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에게 클라우드 컴퓨팅을 묻다

일반입력 :2010/02/22 08:52

황치규 기자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가 클라우드 컴퓨팅을 외치기 시작했다. 24일에는 대규모 클라우드 컴퓨팅 컨퍼런스도 개최한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현재 수준과 향후 발전 전망을 담은 데이터도 공개하고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MS판 클라우드'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한국MS에 따르면 클라우드 컴퓨팅은 다수 컴퓨터를 연동해 실현할 수 있는 다양한 산업적 해법을 일컫는 말로, 사업자별로 주요한 사업 전략 차이에 따라 개념, 기술, 제품에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 또 단순히 섹시한 용어의 유희에 불과한 것인지, 지금 산업 추세를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대세인지 판단하기 어려울 만큼, 혼란을 야기할 소지도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Software-as-a-Service: SaaS), 유틸리티 컴퓨팅, 그리드 컴퓨팅, 분산처리, 가상화 등 다수 기술을 아우르는 만큼, 해당 업체 이해관계에 따라 자의적인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국MS의 김재우 부장은 "기업들이 효과적 투자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금 시장의 성숙도를 올바로 분석하고 장기적 안목에서 근본적인 시장성을 본질적으로 고찰하는 작업이 반드시 담보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MS가 바라보는 클라우드 컴퓨팅

MS에 따르면 클라우드 컴퓨팅을 놓고 관련 업체들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주요 사업 전략의 차이에 따라 가치 해석, 적용 기술, 제품군에 큰 차이가 있다. 

하드웨어 중심 회사가 말하는 클라우드 컴퓨팅은 기존 기업 내부의 서비스 지향 인프라스트럭처(Service-Oriented Infrastructure)를 가상화 기술 기반으로 재구성해 계산 환경 효율성과 관리 자동화 수준을 끌어올리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때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서비스 생명 주기 관리(Service Lifecycle Management) 기술이 탑재된 대형 가상화 그리드 구축을 일컫는다.

자체 데이터 센터를 보유한 사업자들은 서버 가상화를 통해 기존에 투자한 시설의 활용도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데 관심이 있다. 

이 경우 서비스 생명 주기 관리 기술은 불필요한 투자일 가능성이 높다. 서비스 생명 주기 관리 기술은, 모든 서버를 좀 더 추상화된 서비스 운영 환경으로 통합함으로써 기존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변경을 불가피하게 만들고 최종 소비자에게 운영체제 선택권을 주지 않는 다는 면에서 오히려 사업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웹을 중심으로한 서비스 사업을 펼치는 기업들은 인프라스트럭처 활용도나 관리 용이성을 개선하기 보다는 기존 완성형 서비스(Finished Service)를 플랫폼 서비스(PaaS, Platform-as-a-Service)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통한 사업 확장을 꾀할 목적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을 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은 기존 SaaS 사업을 PaaS 형태로 확장하면서 특정 기업이 안전하고 충분한 서비스 신축성(Scalability)을 확보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내는 용도로 활용된다.

특히 수많은 개별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는 사람들이 소유한 블로그, 메일, 네트워크 저장소, 그리고 다양한 단말 장치내 멀티미디어 자료나 응용 소프트웨어를 공유하고, 검색하고, 동기화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사실상 장치간 네트워크(Device Network or Device Mesh), 사람간 네트워크(Social Network, Social Mesh), 통합 메시지 및 미디어(Converged Media)와 같은 통합 서비스 할 수 있는 기술 기반, 이른바 피어 투 피어 네트워크(peer-to-peer network) 서비스를 플랫폼 수준으로 더 발전시킨 형태를 지칭하기 위한 용도로 쓰이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산업 활용 시나리오

대부분의 기업들이 복잡하고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해 신제품이나 서비스의 빠른 시장 대응 능력(Time-to-Market)을 실현하고 까다로와진 고객 요구를 수용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과 연구를 진행중이다. 연구 프로젝트 진행시 전산센터에서 대규모 연산 능력을 지원받아야할때가 많다. 이 경우 클라우드는 해결사가 될 수 있다.

한국MS는 "신제품 개발을 위해 R&D부서에서 필요로하는 대규모 연산 능력을 자체 IT 자원에 의존했는데 기업 비즈니스 환경 변화와 IT 자산 합리화라는 도전에 직면한 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해 클라우드 컴퓨팅을 접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많은 기업들은 전통적으로 외부에서 구매하거나 자체 개발한 SW를 IT 부서가 관리하는 전산센터에 설치하해 운영해왔다. 기업 내부에서 필요로 하는 기업 전용 애플리케에션 (LOB)을 사용해온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전산 환경에서 서비스 중심적인 이슈가 확산되고 시장에서 검증된 SaaS 기반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하면서 LOB 전략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일부 애플리케이션은 SaaS를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국MS는 "과거 기업들은 필요로하는 시스템을 모두 자사 IT 인력과 전산 센터를 활용해 정보 및 시스템을 마련했다면 요즘 기업들은 분산된 시스템을 통해 비즈니스 민첩성을 높이고 IT 자산 합리화를 통해 비용 절감을 가져와 궁극적으로는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클라우드 플랫폼이 제공하는 연산 능력과 저장 공간을 활용해 일부 서비스를 운영하기도 하고, 운영 효율성을 위해 일부 시스템을 전문 호스팅 업체에 맡기기도 하고, 이미 시장에서 검증받은 SaaS 형태의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을 적극 활용하기도 한다는 얘기였다. 한국MS는 고객 참여를 통한 제품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클라우드 서비스 인증 시스템도 활용한다고 덧붙였다.

사업자별 클라우드 전략 비교 분석

클라우드 컴퓨팅은 인프라 클라우드, 플랫폼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클라우드 3가지 형태로 구성된다.

인프라 클라우드는 논리적으로 가상화된 컴퓨팅 자원(메모리, CPU)을 제공하거나 이미지, 동영상 등의 자료를 저장할 수 있는 스토리지 자원을 제공하는 영역이고, 플랫폼 클라우드는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필요한 개발 환경 및 프레임워크, 소프트웨어 개발 킷트(SDK)와 배포 및 운영, 즉 서비스 라이프 사이클 관리를 함께 제공한다. 애플리케이션 클라우드는 플랫폼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최종 사용자가 사용할 수 있는 완제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클라우드는 또 사용 방식에 따라 사설과 공용 클라우드로 나뉜다.

사설(프라이빗) 클라우드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는 대상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주로 대기업에서 데이터의 소유권을 확보하고, 프라이버시를 보장받고자 할 때 구축될 수 있다. 규모와 대상이 다를 뿐 클라우드가 가지고 있는 속성은 그대로 유지된다.

가장 큰 장점은 전체 인프라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갖는다는 것이지만, 규모의 경제 효과를 보기 어렵고 자산 투자가 기존 방식과 같이 해당 업체에서 직접 해야 하기 때문에 사용한 만큼 비용을 내는 운영료 방식의 장점을 확보하기 어렵다. 사설 클라우드는 또 서버 가상화 기술과 관리도구를 잘 엮어서 만든 고가용성 및 확장성을 갖춘 가상화 인프라와 큰 차이를 느끼기도 어렵다.

IBM, HP 클라우드 전략은 기업들이 자신들의 하드웨어 및 SW를 활용해 사설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인 듯 하다.

공용(퍼블릭) 클라우드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는 대상을 제한하지 않는다. 전 세계 소비자, 중소규모 기업, 대기업 사용자, 공공기관, 정부 등 모든 주체가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다. 관건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경쟁력 있는 서비스 가격을 제공할 수 있느냐는 것.

한국MS의 김재우 부장은 "공용 클라우드로 시장에 진입하려는 사업자는 생태계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면서 "공용 클라우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최종 사용자가 소비하는 애플리케이션 서비스가 핵심인데 이 서비스를 만드는데 필요한 프로비저닝, 인증, 빌링, 로깅 등의 플랫폼이 얼마나 견고하게 제공되고, 서비스 안정성을 보장하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다"고 강조했다. 해당 플랫폼은 또 서비스와 견고하게 결합되는 방식이 아닌 REST 등과 같은 프로토콜을 통한 느슨한 결합 방식으로 연결돼 다른 공용 클라우드에 있는 서비스와도 손쉽게 연동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마존이 제공하는 S3(Simple Storage Service), EC2(Elastic Cloud Computing) 서비스는 인프라 클라우드로 분류된다. 플랫폼 클라우드에서 제공하는 개발 환경은 제공하고 있지 않다. 즉, 아마존은 공용 클라우드를 수행하는 인프라 클라우드 사업자로 분류할 수 있다는게 한국MS 설명.

구글은 앱엔진 서비스에서 구글 파일시스템과 데이터 레포지토리를 활용하는 툴을 이용해 구글 개발 프레임워크으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구글의 환경에 최적화된 애플리케이션을 빠르게 배포할 수 있다. 이 경우 구글은 공용 클라우드를 수행하는 인프라 클라우드, 플랫폼 클라우드, 구글독스와 같은 애플리케이션 클라우드를 제공하는 사업자로 분류할 수 있다.

MS는 윈도서버2008 R2 하이퍼-V 서버가상화, 관리도구인 시스템센터 제품군을 통해 기업들이 자체적인 인프라 클라우드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공용 클라우드는 컴퓨팅 자원, 스토리지를 제공하는 인프라 클라우드 (Windows Azure), 자체 로컬 머신에서 실제 클라우드와 동일한 환경에서 에뮬레이션 할 수 있는 개발 환경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서비스 라이프 사이클 관리 및  자체 온프레미스(SW를 직접 설치해 쓴는 방식) 시스템과 클라우드간 연동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개발 툴킷도 제공한다.

MS 사설 클라우드 기술은 애저 서비스 플랫폼으로 불리는 공용 클라우드 기술에 기반한다. MS 공용 클라우드 사업은 PaaS 방식을 중심으로 다양한 산업 활용 시나리오를 지원하는 생태계 확보 전략에 초점을 맞췄다.

클라우드 플랫폼의 산업적 가치와 활용 전략 

한국MS에 따르면 클라우드 컴퓨팅이 갖는 실질적인 시장 가치는 논란의 소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좀 더 큰 눈으로 바라보면, 클라이언트, 서버, 서비스로 요약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과 제품들이 단절된 개별적 가치에서 인터넷이 제공하는 개방적 연결성을 중심으로 하나의 커다란 아키텍처를 그리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생태계가 커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플랫폼을 확장하고 응용SW를 개발할 수 있는 개발 도구가 중요해진다. 배포된 개발 도구를 사용해 플랫폼 확장을 시도하는 경우, 엄격하게 플랫폼 명세를 준수할 수 있도록 플랫폼 준수(Conformance) 여부를 검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자동화된 도구를 공급할 필요가 있다. 응용SW를 개발하는 경우에도 플랫폼 호환성 여부를 자가 또는 위탁 검사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한국MS는 강조했다.

한국MS 김재우 부장은 "최종 사용자는 이러한 검증과정에 기대어 하드웨어와 SW 그리고 그 위에서 구동되는 서비스를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다"면서 "이를 통해 독립 SW업체들과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주는 시장이 형성된다"고 말했다. SW 검증 도구 또는 서비스는 시장에 쏟아지는 물건의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장기적으로 시장을 안정화 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관련기사

클라우드 컴퓨팅이 확산되면 하드웨어 또는 SW와 호환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 운영을 위한 인프라스트럭처 대여를 통해 수익을 추구하는 사업자와 그 위에서 서비스를 직접 개발해 소비자로부터 직접 서비스 수익을 챙기는 사업자로 나눌 수 있다. 한국MS는 하드웨어 및 SW 사업자는 이를 위해서도 서비스 호환성을 검사하는 개발 도구나 지침서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국내 산업 활성화와 국제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시기 적절한 시장 형성, 성장, 유지를 뒷받침하는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 우선 국내외에서 개별적으로 구축되고 있는 서비스들이 개방형 아키텍처 아래 서로 수평 수직적으로 연결돼 고부가가치 서비스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들이 연동되는 아키텍처를 정립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는게 MS 설명. 기술 다양성 확보가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