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가 만든 도시자동차 '스마트 포투'

일반입력 :2010/03/12 18:07

이장혁 기자

메르세데스-벤츠(이하 벤츠)와 경차?

쉽게 떠오르지 않는 조합이다. 벤츠라고 하면 수입차의 베스트셀러인 E300처럼 최소 6천만원대부터 1억을 호가하는 CLS, 6억대의 SLR, 7억대의 마이바흐 등의 고급 럭셔리 라인이 먼저 떠오르기 마련이다. 그런 벤츠에서 나오는 경차라니? 예상외로 벤츠에서는 이미 13년전 도시형 경차(city car)를 출시한 바 있다. 이 도시형 경차의 이름은 스마트. 스마트를 개발한 스와치 社와 메르세데스 社의 앞글자를 따 만든 이름이다. 두 업체는 도심에서 탈 수 있는 작고 경제적인 차를 만들자는 목표에 따라 스마트를 탄생시켰다.

지난 1997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인 스마트는 1998년부터 시판되기 시작했다. 스마트는 판매 초기, 비싼 가격 등으로 기대 이하의 저조한 판매량을 보였고, 결국 스와치는 철수와 함께 우여곡절 끝에 벤츠 계열로 완전히 들어서게 된다.

이후 부족한 주차 공간과 날로 치솟는 유류비로 스마트는 다시금 주목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스마트는 일반 주차 공간에 최대 3대를 주차할 수 있을 정도로 공간 활용력이 뛰어났기 때문이었다. 뿐만 아니라 회전반경이 4.35m에 불과하고, 크기도 작기 때문에 좁은 도로에서 주행하는 것도 쉽다.

그런 스마트 포투의 가격을 살펴보면 놀라는 경우가 많다. 작은데도 비싸기 때문이다.

국내에 들어온 스마트 포투도 2천310만원부터 가격이 책정되어 있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가 900만원, 모닝이 700만원대에서 시작하는 것과 비교해보면 무려 3배 정도의 가격 차이가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마트 포투가 사랑받는 이유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벤츠의 안정성과 성능을 함께 갖췄기 때문이다. 경차에 대한 가장 큰 불안감을 꼽으라면 안전성을 들 수 있는데, 스마트 포투의 안전성은 고급브랜드 벤츠답게 최고수준이기 때문이다.

스마트 포투가 비공식적으로 국내에 처음 들어온 지난 2004년에도 가격은 1천500만원~1천700만원으로 기존 경차보다 훨씬 비쌌지만, 후륜구동방식, 안전장비로는 초소형차 답지않게 ABS, TCS와 ESP를 비롯해 듀얼 에어백 등을 표준으로 장착해 안정성을 높였다는 점이 다른 경차들과 스마트 포투를 차별화시켰다. 스마트 포투는 유로 NCAP 충돌테스트에서 별5개 만점에서 4개를 획득했으며 첨단 안정장치가 적용돼 주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최소화했다.

스마트 포투의 또다른 장점은 연비다.

안전성을 갖춘 780㎏이라는 믿기지 않는 가벼운 몸체는 연비 절감의 또다른 공신이다. 자동변속기 기준 공인연비는 ℓ당 22~24㎞ 수준. 작년 국내의 오너를 대상으로 열린 연비왕 대회에서는 ℓ당 38.9㎞를 기록했을 정도로 연비에 있어서는 최강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내서 판매되는 차는 풀 모델 체인지된 신형 2세대로 유럽에서는 2007년 4월에 발매됐다. 차체 사이즈는 길이 2720mm, 폭 1560mm, 높이 1540mm인 초소형 차다. 엔진은 미쓰비시 직렬3기통 DOHC엔진으로 999cc 71마력에 달한다. 변속기는 5단 메뉴얼 모드를 지원하는 오토매틱 트랜스미션. 공인연비가 무려 23km/l로, 디젤 차량과 견주어도 국내 최고 연비다.

세부 트림은 크게 쿠페와 카브리오 모델 두 가지가 있다.

쿠페 모델의 경우 천정 전체가 투명 유리로 돼 있어서 컨버터블 차량 수준으로 개방감이 뛰어나고 안쪽에 막을 당겨 직사광선을 막을 수 있다. 카브리오 모델은 버튼만 눌러 천정을 여닫을 수 있는 전동식인데, 고속으로 달리는 도중에도 천정을 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에는 공식 수입원이 없고 '스마트코리아'에서 병행수입을 하고 있다. 스마트 코리아 측은 2007년 풀체인지 모델이 출시되면서 스마트 포투의 주 고객이 “개성있는 세컨카를 원하는 30대 전문직이 주고객”이라고 밝히고 있다.

중고차시장에서도 스마트에 대한 관심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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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는 중고차사이트 카즈(http://www.carz.co.kr) 카즈 모델별 검색순위 ‘수입차부문’에서 1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카즈 박성진 마케팅담당은 귀여운 이미지와 신차에 비해 저렴한 가격, 뛰어난 연비 등이 관심의 주요 원인으로 파악하고 있다. 2000년식 벤스 스마트 쿠페가 1천만원에서 1천300만원대, 이후 등장한 풀체인지 모델 스마트 카브리오는 2천400만원대에 중고차시세가 형성되어 있다.

공간, 민첩함, 그리고 효율성. 도시를 달리는 자동차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이 세 가지이다. 이 세가지를 갖춘 스마트 포투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안정성과 브랜드파워라는 막강한 무기를 더 보태어 경차 시장을 누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