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를 뒤흔들었던 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큰 집’과 ‘쪼인트’ 발언으로 이사장직을 사퇴했다.
김우룡 전 이사장은 최근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MBC 인사에 대해 “공정방송을 실현하고 무능한 사람을 처리하고 특정정권에 빌붙는 사람을 척결한다는 의미에서 80점 정도는 되는 인사”라며 "이 인사는 김 사장 혼자 한 인사가 아니다. 처음에는 '큰 집'도 김 사장을 불러다가 '조인트' 까고 매도 맞고 해서 만들어진 인사“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인사로 MBC 좌파 대청소는 70~80% 정도 정리됐다”면서 “내가 청소부 역할을 해라 그러니까 김재철은 청소부 역할을 한 것으로 김 사장은 그것으로 1차적 소임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엄기영 전 사장의 사퇴에 대해서는 “지난해 8월 27일 엄 사장을 해임하려 했지만 정무적인 판단으로 미룬 것으로 솔직히 2월 말까지는 버틸 줄 알았다”면서 “그때까지 안 나가면 해임하려 했는데 자기 발로 걸어 나갔으니 120% 목표를 달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MBC 인사에 권력기관이 개입한 사실을 인정해버린 것이다.
이후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갔다. 김재철 MBC 사장은 기자회견을 자처해 김 전 이사장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들도 인터뷰 내용의 책임을 물어 김 전 이사장의 사퇴를 압박했다.
정치권에서는 야권이 들고 일어났다. 민주당은 당 차원의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MBC 인사에 대한 청문회와 국정조사까지 요청한 상태다.
김우룡 전 이사장과 MBC 사이의 갈등은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우룡 전 이사장은 학계에 있던 시절부터 MBC 비판에 선봉에 선 인물이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MBC에서 나온 후 김우룡 전 이사장은 MBC를 못 잡아 먹어 안달 난 사람 같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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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이사장은 지난해 8월 방문진 이사장에 오른 후 MBC 개혁과 경영성과가 미흡하다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결국 지난해말 MBC 본부장급 인사를 두고 엄기영 전 사장과 마찰을 빚었다. 결과는 지난달 엄기영 사장의 사퇴로 이어졌다.
방송사의 관계자는 “이번 김우룡 이사장의 사퇴는 MBC 사태의 종결이 아니라 새로운 국면의 시작”이라며 “방송사가 자꾸 정치 논란에 휩싸이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