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CEO 자사주 매입 성적은?

일반입력 :2010/02/09 09:01

김태정 기자

이동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잇달아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들이 받을 차익 성적표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졌다.

우선, 지난 5일 1억원을 들여 자사주 2천157주를 주당 4만6천360원에 매입한 이석채 KT 회장. 주말 지나 열린 8일장을 전일 대비 1천400원 올린 4만7천400원에 마감했다. 일단 시작은 나름 쾌청하다.

KT 관계자는 “이석채 회장은 아이폰 선전과 KTF와의 합병 등 호조에도 불구하고 회사 가치가 저평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솔선수범 차원에서 주식을 매입했다”고 설명했다.

투자정보 사이트 와이즈FN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KT 목표주가 평균치는 5만9천원. 현재 주가대비 20% 이상 높은 수치다. IBK투자증권의 경우 목표주가를 7만원으로 제시했다. 대규모 명예퇴직과 아이폰 공략 등 이 회장의 변화 추구가 수익성 개선 기대를 낳았다. 이상철 통합 LG텔레콤 부회장은 지난달 27일 자사주 1만주를 주당 8천791원식 8천791만원에 샀다. 통합에 따른 회사 발전 가능성을 강조한 것. 이석채 회장과 마찬가지로 회사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 됐다는 판단도 깔렸다.

이후 LG텔레콤 주가는 9천원에 근접하는 등 잠시 오름세였으나 지난 5일부터 8천200원선으로 떨어졌다. 아직은 통합 효과가 미지수고, 3G 열세를 만회하기 위한 4G 강경 투자 계획을 두고 우려가 나왔다.

합병 당시 신한금융투자는 “LG텔레콤이 서두르는 4세대(4G) 투자에 따라 재무 상황 악화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앞서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지난해 12월29일과 30일에 자사주 3천900주를 6억9천여만원에 샀다. 주당 평균 매입단가는 17만7천962원.

이후 SK텔레콤 주가는 점진적인 오름세를 보이다 지난달 20일 18만8천원에 장을 마감했고, 이달 들어서는 17만원대로 다시 내려왔다.

SK텔레콤은 10일 모토로라 ‘모토로이’ 출시를 시작으로 한 스마트폰 공세, 무선인터넷 투자 등에 기대를 걸었다. 기업가치가 재평가되는 시점이라는 것이 증권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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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자사주 매입은 회사 미래가 밝다는 자신감 표현이다. 이후 주가는 CEO에 대한 시장 신뢰도 평가를 어느 정도 반영하는 것이 사실. 다소 섣부르지만 누가 얼마를 벌었는지가 일찍이 궁금한 이유다.

이와 함께 시장 포화 때문에 수년간 등락폭이 적었던 이동통신 3사 주가에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날 지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