른 느낌의 작품이 기다려진다는 것도 매력이다.

다만 웹툰이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브랜드 홍보 웹툰을 진행할 때 해결해야 할 숙제도 존재한다. 이러한 웹툰의 변신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

웹툰을 감상하는 일부 독자들은 창작 콘텐츠에 상업성이 가미되는 것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홍보’를 목적으로 하는지라 ‘끼워 맞추기’식 내용으로 작품의 질이 떨어진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 또한 브랜드웹툰 연재 초기에는 ‘홍보용 웹툰’이라는 명시를 늦게 삽입했기 때문에 작품을 다 읽은 독자들이 ‘속았다’는 인식을 하게 된 것도 한 이유다.

실제로 인터넷 상에서는 독자들 사이에서 ‘광고 웹툰인 줄 알았으면 안 봤다’, ‘틀에 박히지 않은 신선한 광고다’, ‘광고면 어떠냐 재미있으면 그만이지’, ‘만화가도 먹고 살아야하니 이해해주자’는 식의 논쟁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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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웹툰을 즐겨본다는 한 누리꾼은 “브랜드 홍보 웹툰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며 “독자들이 걱정하는 것은 홍보 목적에 내용이 부실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향후 독자들의 우려를 다독일 수 있을 만큼 완성도 있는 브랜드 홍보 웹툰이 많이 나오면 인식 전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