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비게이션 업체, 차량 매립형으로 '유턴'

유통채널 별 대응전략도 구체화

일반입력 :2010/03/08 17:42    수정: 2010/03/08 19:05

류준영 기자

차량용 매립형 내비게이션 시장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3차원(D) 시장의 불모지로 여겨진 차량용 비포마켓 시장이 3D 내비게이션의 새로운 옥토로 주목을 끌고 있어서다.

종전엔 100만원을 호가하는 부담스런 가격대 때문에 거치형 스타일 제품이 각광을 받았으나, 최근 새차 주문 전 선택사항으로 매립형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각 업체별로 시장 가능성을 타진중이다.

또 사용자들의 연령대별 구매성향을 고려한 온라인과 오프라인매장 등 유통채널에 대한 개별적 대응정책도 수립, 판매 사정권 밖 대기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 키워드도 제시되고 있다.

■팅크웨어 차량 매립형 시장 개척할 것

국내 내비게이션 1위 업체인 팅크웨어(대표 김진범)는 이달 자사 최초의 차량 매립형 내비게이션을 본격 판매한다. 이를 위해 제품을 직접 장착해 주는 전국 70여개 사후서비스(AS)센터 네트워크 구축을 이미 마친 상태다.

이 같은 내용은 최근 전국 대리점 사장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신제품 발표회를 통해 알려졌다.

이 회사는 그간 프리넥스란 업체를 통해 매립형 내비게이션을 생산해 왔으나 자체 AS센터를 구축하고 제품을 자체 납품키로 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작년 판매된 내비게이션 ‘G1’의 누적판매량 46만대 중 26만대가 매립형 제품으로 소비됐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에 차량 매립형 제품의 시장성이 높다는 판단을 내렸고, 올해부터 비포마켓 시장의 신제품 출시를 강하게 드라이브 건 것이다.

이주 출시될 계획인 매립형 신제품은 차량 내 에어컨 등 각종 매뉴얼 제어가 가능한 컨트롤박스 개념의 내비게이션인 것으로 알려졌다. 3차원(D) 입체지도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부쩍 늘어난 탓에 2D가 아닌 3D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농후하다.

엠앤소프트, 3차원(D) 매립형 제품 맞불

경쟁사인 엠앤소프트(대표 박현열)는 올해 현대·기아차에 장착되는 비포마켓(매립형)용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SW)의 품질강화에 회사 역량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관해 엠앤소프트 관계자는 “지난해 PND(Portable Navigation Device)형 내비게이션의 성장세는 둔화된 반면 차량용 순정 내비게이션의 숫자는 큰 폭으로 늘어난 것에 따른 전략적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엠앤소프트와 팅크웨어간의 각축이 올 시장의 관전포인트로, 벌써부터 업체 관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 회사가 밝힌 지난해 국내 비포마켓 시장 규모는 대략 25만대 수준으로 250만대 규모의 전체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1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해 20만대 가량이 현대·기아차를 통해 판매됐으므로 경쟁력이 있다는 자체 분석이다.

엠앤소프트는 차량용 내비게이션용 지도로는 국내 처음으로 3D를 적용한 제품을 연내 개발·완료했다고 8일 밝혔다. 이어 내비게이션 데이터 업데이트 횟수도 기존 연간 2~3회에서 6회로 늘려 지도 품질에 대한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엠앤소프트는 차량 매립형 내비게이션 시장 규모가 향후 2~3년 내에 전체 내비게이션 시장의 25~30%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해외시장판로개척을 위한 내부 직원들의 출장도 최근 부쩍 잦아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엠앤소프트는 지난주 3~4명으로 구성된 기술개발자 및 마케팅담당자가 세빗(Cebit) 전시회에 참여해 나브텍 원도 기반의 타사 매립형 내비게이션 제품을 직접 체크해보고 왔다. 현대·기아차의 해외시장 시세확장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엠앤소프트는 현대모비스가 개발하는 순정 내비게이션 시스템에 전자지도를 공급 중이다.

박현열 엠앤소프트 대표는“나브텍, 텔레아틀라스와 자웅을 겨루는 세계 3위의 글로벌 전자지도 서비스 업체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며 “2015년까지 글로벌 전자지도 확보 및 서비스 사업 전개, 전자지도를 기반으로 한 미디어 사업자로의 성장, 현대그룹 내 지도기반 차량정보 사업에 기여해 3천억원의 매출성과를 기록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할인양판점용 모델 첫선…온·오프라인 대응전략 세분화

한편 지난해 2위권까지 파고든 파인디지털(대표 김용훈)은 “3D 내비게이션 대중화에 초석을 다지는 해”로 규정, 3차원 내비게이션 제품 UI(사용자환경) 개선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아울러 할인점이나 양판점 등 대형소매업체용 제품을 이달 새롭게 내놓는다.

파인디지털 마케팅팀 장재호 부장은 “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만 판매되는 신제품 출시를 목전에 두고 있다”라며 “최근 내비게이션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대형마트에서 구매하는 경향이 차츰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파인디지털이 자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오픈마켓을 제외한 온라인매장의 비율을 100%로 봤을 때 할인양판점의 판매비중은 약 40%에 이른다.

장재호 부장은 “직접 제품을 본 후에 구매하겠다는 30~40대 소비자들과 특히 AS서비스의 책임여부가 명확한 할인양판점 모델에 최근 관심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내비게이션 시장에 한때 파장을 몰고 왔던 고가 경품 프로모션 정책에 대해 “올해도 계속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인디지털은 지난해 한경희 스팀청소기를 경품으로 내걸어 온라인매장을 단숨에 평정한 바 있다. 이어 SK마케팅엔컴퍼니가 이를 벤치마킹, 올해 디지털카메라를 내건 경품행사를 진행했다. 때문에 양사는 경쟁사들로부터 ‘시장분위기를 헝클어 놓는 일’이라며 빈축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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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파인디지털은 “만일 오프라인매장에서 발생한 인건비를 포함, 총 관리비용이 제품판매가 대비 30%를 차지한다면 온라인매장에선 8%정도 남짓 발생하므로 나머지 분인 22% 비용을 소비자들의 이익으로 되돌려준 것일 뿐”이라며 항변했다.

또한 동종업체들의 질타를 받고 있는 ‘티펙(TPEG)’ 무료서비스 정책에 관해선 “빠른 내비게이션 제품을 회사제품의 아이덴티티(정체성)으로 삼고 있으며, 티펙을 통해 관련 데이터 업로드나 회사 공지사항, 재난 상황 알림 서비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라며 제품의 아이덴티티의 연속성을 보장하기 위해 앞으르도 티펙 서비스 무료정책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