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서스원의 느린 판매속도, 과연 실패일까?’
구글 '넥서스원'이 애플 아이폰과 비교해 느린 판매 속도를 보였다는 소식이다. 아이폰이 100만대를 팔 때 구글은 13만대를 팔았다는 비교결과다. 하지만 넥서스원이 실패했다고 단정하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플러리는 17일 넥서스원과 아이폰, 모토로라 드로이드의 첫 출시 후 74일간의 판매량을 비교해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넥서스원은 출시 후 74일간 13만 5천대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반면 2007년 첫 출시된 아이폰은 같은 기간 동안 100만대 판매고를 올렸다. 넥서스원의 판매량은 아이폰의 8분의 1 수준이다.
수치상으로 비교하면 실패다. 하지만 씨넷뉴스는 같은날 넥서스원은 아직 실패한 것이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첫 번째 이유는 구글의 당초 기대치다. 앤디 루빈 구글 기술담당 부사장은 지난 1월 넥서스원을 출시하면서 “넥서스원 판매목표는 15만대”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당시 목표달성에 소요되는 특정 시점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를 고려하면 오히려 예상보다 빨리 목표치에 근접했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구글 측도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구글은 이메일 성명을 통해 :“넥서스원의 판매량과 유통방식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이달 말부터 AT&T에서도 25달러 심(SIM)카드를 구매하면 넥서스원을 개통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판매량이 적은 근본적인 이유는 독특한 유통환경과 판매전략에 있다. 넥서스원은 이동통신사를 구매자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범용(unlocked) 휴대폰. 판매도 구글 온라인 스토어에서만 이뤄진다.
이 때문에 넥서스원은 제조사나 이동통신사의 강력한 마케팅지원을 받지 못한다. 구글 본사도 이통사 지원을 요구하지 않으며 강도 높은 마케팅도 벌이지 않는다. 비용이 적은 바이럴 마케팅과 인터넷 광고만 있을 뿐이다.
이는 넥서스원 판매가격을 경쟁제품보다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 넥서스원은 유통계약을 체결한 T모바일이 아니라 타 이통사에 가입할 경우 보조금이 없다. 원가인 529달러(약 60만원)를 고스란히 지불해야 한다. 애플이 아이폰 독점유통사인 AT&T로 하여금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게 함으로써 판매가격을 낮춘 것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T모바일에 2년약정 조건으로 가입하면 179달러(약 20만원)로 가격이 내려가기는 한다. 하지만 T모바일은 미국 통신업계 4위 사업자로 AT&T보다도 3G 커버리지가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다.
일각에서는 구글이 기존 휴대폰·이동통신 업계와의 갈등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도 지적힌다. 조용한 홍보를 벌여 이통사들과 삼성전자, 노키아, 모토로라 등에게 반발감을 불러일으키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애런 케슬러 카우프만 브라더스 애널리스트는 “구글은 넥서스원 마케팅에 많은 돈을 쓰고 있지 않고 큰 기대도 안하는 것 같다”며 “대신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기반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실행 중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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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측은 “휴대폰 제조사들이 안드로이드 기반 제품생산량을 3개월 전의 하루 3만대보다 두배 늘어난 6만대 이상으로 늘렸다”며 “안드로이드 진영이 확산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구글은 16일부터 AT&T의 3G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새로운 버전의 넥서스원 판매를 시작했다. 판매는 당연히 구글 온라인 스토어에서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