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인텔 인사이드'에 맞불

데이비드 캐니언 부사장,

일반입력 :2010/02/10 10:34    수정: 2010/02/10 14:20

류준영 기자

‘13분기 만에 흑자전환 성공’ ‘글로벌 시장 PC프로세서 점유율 20.1% 달성’

AMD가 오랜만에 웃었다. 4분기 성적표가 예상보다 잘 나와서다. 인텔은 애써 무시하는 표정. 시장 점유율 0.7% 정도를 내줬을 뿐이라고 깎아 내렸다.

그러나 AMD는 인텔을 상대로 보다 공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인텔 인사이드 프로그램에 맞설 수 있는 대항마를 뽑아든 것이다.AMD는 ‘퓨전파트너프로그램(Fusion Partner Program, FPP)’을 올해부터 본격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일종의 'AMD표 인사이드' 정책인 셈.

‘눈에는 눈, 이에는 이’식의 FPP는 인텔과의 맞대결 구조에 새로운 전기를 불어넣고 있다.

데이비드 케니언(David J. Kenyon) AMD 채널 마케팅 부사장은 “AMD의 채널 정책을 바로 보라”라며 올해 ‘CPU 대전(大戰)’의 첫 실마리를 암시했다.

FPP는 쉽게 말해 채널 파트너사가 AMD의 CPU와 ATI의 그래픽카드 칩셋을 함께 취급할 경우 더 많은 혜택을 주겠다는 정책이다.

김재민 AMD코리아 이사에 따르면 FPP는 세 가지 그룹(엘리트, 프리미어, 셀렉트)에게 차등적으로 마케팅펀드 지원 및 기술교육, 행사 협찬 등 실제 판매와 직결되는 지원유세를 펼친다. AMD의 지원책이 예전엔 CPU 따로, 그래픽카드 따로였다면, 이젠 이를 한데 묶은 ‘플랫폼 마케팅 정책’을 펼치겠다고 공약한 것이다.

‘AMD에도 묘수가 있는 것일까?’

벌어진 기술 간극을 교묘한 비즈니스 모델로 효과적으로 좁혀 보자는 일종의 ‘시간 벌기’ 전술일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지디넷코리아는 지난 4일, 출국 전인 데이비드 케니언 부사장과 단독 인터뷰를 했다. 그는 전세계 채널 마케팅을 호령하고 책임지는 중책을 맡고 있다. 그게게 2010년의 계획과 전략에 대해 물었다.

-고전하다 최근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원인이 무엇이었나.

글로벌 시장의 회복세와 PC시장 수요증대 등 대외적 호재도 분명 따랐지만 무엇보다 우리는 비즈니스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경주해 왔다. 시장과 고객들과의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해 나갈 수 있었기에 (흑자전환이)가능했다고 생각한다.

-AMD는 위축됐던 기존 핵심사업에 대한 투자를 재개하고, 시장지배력을 강화해 상승 모멘텀을 유리하게 활용할 때다. 그러나 과거 진행했던 감축으로 막상 필요한 인력이나 자원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는 경우가 있지 않을까?

“비 핵심사업을 정리하는 꼬리를 자르는 성장을 전제로 한 것이다. 핵심역량을 발휘할 타이밍에 필요한 인력이 없다는 것은 억측이다. 물론 어떤 업체도 인력감축에 대해 좋아하지 않을 것이나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와 어울리지 않는 인력을 솎아내는 작업을 통해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파트너들에게 제품력은 중요하다. 올해와 내년까지 AMD는 인텔보다 경쟁력 있는 제품들을 내놓을 거다.” -'퓨전파트너프로그램(Fusion Partner Program, FPP)'을 올해부터 전 지역에 적용키로 했다. '인텔인사이드' 정책을 넘어설 수 있는 묘책이 될까.

“인텔이 자사에 유리한 경쟁의 룰을 만들며 선도자 전략을 추구했다면 AMD는 한국과 같은 거대시장에 유리한 조건을 내걸어 우리만의 성장방식을 통해 추격하고 있다. FPP는 ‘AMD-파트너’가 아닌 ‘파트너-고객’과의 근접 커뮤니케이션을 전제로 제안된 프로그램이다. 파트너들의 다양한 니즈를 모두 제공할 수 있는 하나의 솔루션으로 구축했으며, 이는 컴포넌트와 OEM, 리셀러, 커머셜 영역 등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포괄적인 형태로 운영된다. 프로그램을 12~13개 각기 따로 가져가는 것보다 표준화된 규칙과 인센티브제도를 운영해 비용을 이전보다 줄일 수 있다”

-새로운 채널 정책은 곧바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보는가.

“물론 영업 관련 커버리지를 조기에 확대해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것이 목표다. 그런 맥락에서 다각적인 접근을 통해 목표를 추진해가고 있다. 기업인수, 아웃소싱이나 추가적인 채용이 됐던 간에 여러 가지 방법이 강구할 수 있겠으나 현재로썬 유통 관계 강화가 우선책이다. 다행스럽게 FPP를 시행한지 한 분기가 지났는데 꽤 괜찮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FPP에 대해 우린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기업과의 공생관계를 구축하는 토착화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본다. FPP가 삼성과 LG전자를 파트너로 끌어들이는 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나.

삼성과 LG전자가 현재 FPP 프로그램 내부에 포함돼 있지는 않지만 앞으로 더 많은 혜택을 추가해 FPP에 꼭 참여토록 할 것이다. 삼성, LG와 같은 기업은 한국시장뿐만 아니라 국제시장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두 업체의 FPP참여는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덧붙이면 지금 아시아 시장은 추가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단계가 됐다고 보고 있다. 삼성과 같은 키(Key) 파트너들과 추가적인 활동을 전개할 수 있도록 한국 비즈니스 사업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 할 것이다. 한국은 게임시장처럼 다른 지역들에 비해 다이내믹한 시장 전개가 돋보인다. -새로운 채널 정책(FPP)에 참여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인가. 프로그램에 참여할 경우 어떤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보나.

FPP에 관련된 룰들은 글로벌 차원에서 일관성 있게, 지역시장 차원에선 신축성 있게 운영된다. 글로벌 톱 기업에 해당되는 파트너사는 글로벌 차원의 일관성을 따르겠지만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엔트리 레벨에서 시작해 상위 그룹으로 옮겨 갈수록 더 많은 혜택을 받게 될 것이다.

톱1, 2에 해당하는 업체들에겐 마케팅펀드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이는 어떤 AMD 제품을 다루는가에 따라 다른데, 복수의 AMD 제품을 다루는 업체에겐 추가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별도의 다른 업체들과 비교해 봤을 때, 이는 굉장히 매력적인 조건이다. 과거에 인텔 CPU를 다뤘고, AMD의 그래픽 카드를 다뤄봤던 회사들이라면 이번 추가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객관적으로 따져 보고 AMD CPU와 ATI 그래픽카드 제품을 이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경쟁사인 엔비디아가 노트북PC을 벗어나 스마트폰과 자동차 등에 진출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인텔은 BMW와 PC, 팩스 등 업무기능을 갖춘 모바일 오피스 자동차를 제시, 이종간 제휴를 통해 새 시장 개척에 분투하고 있다. AMD의 입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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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충분히 동의한다. AMD의 고객이 PC나 서버제조사에 한정된 것은 아니라는 인식을 몇 년 전부터 해왔다. 이번 FPP는 PC 외곽까지 포함시킬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번 프로그램을 전개해 가며, 사업추이에 따라 추가 영역이 포함될 것이다. 기존 영역과 다른 유형의 파트너들에 참여와 이에 대한 프로그램도 함께 발표할 예정이다.

※데이비드 케니언 부사장 인터뷰는 메가뉴스TV에서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