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철의 통합LGT, 상생을 말하다

일반입력 :2010/03/18 17:54    수정: 2010/03/18 17:55

김태정 기자

“탈(脫)통신이 우리의 길이다”

이상철 통합LG텔레콤 부회장이 대표이사 취임 지난 1월 취임 후 누차 강조한 말이다. ‘통신’만으로 먹고사는 시대는 끝내겠다는 의지표현이다.

혹자는 통합LG텔레콤이 통신을 버린다는 극단적 해석도 내놨지만 이 부회장은 고개를 젓는다.

그는 “통신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기존과 다른 새로운 통신 장르를 만들겠다는 뜻이다”이라며 “고객마다 차별화 된 스마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포부가 행동으로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취임 직후 탈통신 전담 조직을 구성, 지난달에는 신 성장 사업 발굴을 위한 과제를 선정했다. 대부분 연내 프로젝트로 출범시킬 계획이다.

■“새로운 ‘상생’ 산업 만든다”

이 부회장이 제시한 신성장 사업을 살펴보면 대부분 ‘상생’에 관한 내용이다. 이종산업과 융합, 함께 수익을 찾자는 통신업계 최대 화두인 상생에 통합LG텔레콤도 뛰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이종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적극 추진하겠다”며 “새로운 산업을 제대로 만들어 볼 것”이라고 말했다.

더 구체적으로 보면 제조사와 시스템을 통합 사업자 영역을 아우르는 종합 솔루션 기업을 지향한다. 일종의 SI 개념으로 해석된다.  통신시장서 서로를 침범 중인 제조사, 통신사업자, 시스템통합 등 3개 영역을 한 번에 아우르겠다고 나온 전략이다.

또 콘텐츠를 오픈하고 고객까지 오픈하는 '오픈전략'으로 투자비를 줄임으로써 종합 솔루션 회사로의 변신도 염두했다.

이를 위해 이상철 부회장은 애플을 공부했다고 한다. 고객 니즈 찾는 방법을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애플의 아이폰 출시는 레드오션에서 블루오션을 창출해 낸 성공사례다”며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적절히 내놓은 것이 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앱스토어를 만들고 고객에게 스스로 찾아서 재미있게 놀라고 한 점도 우리 전략과 통한다”고 덧붙였다.

■“당장 실적 노린 산업결합은 의미 적어”

이런 가운데 KT와 SK텔레콤 등도 이종산업융합에 박차를 가했다. 나오는 뉴스만 보면 통합LG텔레콤보다 사업이 활발하다.

특히, 금융권과의 연계가 눈에 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하나금융지주와 합작투자 회사 ‘하나SK카드’를 출범시켰다. 모바일과 금융을 결합한 상품을 준비 중이다. 여기에 KT도 비씨카드 지분 인수를 추진하며, SK텔레콤과 모바일 금융 대결을 예고한 상황이다.

이렇게 치열한 분위기가 흐르자 시장서는 통합LG텔레콤도 무언가를 빨리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우려의 목소리도 적잖다.

이에 대해 이상철 부회장은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당장의 실적 늘리기를 위한 이종산업융합보다는 새로운 산업을 창출 수준을 목표로 시나리오를 짜겠다는 입장이다.

이 부회장은 “통신이 신용카드를 비롯한 다른 서비스와 단순 결합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융합돼 새 산업 분야를 만들어야 한다”며 “최근 경쟁사들의 카드지분인수 등의 움직임은 새 산업을 만드는 수준까지는 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협력사 키우기 박차

통합LG텔레콤은 상생이라는 큰 틀에서 중소협력사에 대한 지원도 강화했다. 각종 금융지원이 눈에 띈다.

지난해 옛 LG텔레콤은 기업은행과 연계해 500억 규모의 ‘LG텔레콤 중소기업 상생협력펀드’를 조성했다. 중소협력기업들의 시설투자와 운영자금 지원 조성을 위해 사용 중이다.

옛 LG텔레콤은 예탁금 100억원을 무이자로 출연하며, 기업은행은 400억원 자금을 출연했다.

이에 따라 LG텔레콤 중소협력기업 가운데 자금지원을 원하는 기업은 기업은행에 신청, 심사 후 영업점장 전결로 대출을 받는다. 중소기업 우대금리에서 추가로 1.3%p 감면된 저금리로 지원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통합LG텔레콤 관계자는 “금융환경 어려움으로 자금조달이 쉽지 않은 중소기업을 금융기관과 연계해 적극 육성하려 한다”고 밝혔다.

3G 모바일인터넷 서비스 ‘오즈’에 있어서 콘텐츠 공급사들과 구성한 협력체계도 궤도에 올랐다. 콘텐츠 공급 업체들이 단말기, 서비스, 콘텐츠 구현 등을 테스트 할 수 있는 센터를 운영, ‘대화하는 개발’을 지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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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업체 직원들이 인터넷으로 단말기 호호나 관련 업무를 처리하고, 실제 서비스 조건과 동일한 테스트 환경을 쓸 수 있다.

통합LG텔레콤 측은 “협력사와의 관계를 상생과 소통에 맞추려 한다”며 “건전한 사업 생태계 키우기가 고객에게 더 좋을 서비스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