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이-와이브로, 스마트폰 바람 탔다

스마트폰 열풍속에 애물단지에서 기대주로 변신

일반입력 :2010/02/17 14:54    수정: 2010/02/17 18:11

와이파이와 와이브로가 이동통신사업자의 구세주로 급부상했다. 트래픽 분산과 무선인터넷 확산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카드라는 것.

지난해까지만 해도 와이파이와 와이브로는 이통사에게 계륵 취급을 받았다. 막대한 투자에 비해 이용자 수 성과는 부족했다.

와이파이의 경우 KT 네스팟이 2002년 사업시작 후 7년간 33만 가입자 확보에 그쳤다. SK브로드밴드의 무선브로드앤윙 가입자는 5만4천명에 불과하다.

와이브로도 빼어난 성적은 아니다. 상용화 3년이 지나도록 전체 가입자가 30만명 수준이다. 더 공격적인 설비 투자와 마케팅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애물단지->황금알 낳는 거위 변신

하지만 지난 연말 아이폰 출시와 함께 스마트폰 바람이 불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와이파이-와이브로가 늘어난 무선 데이터 트래픽을 소화할 중요 장기가 된 것.

이에 따라 이통3사는 와이파이-와이브로 경쟁을 재점화했다.

KT는 스마트폰 요금제 가입자에게 네스팟을 무료로 이용하게 했다. 3W(WCDMA+와이파이+와이브로)폰인 쇼옴니아 가입자는 같은 가격에 다른 스마트폰 요금제보다 50%씩 무선데이터용량을 제공한다. KT는 네스팟존을 기존보다 2배이상 늘리고 이를 위해 1천억원 이상을 투입하겠다고 공언했다.

SK텔레콤도 올해 독자 와이파이망 구축에 1천5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나섰다. 가입자를 차별하지 않는다는 정책도 세웠다. 하성민 SK텔레콤 MNO CIC 사장은 1월 중순 기자간담회에서 "독자 와이파이망을 만들고 이를 모든 사람에게 무료로 개방하겠다"고 선언했다

통합LG텔레콤은 인터넷전화를 위해 개별 가정과 사무실에 설치한 무선접속장치(AP) 160만여개를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정일재 통합LG텔레콤 PM사업본부장은 최근 ”기존 오즈 요금제 가입자가 무료로 와이파이를 쓸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말했다.

이통 3사 모두 일반 휴대폰에도 와이파이를 탑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KT와 SK텔레콤은 와이브로 투자를 당초보다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와이브로를 이용한 대체망 활용전략도 주목된다. KT ‘에그’나 SK텔레콤 ‘브릿지’ 등의 휴대형 라우터를 이용한 이른바 2W(WCDMA+와이브로)전략이다. 와이브로와 3G요금을 동시에 가입하면 요금을 할인해준다. 이를 이용하면 사용자는 와이브로를 와이파이로 변환해 노트북 등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가능하다.

■한발 앞선 KT, 활용전략이 성패 가른다

현재까지는 KT가 가장 유리한 입장이다. KT는 타사보다 와이파이-와이브로망에서 사전 투자가 많이 이뤄진  상태다. 개별 사업을 위해 벌여 놓은 투자가 갑자기 사전투자 효과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SK텔레콤이 공공장소 위주로 독자 와이파이망 구축에 나섰지만 당분간 KT를 따라잡기에는 힘들 전망이다.

통합LG텔레콤은 160만여개에 달하는 무선 AP 숫자에서 비교우위다. 단, AP설비를 LG텔레콤이 아닌 가입자가 개인적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160만개가 모두 개방될 지가 미지수다. 가입자가 AP에 별도의 비밀번호를 부과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또한 공공장소에서의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합LG텔레콤은 무선AP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을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파수를 확보하기 전까지 대체망 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업자 간의 경쟁구도가 바뀔 수도 있는 상황. 업계에서는 대체망 활용전략이 무선인터넷 시장에서의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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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한 관계자는 “퇴출 1순위로 꼽혀온 무선랜 사업이 최근들어 중요한 사업전략으로 떠올랐다”며 “기존에 구축해 놓은 망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시장 우위를 차지하는 데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